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백수 맹호영 통신 간헐적 연재 ② New today, Better tomorrow

맹호영 전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기획이사.
맹호영 전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기획이사.

약사 면허 취득 후 국내 최초로 K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로 인증받은 제약업체 생산라인에서 1985년부터 생산관리약사로 2년간 근무하면서 원료의약품에서 완제품이 만들어지는 전체과정을 디테일하게 살펴보았다. GMP는 무결점(zero defect)을 지향하는 훌륭한 제도지만 시행초기 모든 단계마다 체크항목이 과도하고 이를 체크하는데 에너지를 쏟아 현장에서 반발이 있었다. 40년이 흐른 지금 현장 전문가들의 노력에 의해 국제 수준에 부합되는 GMP 관리체계로 완성시켰다. 우려되는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KGMP 정착을 위해 일생을 바친 분들의 노고 덕분이다.

한국 경제성장기였던 1980년 의약품분야에 있어 우리나라는 특허침해 국가로 낙인 찍혀 미국의 우선감시대상국으로 지정되고, 특허법 개정 압박이 거세어져 이를 벗어나기위해 발명의 보호범위를 대폭확대하는 물질특허를 1987년 7월 도입하였다. 필자는 그해 9월 복지부로 직장을 옮겨 보건복지 정책의 현장, 복지부에서 32년간 정책이 입안되고 시행되는 과정 및 이해단체간 직역간 갈등 등을 지켜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이해당사자(stakeholders)가 충분히 논의를 거쳐 숙성기간을 거친 법안은 어느정도 긍정적 효과와 성과가 있었던 반면, 숨가쁘게 빠르게 진행되어 정책취지가 전달될 시간이 없던 사업들은 그 당초 입법취지가 제대로 살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아쉬움이 크다.

1992년 소비자시민의모임이 제기한 의약품 잔류 메탄올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아픈 상처의 기록으로 남았다. 언론의 연일 보도에 따라 당시 고위간부들이 소극적이고 안일한 자세로 국민들의 의혹을 가중시켰다는 이유로 당시 국립보건원장,복지부국장은 직위해제됐다. 그러나 몇 달 뒤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특별한 실책이 확인되지 않아 원 직위로 두분 모두 복귀했다. 당시 의약품의 국민불안을 체계적으로 안정시키는 국민안심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전문가 부재로 우왕좌왕한 일이 있었으나 이후에는 과도하게 국민불안을 야기시키지 않도록 매뉴얼 등을 잘 정비하여 전문적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 또한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대국민, 대국회, 대언론 등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확보하지 못해 지나치게 여론에 끌려다녔던 상황이다.

김영삼 문민정부가 시작된 1993년 한약조제권 분쟁(약사와 한의사간 한약조제권 분쟁)이 발생하여 한의사와 약사간 3년간의 긴 논란을 거쳐 1996년 한의약관련종합대책을 마련하여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한약조제권 분쟁도 한의대 6년 졸업생들이 배출되기 시작한 이후 1970년부터 꾸준하게 제기된 사안으로 이에 대한 전문인력간 업무영역 및 권리의무를 철저히 준비해야 했으나 준비부족으로 갈등상황이 과도하게 전개되어 3년간 국가적 낭비요소가 있었던 것은 안타까운 일로 남는다.

김대중 대통령은 보건복지 개혁의 과제, 건강보험 통합(지역의료보험과  공무원교원공단을 통합) 및 의약분업을 전면 시행했는데, 복지부가 감당하기에 힘에 벅찬 시기로 기억된다. 이러한 와중에 1999년 서울대 천연물연구소 교수님께서 한약(천연물)에 대한 국민적관심을 바탕으로 국내 천연물 연구수준을 대폭 강화하고자 천연물연구지원 특별법령을 입안하여 당시 그 교수님의 약대 동기생인 이상희 국회의원(4선의원, 약사, 변리사)의 협조와 지원으로 불과 법안 제출이후 1년만에 천연물신약지원법이 2000년 국회에서 제정되어 시행되었다. 법안 제정이 빠르게 진행된 반면 정부와 국민들에게 충분한 제도 설명기간이 부족하였고 제대로 국민적관심을 갖지 못해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국가 R&D지원을 끌어오지를 못했다. 이후 2차례에 걸쳐 천연물신약개발지원 5개년 계획이 만들어졌으나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분이 은퇴하여 큰 힘을 얻지못했다.

반면 제약산업육성지원법은 2008년부터 약사 출신 국회의원이 입안하여 제약업계 및 정부내 정책핵심자들에게 필요성을 잘 이해시켜 정책지지를 이끌어냈고 법안이 2012년 제정 시행되게 되었다. 4년간의 정책 숙성 기간동안 이를 추진할 동력 엔진도 확보하여 제약산업을 국가핵심산업으로 육성되도록 지원책을 유지해올수 있었다. 충분한 논란과 협의를 거쳐 공유된 사항은 대체적으로 정부지원 도출도 용이해진다.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및 한미 FTA 협상이 복지부 핵심 추진과제였다.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어 2012년 양국 정부간 타결되었고 이후 2019년 국회비준을 받아 전면 시행되게 되었다. 협상 당시 제약산업은 국내 유망산업인 자동차, 기계 등 국내 핵심산업의 대미 수출확대를 위해 희생타로 양보될 것이라는 국내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어 의약품분야 FTA협상이 국내 강한 반발과 FTA 협상을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언론지상에 발표되었다. 결과적으로 국민반발 시위는 오히려 협상 상대국 대표들에게 우리의 입장을 더 유리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많이 활용되기도 하였고 글로벌표준을 지향해야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는 제약산업을 세계 넓은 시장으로 나갈수 있으므로 합리적 요구사항은 수용하고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미측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협상이 진행되고 타결되었다.

예정된 미래, 미래는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어제와 오늘이 축적되어 미래가 만들어지므로 우리는 어제와 오늘의 교훈을 잘 심사숙고하여 미래를 만들어가야하지 않을까. 어제와 오늘에 노출된 문제는 반드시 미래에 화(禍)로 다가온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며 예정된 불행한 미래로 다가온다. 

 미국 CNN 방송광고에서 본 LOTTE 광고문구 

New today, Better tomorrow.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 오늘을 새롭게 내일은 더 새롭게, 일신우일신, 날마다 새롭게, 늘 새로 태어나는 자세로. 이런 말들이 입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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