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바이오 USA서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기자간담회
"보스턴은 세계 제1 바이오 클러스터…국내서 적극 벤치마킹해야"
"바이오 인력 양성 사업 'K-NIBRT' 진행…신약 개발 'K스페이스 플랫폼' 강화"

[보스턴=남대열 기자] "이번 바이오 USA 참석한 국내 기업들 수가 미국에 이은 2위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미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도약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의 두 배가 넘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있어 국내 기업들이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노력하겠습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8일(현지 시각) 바이오 USA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회장은 "우선 K바이오 클러스터 형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자생력'"이라며 "우수한 대학, 제약사 및 바이오텍, 연구소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종합적 생태계가 구축돼 우수한 자본과 인력이 결집될 수 있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보스턴의 경우 매사추세츠공과대(MIT)나 하버드대뿐만 아니라 글로벌 빅파마들의 연구소가 모여 있고, 많은 벤처캐피탈(VC)도 있다"며 "종합적인 부분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보스턴이 2016년부터 '세계 제1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평가받고 있다(유전생명공학 전문지 GEN 선정)"고 덧붙였다.
혁신 기업 및 연구기관이 밀집한 켄달스퀘어(Kendall Square)는 '지구상 가장 혁신적인 1스퀘어 마일'로 불리며 모더나(Moderna), 화이자(Pfizer) 등을 포함한 1000여개 기업 및 VC가 자리 잡고 있다. 보스턴 클러스터는 지난해 VC로부터 1000억달러(약 129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노 회장은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처음에 정부에서 마중물 같은 역할로서 어떤 거점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부가 그런 생태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며 "현재 국내에 여러 바이오 클러스터가 구축돼 있지만 실효성 측면에 있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에 있어 자생력과 함께 경쟁력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정부에서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처럼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춘 클러스터 구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선진 바이오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우수한 대학, 병원, 기업 및 관련 연구소 등이 집적돼야 효율적인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분야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노 회장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 지역인 인천 송도에 상당히 많은 역량이 결집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협회는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와 손잡고 'K-NIBRT(한국형 국립바이오공정교육연구소)' 인력 양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나라를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로 지정했다.
그는 "첨단 전략 기술에 반도체ㆍ2차전지ㆍ백신만 포함됐는데, 최근 백신에 한정된 영역을 바이오 분야로 확대했다"며 "연구개발(R&D) 및 임상시험 비용 등에 대한 세제 지원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정부에서 주도한 바이오ㆍ백신 펀드 결성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노 회장은 "5000억원 규모의 'K-바이오ㆍ백신 펀드' 결성이 진전되고 있다"며 "(바이오텍에 있어) 투자 유치도 중요하지만, 보스턴처럼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신약 개발 가속화 협력 플랫폼인 'K스페이스 플랫폼(K-SPACE Platform)'을 작년 1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노 회장은 "작년에 등록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만 1833개로, 이는 3년 전에 비해 3배가 넘는 숫자"라며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신규 모달리티(Modalityㆍ치료 접근법)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2050개 정도의 파이프라인이 등록돼 있고, 투자업체에서 이 플랫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바이오텍 관계자에게 오프라인 IR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어려운 상황이지만 K스페이스 플랫폼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