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제약, 매출 증가율 71% 1위…판관비 대폭 증가로 적자전환 빛바래
경남제약, 매출 증가율 -10% 꼴찌…셀트리온제약, 4000억 문턱서 좌절
히트뉴스가 지난해 국내 상장 제약회사 60곳의 실적(이하 별도 기준)을 분석한 결과, 국내 제약업계에서 매출 1조원 이상의 상위 제약사(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4곳)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5000억원 이상(14곳)으로 확대해서 볼 경우 그 비중은 3분의 2에 육박할 정도였다. 다만 각각의 비중은 2021년보다 소폭 줄어들었는데, 이는 작년 중소형 제약사의 매출 증가폭이 상위 제약사보다 더 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액 증가율 톱5, 모두 중소형 제약사 차지
지난해 가장 높은 매출액 증가율을 보인 곳은 HLB제약(옛 메디포럼제약)이었다. 2021년 629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작년 1075억원으로 급증했다. 순환기·신경정신·소화기계 제품이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 전체 매출 중에서 '제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달한다. 전문의약품(ETC) 매출 비중은 70% 정도이며, 일반의약품(OTC)의 경우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다만 작년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가 700억원을 초과하며 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큰 폭의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 적자를 기록한 탓에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판관비는 2021년보다 2배 이상 늘었는데, 이는 지급수수료가 2배 넘게 증가한 영향이 가장 컸다. 지급수수료는 2021년 256억원에서 작년 593억원으로 급증했다. 그 결과 같은 기간 판관비에서 지급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73%에서 84%로 11%포인트 높아졌다. 대부분 의약품 도매상에 지급하는 유통 수수료로 추정된다.
HLB제약에 이어 매출액 증가율 2위에 이름을 올린 곳은 삼아제약이었다. 이어 일성신약, 팜젠사이언스, 삼일제약 순이었다. 삼아제약과 삼일제약의 경우 지난해 감기약 판매 호조가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성신약 측은 "영업대행(CSO) 사업부의 활성화 및 신제품 출시를 통해 매출액이 증가했다"며 "매출 증가와 함께 매출원가의 개선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일성신약은 2021년 1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팜젠사이언스의 경우 지난해 제약 사업부문에서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데다 같은 기간 신규 사업으로 진출한 건강기능식품 등 헬스케어 사업부문의 매출이 3배 이상 급증하며 신규 사업이 실적 상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회사 측은 "헬스케어 사업부문은 신규 건강기능식품 개발 및 뷰티 등 다양한 제품군 확보를 통해 작년 15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사업다각화를 위해 건강기능식품, 뷰티 제품 개발과 판매를 꾸준히 진행해 왔는데,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2곳만 매출 감소…경남·셀트리온제약, 마이너스 성장
지난해 상장 제약사 60곳 중에서 매출이 감소한 제약사는 경남제약과 셀트리온제약 단 2곳뿐이었다. 가장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한 경남제약은 2021년 651억원에서 지난해 587억원으로 매출이 10%가량 줄면서 매출액 600억원대도 무너졌다. 주력인 비타민C 제 '레모나' 등 일반의약품 매출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기능식품 및 일반식품 매출이 감소한 탓에 전체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같은 기간 해외 매출(25억→34억원)은 증가한 반면, 국내 매출(625억→553억원)은 감소한 것도 눈에 띈다.
다만 경남제약은 매출이 감소했지만 판관비를 큰 폭으로 줄인 덕분에 영업 적자폭(영업손실 73억→23억원)도 낮아졌다. 하지만 2년 연속 영업 적자를 피하지는 못했다. 회사 측은 "지급수수료 및 광고비 감소에 따른 판관비 감소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제약과 함께 매출액이 감소한 또 다른 제약사는 바로 셀트리온제약이다. 셀트리온제약은 2021년 3987억원에서 지난해 3860억원으로 매출이 3% 줄면서 매출액 4000억원 고지를 넘어서는데 실패했다. 2021년 매출이 전년보다 70% 이상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력 제품인 간장용제 '고덱스' 매출이 같은 기간 7% 정도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 결과 케미컬의약품으로 이뤄진 회사의 전체 '제품 매출'은 3% 넘게 감소했다.
제품 매출뿐만 아니라 '상품 매출'도 3%가량 줄었다. 다만 모(母)회사인 셀트리온으로부터 제품을 받아 국내에 독점 판매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경우 램시마(이하 성분·인플릭시맙)와 트룩시마(리툭시맙)의 매출은 30% 이상씩 증가한 반면, 허쥬마(트라스투즈맙)만 7% 감소했다. 회사 측은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 등 4종의 바이오시밀러는 지난해 약 6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약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