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콜라겐 제품 등 약국경쟁력 고려 가격 책정
면역증진 베타글루칸 성분 건기식 위해 렉스팜 설립
"약국에는 약만 있어야 한다"는 약사들의 단단한 고정 관념을 깨트리고 약국진열대에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올려 놓았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 박영순 박사가 '면역력 증강'을 키워드로 약업계에 돌아왔다.
홀로 약국을 경영하던 박영순 박사는 한방과 영양학을 순차적으로 공부하며 실력을 쌓던 중 1990년 약사들이 공동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공동으로 제품을 쓰자는 취지로 '약국 프랜차이즈의 깃발'을 들었다. 대한민국 약업계 최초였으며, 전통적 약국이 변하는 시작점이었다. 약사 한명이 가진 정보보다 여러 사람의 정보를 합치면 더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예방하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겠다는 통찰은 시대를 꿰뚫었다.
'여자가 회장인데 어느 약사가 들어오겠느냐'와 같은 따위의 우려는 쉽게 떨쳐냈다.
회원 120명으로 시작해 나중 1500명까지 늘어나며 매출 300억원에 이른 1996년 박영순 박사는 돌연 좋은 원료를 스스로 만들어 쓰자며 건강기능식품 회사를 설립, 건기식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박영순 박사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을 민감하게 캐치해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약사들의 관심을 끌어낸 트렌드 세터이자 약국을 경영하는 약사들의 리더였다.
사업을 일으켰던 결단력처럼, 사업 정리도 과감했던 그는 올해 6월12일 전북 익산 식품클러스터에 면역개선 제품 전문기업 주식회사 렉스팜을 준공, 활동을 시작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잦은 병원성 바이러스 도래에 맞춰 인간의 면역능력 강화가 중요해 졌다고 판단한 결과물이 렉스팜이며, 공동 대표인 고경수 박사가 상황버섯 균사체 배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영순 박사는 기업 초기 과정의 캐시카우로 '단백질+콜라겐' 제품을 필두로 3종의 단백질 제품을 약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인터넷과 홈쇼핑이 지배하는 건강기능식품 환경에서 약국이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공급 가격을 책정했는데, 이는 약국을 찾는 소비자들이 가격이 합리적이며 품질이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주안점을 뒀다. 건기식은 역시 약국이라는 등식을 만들겠다는 큰 그림이다.
최근 박영순 박사를 자택에서 만나 제주산 녹차와 함께 꿀을 흠뻑 뿌린 딸기를 밥처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 사투리에 실린 해박한 지식과 통찰은 여전히 힘이 쎘다.

박사님이 주도하던 시절과 환경이 많이 다른데, 면역력을 키워드로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왜죠?
"약업계를 떠나 오래 쉬었는데, 무엇보다 일을 하고 싶었어요. 만약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지 않았으면 저는 은퇴한 약사로 노후를 보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코로나로 전국민이 두려워할 때 제가, 우리 약사가 위로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새롭게 시작한 일을 통해 약국 경영에 보탬이되는 건기식 전문기업을 키우고 싶습니다.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봤지만 병원성 바이러스에 대항하려면 어느 때보다 면역력이 중요해졌어요."
올해 6월 전북 익산에 렉스팜을 준공하셨습니다. 이곳에선 무엇을 하죠?
"말씀드린 것처럼 인간 스스로 면역을 강화하는 것이 최상의 방역입니다. 렉스팜은 면역 강화 물질인 베타글루칸과 콜라겐을 제품화하고, 효모로 배양한 상황버섯균사체와 제주홍해삼건조분말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생산하게 됩니다.
동경대 약학대학에서 인삼배양을 세계최초로 성공시키고, 한국에서 상황버섯 균사체배양에 성공한, 공동대표 고경수 박사가 상황버섯 균사체를 배양해 균사체의 주성분인 베타글루칸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베타글루칸은 야생 뽕나무 버섯에 많이 들어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야생 뽕나무가 드물어 배양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약국 건기식 성공의 요건으로 가격을 말씀 하십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죠?
"조사를 해보니 건강식품, 건강기능식품, 기타 가공품 등 국내 생산품의 90%가 인터넷으로 나갑니다. 약국에서 건기식 같은 제품을 사고파는 활동자체가 약화돼 있어요. 그런데도 인터넷에서 파는 것과 같은 이름의 건기식 가격이 약국이 훨씬 높습니다. 온라인 시장으로 나간 소비자들을 끌어와야겠죠. 그래야 약사들의 전문성을 펼쳐볼 기회라도 생기죠. 그러려면 최소한 가격이라도 비슷해야 합니다."

렉스팜이 베타글루칸 등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사이 단백질+콜라겐제품을 내놓으셨죠. 제품구성이 특이합니다.
"맞습니다. 상황버섯균사체를 기반으로 삼으면서 근육의 원료, 면역글로불린의 원료, 혈관탄력의 원료가 되는 단백질과 인체 모든 결합조직의 원료가 되는 콜라겐을 주로 사용해 건강기능식품을 만들려합니다. 단백질+콜라겐 5그램짜리, 상품명 '하루 한포 단백질과 콜라겐'도 그래서 나왔고, 약국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출시한 3품목이 있는데, 모두 여성을 겨냥한 단백질 제품입니다. ① 바비프로틴 밸런스 ②바비프로틴 산양유 초유 ③바비프로틴 식물성 등입니다. 가격이 다 온라인몰과 견줘 경쟁력이 있습니다. 앞으로 알티지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아스타잔틴 루테인 등을 순차적으로, 가격경쟁력 있게 출시할 예정입니다."
올해 많이 팔린 건기식 6위가 단백질인데, 단백질 섭취 하루 얼마나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
"체중 1kg당 1g 복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체중이 80kg 같으면 하루 80g 먹어야 된다는 계산이 나오죠. 하지만 저는 달리 생각합니다. 우리가 두부도 먹고, 고기도 먹고 하니 80g을 다 먹을 게 아니라 하루 20g만 섭취하면 됩니다. 단백질은 분자량이 커 위장에서 펩신이 폴리 펩타이드를 50개 단위 아미노산으로 잘라주고, 췌장에서 트립신이 나와 또 잘라줘야 흡수가 되는데,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트립신이 일을 다 못해요. 그러면 인체 노폐물이 됩니다. 단백질 노폐물은 심장을 나쁘게 하고 심장병의 원인이 되고 온갖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단백질은 절대 다다익선 아닙니다."
박영순 박사는 요즘 '일타약사 박영순 TV'라는 채널을 열고 건강과 관련한 물질의 상관 관계 등을 담은 유튜브 영상물과 SHORTS를 정기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