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뤄신, 비급여 9개월 만에 보험약가까지 '속도전'
다케캡 선발 속 경쟁 요건 갖춰…각 성 입찰 등 가속화할 듯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중국 땅을 밟은 지 약 9개월만에 급여화에 성공했다.
시장 확장과 다케캡과의 경쟁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중국 파트너인 뤄신의 속도전이 필요했던 상황. 이번 급여화를 통해 뤄신이 각 성(省) 내 입찰은 물론 더욱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중국 의료보험심사국은 지난 18일 '국가기본의료보험, 산업재해보험, 출산보험 의약품 목록(2022)에 관한 통지'를 통해 국가 의료보험 적용 의약품을 발표했다.
이번 목록에 들어가는 제품에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중국명 타이신짠/泰欣赞)이 포함돼 있다. 목록 등재는 지난 2022년 4월 8일 중국 식약당국의 허가를 받은 후 그 달 급여 출시된지 약 9개월 만이다.
해당 목록을 보면 케이캡은 역류성 식도염 적응증을 대상으로 급여 등재됐으며 오는 3월 1일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HK이노엔은 지난 2015년 10월 중국 산둥 뤄신 파마에 9529만 달러(당시 우리돈 약 1143억 원)규모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급여는 중국 생산과 판매를 맡은 뤄신이 시장 진입을 위해 '속도전'을 벌인 결과로 풀이된다. 뤄신은 2017년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해 3년만에 모든 임상을 마치고 2020년 말 중국 당국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허가 이후 비급여 판매까지의 과정도 빨랐다. 2022년 4월 허가 이후 불과 15일만에 비급여로 전국 병원과 약국 등에 제품을 내놨다. 중국 안팎에서 그 해 2분기 출시를 예상하고 있던 것을 확연히 줄인 것이다.
뤄신파마 측도 지금까지 자사 약 중 허가와 출시 사이의 기간이 가장 짧은 약이라고 밝힐 정도로 출시 자체에 속도를 냈다.
이번 급여화를 통해 뤄신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 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현재 업계에서 중국 내 전체 소화기 의약품 규모는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2021년 3분기 약 3조 1000억 원 상당이다. 해당 분기부터 그동안 규모로 1위였던 미국을 넘어섰다. 중국에서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이 시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이 분위기를 깨고 있는 시장 첫 P-CAB인 다케다의 '다케캡'과 맞서려면 최대한 빨리 시장에 자리잡아야 한다. 뤄신은 중국 내 소화기 시장에서도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다.

중국 의료보험 등재는 더욱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중국 내 케이캡(타이신짠)의 약가는 7정 기준 약 130위안에 조금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1정 복용용량대로 하면 한 주에 2만 4000원 선에 달하는 셈이다.
하지만 중국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될 경우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100% 환급이 가능하다. 낮은 가격을 통해 접근성을 높여야 하기에, 인지도와 매출을 끌어올리려면 최대한 단기간 내에 보험급여를 받는 것이 필수였다.
함량이 낮긴 하지만 다케캡이 타이신짠 대비 낮은 금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보험급여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극명해진다.
한편 뤄신 측은 케이캡의 매출 목표치를 연간 2000억 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 경우 판매수익에 따른 일정 로열티를 HK이노엔이 받는다. 시장 내 인지도 및 판매가 안정되면 HK이노엔 역시 향후 보험 재등재시 약가가 인하된다 해도 안정적인 수익성이 확보되는 상황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뤄신 측이 발표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출시 이후 중국 22개 성 중 10개에 비급여로 출시됐다. 향후 각 성에 입찰을 통해 진입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소화기 시장에서 뤄신이 3위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 소화기의약품 시장이 2021년 이후 세계 1위의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뤄신의 영업은 시장 내 P-CAB의 입지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