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의 헬시태그 [4]
英 이코노미스트의 삼성전자 걱정, 남의 일 같지 않다
지난 2010년 말 기준, 국내 증시를 구성하는 업종 중 헬스케어의 비중은 2% 남짓이었다. 이때는 2008년 금융위기 극복과 함께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중국경제 팽창 효과를 누린 한국이 수혜를 받던 시기다. 그 결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현대기아차, LG전자, 식음료, 유통 등을 포함한 반도체&전기전자, 경기소비재가 대호황을 누리면서, 전체 증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말 기준 헬스케어 비중은 10%를 넘어섰다. 기존 반도체 및 경기소비재의 비중은 더욱 커졌고, 그 사이 산업재, 금융, 철강화학, 필수소비재 업종을 제치고 헬스케어 업종이 국내 3대 대표 업종으로 부상한 것이다.
그것은 2015년 한미약품 기술수출 성과 후 경쟁력 갖춘 일부 신약개발 벤처기업의 피 같은 노력과 도전정신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성과를 도출한 결과 금융시장에서 정당한 인정을 받은 결과다. 또한 삼성그룹 등 대기업의 막대한 투자와 적극적인 사업진출, 셀트리온 등 기존 업종 대표기업의 도전정신으로 해외수출을 진두 지휘한 결과이기도 하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잠시 진단, 백신, 기타 관련 헬스케어 업종 종목들의 단기적 주가 제고도 있었지만 이는 일시적이라고 볼 수 있고 전술한 기업들의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일부를 제외하고 이런 성과에 대부분의 전통제약사 역할론은 없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연초 우려했던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악화와 회계감사 이슈는 사라지고, 2분기 들어 금융시장 회복 및 활성화와 함께 헬스케어 업종 지수도 회복되고 있는데, 여기도 전통제약사의 수혜, 즉 주가 제고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지난 토요일(15일) 다수의 언론사들은 주말에도 불구하고, 英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삼성전자에 대해 언급한 기사를 특별히 인용, 보도했다. 보도내용은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메모리 감산을 '안주(安住)신호로 해석하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1983년 도쿄선언 이후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투지 넘쳤던 기업 문화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현지시각 13일 '삼성전자는 인텔과 같은 안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에 대한 이 같은 비판과 함께 SK하이닉스, 美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주가가 나란히 강세를 보인 점을 흥미롭게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현상을 '업계 선두 업체가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으니, 반도체 업황이 이제 바닥을 찍고 올라올 일만 남았다'는 뜻이라고 해석하면서 한술 더 떠 '메모리업계 삼두체제의 정상 자리가 너무 편해진 삼성전자가 점유율 확대 의욕이 사라진 것'이라며 비꼬았다. 이번 이코노미스트의 삼성전자 안주 전략에 대한 비난은 비단 삼성전자 만의 문제가 아니다. 설립 후 반세기 이상을 영위해 온 국내 전통제약사의 문제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국내 헬스케어 업종의 맹주로 주요 역할을 해온 국내 전통제약사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원인은 선대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의 실종'에서 찾을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국내 전통제약사의 경영전략은 크게 ①사업다각화, ②오픈-이노베이션, ③해외진출 등 세 가지로 나눈다. 이들 슬로건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상을 보면 기업가 정신과는 거리가 있다.
첫째, 국내 전통제약사의 사업다각화를 구체적으로 보면, 대부분 혁신신약이나 의약품 개발과는 거리가 먼 식음료, 건강식품, 미용품목, 생활용품 등 일반 소비재 관련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선대 창업자들이 실패 위험을 무릅쓰고 추진한 신약개발과는 거리가 먼 안정지향적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은 오픈-이노베이션도 결국 신약 확보 및 직접 개발에 대한 실패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다. 물론 과거와 달리 투자 대비 성과 도출에 대한 문턱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오픈-이노베이션의 실제 의미와 직접 성과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투자(Strategic Investment)를 외면한 채 단순 수익을 노리는 재무적 투자(Financial Investment)가 대부분이다.
셋째, 해외진출도 화려한 구호에 비해 대부분 자체 의약품(신약 포함)이나 미충족 수요(Unmet demand) 의약품이 아닌 미용용품, 건강식품 등이거나 기존 글로벌 신약의 보완 역할을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즉 최근 국내 헬스케어 품목 수출의 핵심인 위탁개발생산(CDMO), 합자법인(JV) 설립, 바이오 의약품 등이 아닌 비의약품 중심 품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통제약사의 위기가 커지고 있다. 산업계의 역할론은 물론 성장동력, 설립 이념, 미래가치 모두 잠식되어 가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선대 창업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과 사회적 공명심(公明心)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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