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항생제 내성 감염으로 매년 120만명 이상 사망
펩토이드, 슈퍼항생제 화합물… 마이크로바이오틱스, 박테리오파지 기반

항생제 내성 감염으로 매년 120만명(미국 바이오혁신기구 집계 기준)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다제내성균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항생제 다제내성균은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을 의미하며,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높이기 때문에 심각한 경우 생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슈퍼항생제 신약 개발 기업인 펩토이드는 항생제 다제내성균에 대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R&D에 나서고 있다. 펩토이드는 항생제 내성균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PCN1801(개발코드명)'을 이용해 새로운 작용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 중이다.

PCN1801은 펩토이드가 개발한 슈퍼항생제 화합물로 '양친매성' 후보물질이다. 천연 양친매성 물질 멜리틴(Melittin)과 비교 결과 사멸기전은 비슷하나 항균 효과는 더 우수하다는 결과를 보였다. 회사는 또 다른 신약 후보물질 'PDL-7'에 대한 최적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박테리오파지 기반의 다제내성균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텍으로, 세계적으로 드문 항균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를 표적하는 파지 라이브러리(Library)를 자체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의과대학 IPATH 센터와 공동 R&D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체결로 회사와 IPATH 센터는 박테리오파지 제재를 이용한 항균제 내성균 감염증 치료의 공동 연구에 나서게 됐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 관계자는 "하반기 파이프라인 중 리드 프로그램인 'MP001' 전임상 및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MP001은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해 폐렴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인화된 치료를 위해 IPATH 센터에 원료의약품(API)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치료제,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 동물사료용 관련 기업들 대상으로 박테리오파지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제내성균 치료제의 개발 비용 대비 매출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분야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텍이 다제내성균 치료제 임상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해야 하고, 이후 발생할 내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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