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혈액학회 등 혈액암 약제 급여결정 왜곡 지적
심평원, 급여우선순위 범위 정하는데 형평성 필요

학회가 혈액암 약제를 심의할 수 있는 위원회를 신설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특정 암종만을 위한 위원회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혈액학회 보험이사이자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보험위원회위원장인 건국대병원 김성용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에 혈앰악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학회 "혈액암 비전문가 의견 반영...약제급여 결정 잘못돼"

현재 암질환 심의위원회는 고형암과 혈액암 구분없이 심의하는데, 구성원 중 전문의사는 고형암이 대부분이며 혈액암 전문의사는 최대 2명이기 때문에 의견반영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회의에 참여한 고형암 전문의사는 혈액암 환자를 거의 보지 않고 있는 '혈액암에 대해서는 비전문가'라는 문제가 있다"며 "혈액암은 고형암에 비해 작은 빈도로 발생하는 질환이면서 다양한 종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혈액암 전문의사가 아니고는 질환에 대한 심도있는 지식을 얻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심의위원회 구조로 혈액암 관련 약제들의 급여 결정에 잘못된 선택이 된 경우가 많아 대한혈액학회 및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에서는 '혈액암 심의위원회' 또는 혈액질환 관련 약제를 모두 심의하는 '혈액질환 심의위원회'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혈액암종만을 위한 위원회 구성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심평원 측 입장이다. 

 

심평원, "재정과 임상적 유용성 고려해 형평성 있는 심의 필요"

심평원에 따르면, 과거 암질환심의위원회는 고정위원제로 18명으로 구성됐었다. 진료분야가 전문화, 세분화 되면서 2019년 12월부터 풀(pool)제로 변경됐고 45명 이내(현재 42명)의 위원을 위촉했다.

고정위원제로 운영될 때는 암전문가 15명 중 혈액암 위원이 1~2명이었지만 풀제로 변경되면서 암종별 안건 현황을 고려해 암전문가 35명 중 혈액암 위원이 9명으로 늘었고, 현재 성인 혈액암 위원 5명, 소아 혈액암 위원 4명이 있다. 

심평원 측은 "매 회의시 참석위원 18명 중 암전문가 15명이 안건에 따라 각 암종별 참여위원 비중을 조정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회의 안건에 따라 고형암의 경우 암종별 1~2명의 위원이 참석하는 반면 암종특성을 고려해 혈액암은 2명에서 최대 5명까지 참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원이 한정돼 있고, 임상적 유용성 등을 고려해 보험급여 우선순위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 암종간 약제간 형평성 있는 심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암질심 회의는 암전문가들을 비롯해 보건의료 전문가, 약학전문가, 식약처 위원 등으로 전체 위원을 구성하고 있고, 암전문가 중에서도 모든  암종의 위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심평원 측은 "특정 암종만을 위한 위원회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면서 "다만, 최근 혈액암 심의 안건이 증가하고 있어 올해 말 10기 암질심 위원을 새로 구성할 때 암종별 현황을 고려 풀에서 혈액암 관련 위원 증원이 필요할지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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