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 투심 악화...고금리 지속되면 시장 회복 어려워
올해 모태펀드 예산 급감...국내 바이오텍의 옥석 가리기 진행될 듯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및 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올해 역시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바이오텍의 실적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5일 IBK투자증권 'Watch up Biotech'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고금리·고환율 영향으로 제약바이오 섹터의 투자 심리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신약개발 불확실성과 자본조달의 이슈로 바이오텍보다는 실적개선 기대감이 존재하는 대형 제약사 중심의 관심이 있었다"며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연초 대비 19% 하락하며 코스피 수익률 대비 5%p 상회했다. 코스닥 제약 지수는 34% 하락하며, 코스닥 수익률 대비 1%p 하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은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37개 신약 승인을 받았다. 특히 First-in-Class 신약 승인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블록버스터급 신약은 9개로 예년 평균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며,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건선 치료제 및 심혈관 치료제 분야서 (신약이) 탄생했다"며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의 임상연구 결과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전달체 기술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혁신은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2023년 전반에 걸쳐 4.5%대의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2015년대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등과 같은 대형 임상 실적, 메가 규모의 인수합병(M&A) 등 이벤트 없이 단기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 등 다수의 시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FDA 시판허가 승인이 예상되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은 10건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기대가 큰 알츠하이머 신약(레카네맙, 도나네맙)의 예상 매출액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연구원은 "과거 하락 후 회복 구간에 직면했을 때의 낮은 금리는 상승폭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었지만, 고금리가 지속된다면 투자 심리 회복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장 회복은 연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는 올해 제약바이오 산업 전망에 대해 "지난해 미국 벤처캐피탈(VC) 투자는 2020~2021년 대비 6조원 하락했지만, 2020~2022년 누적 펀드 조성액은 40조원으로 파악된다"며 "펀드 만기를 고려해 2025년까지 20조원 투자 집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국 VC의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특허 절벽에 직면한 빅파마는 M&A, 기술이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2025년까지 특허 만료 신약이 16개다. 매출 공백을 메워 줄 혁신신약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14개 빅파마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83억 달러(약 23조2500억 원)다.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실적 중심의 적극적인 파이프라인 확보 및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통한 협력 파트너 탐색이 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국내 바이오텍은 모태펀드 예산 감소로 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3년 (모태펀드) 예상 예산이 2021년 대비 71%, 2022년 대비 40% 감소됐다. 바이오텍 투자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며 "지난해 VC 투자 건수는 2021년 대비 44% 감소했고, 투자 업체수 또한 40% 감소했다. 총 투자액은 13% 감소한 반면 평균 투자액은 44% 증가했다.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