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바이오제약, 종병급 자사 영업사원 우선권에서 '자율 경쟁'으로
자사 영업사원 역차별일까 아니면 판흔들기 위한 전략인가

최근 특정 회사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탐스로신' 영업전에서 힘을 받는 상황에서 기존 영업사원들이 경쟁을 위한 '홈 어드밴티지'를 빼앗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일정 기간 자사 영업사원이 판매하기로 했던 품목을 갑작스럽게 영업대행조직(CSO)과의 경쟁으로 돌리면서 회사 영업사원들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것이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최근 자사 협력 CSO 등에 자사 품목 중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피부과 등에 대한 신규 품목 진입 관련 내부 규정을 변경하고 이를 알렸다. 이를 살펴보면 기존 규정 내에는 해당 과내 병원 내 제품을 신규 처방 진입시킬 경우 300병상 이하는 제품 영업이 자유롭고, 그보다 큰 이른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는 병원사업부가 일정 기간 영업에서의 우선권을 가지고 있었다. 동구바이오제약의 경우 실제 해당 진료과 품목에 힘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해당 제품을 CSO 등에도 열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반적인 영업 정책의 변경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제품에 대표 경쟁 품목으로 현재 불순물 문제로 시끄러운 탐스로신 서방정 제품이 들어간 것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당 제품이 시장에서 잘 나갈 수밖에 없는 품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2022년 전체 매출 규모가 1450억원에 달하는 탐스로신 제제의 경우 0.2㎎ 및 0.4㎎ 제제에서 제뉴원사이언스 제조 품목 중 불순물 문제로 이 회사에 제품 제조를 의뢰한 회사들이 회수하거나 혹은 출하를 중단하고 있다.
0.2㎎ 제품의 경우 그나마 살아남는 곳이 많고, 오리지널인 하루날디를 보유한 한국아스텔라스 등은 불순물 수치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경쟁이 진행된다. 하지만 0.4㎎의 경우에는 사실상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곳은 동구바이오제약과 이들에게 제품 제조를 의뢰한 회사들뿐이다.
다산제약의 경우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많은 회사가 8~9월 제품 출하를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다. 비록 일시적이라고는 해도 전체 매출이 500억원에 달하는 0.4㎎의 경우 제조 의뢰를 포함해 약 30억원에 불과한 동구바이오제약 등이 추격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CSO에 제품을 풀어버리는 것은 오히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자사 영업사원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일부 회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CSO를 분사시킨다는 소문까지 나오는 등 영업사원을 회사가 가벼이 여기고 있다는 분위기에 더해 영 좋지 않은 상황에서의 경쟁은 수수료 등을 위시한 CSO에 더욱 기회를 주고 있다는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업계 내에서는 지금 당장 제품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에서 영업의 가능성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동구바이오제약의 전체적인 방향성에서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판을 흔들 기회 속에서 경쟁의 문을 연 회사 그리고 그 사이에서 다소 불만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일각의 목소리가 섞인 가운데, 향후 시장 내 이들의 움직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