2025년까지 1000명 감원 추진… 10억달러 운영 비용 절감
리아타 파마슈티컬스 인수… 스카이클라리스 제품 확보

미국 바이오젠(Biogen)이 대규모 구조조정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인수합병(M&A)을 통해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젠은 지난달 25일(이하 현지 시각) 2025년까지 1000명의 인력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인력 8725명 중 약 11.5%를 차지하는 규모다. 바이오젠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2025년까지 10억달러(약 1조2860억원)의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 3억달러(약 3860억원)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정식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등 주요 제품 출시에 따른 재투자에 쓰일 계획이다.

바이오젠의 이 같은 변화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개발 및 출시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실패를 겪은 후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바이오젠의 대표 자리에 오른 크리스토퍼 비바커(Christopher A. Viehbacher)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우선순위 재지정을 진행하는 데 시간 낭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크리스토퍼 비바커 바이오젠 대표

비바커 대표(CEO)는 "바이오젠의 비즈니스는 전환기에 있다. 마일스톤을 달성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과감히 중단하는 규율은 연구개발(R&D) 투자 관리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선언한 바이오젠은 지난달 28일 리아타 파마슈티컬스(Reata Pharmaceuticals)를 73억달러(약 9조39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젠은 이번 인수로 FDA서 승인 받은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Friedreich's ataxiaㆍFA) 치료제 스카이클라리스(Skyclarysㆍ성분명 오마벨록솔론)를 확보하게 된다.

비바커 대표는 "이번 인수는 바이오젠이 단기 성장 궤도를 강화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스카이클라리스는 신경근육질환 및 희귀질환 치료 분야의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는 훌륭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바이오젠, 향후 바이오텍 M&A·파이프라인 L/I 추진할 듯"

바이오젠이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절감한 비용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스펜서 남(Spencer Nam) KSV Global 대표 펀드매니저는 "희귀질환 치료제는 장기적으로 독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 내 모든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라며 "바이오젠은 이번 인력 감원으로 (회사의)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향후 희귀질환 치료제 또는 혁신신약(First-in-class) 파이프라인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바이오 벤처 대표는 "바이오젠의 이번 M&A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통해 더 빠르게 시장에 제품을 론칭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다면 향후 신규 파이프라인의 추가 도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리아타 파마슈티컬스는 최초의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FA) 치료제인 오마벨록솔론(Omaveloxolone)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관심이 많은 바이오젠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며 "바이오젠이 개념 검증(Proof of conceptㆍPoC)을 마친 파이프라인 혹은 (규제기관서) 승인 받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텍들에 대한 M&A 또는 기술도입(L/I)을 추진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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