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 기업, 시너지 내는 협업 확장·발전 방향 모색해야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발전하려면 근본적인 지원 정책 펼쳐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바이오 분야 기술혁신을 가속화하는 디지털바이오 신사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업계 관계자들이 담론의 장을 펼쳤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2022 바이오 혁신성장대전서 바이오헬스케어 생태계의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디지털 시대의 바이오 산업 생태계 전망과 혁신적 신사업·신시장 모델 도출 과정에 수반되는 주요 이슈를 논의했다.
디지털바이오 신사업 생태계 조성을 주제로 한 패널 토의는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을 좌장으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정일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신산업전략연구단장 △이예하 뷰노 대표 △송상옥 스탠다임 연구소장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이승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합성생물학연구소장 등이 패널로 나섰다.
토의는 이승규 부회장의 질문을 패널들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디지털 같은 새로운 기술이 바이오 산업에 들어왔다. 생태계를 다시 구축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하나.
정일영 단장=현재 바이오 산업은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기존의 바이오 산업 체제가 전환되면서 디지털 치료기기(DTx),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합성생물학 등 새로운 영역이 등장하고 있다. 아직 바이오 분야서 지배적 디자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산업 수명주기 상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
외부적으로 코로나19, 디지털,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이 성숙됨에 따라 바이오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디지털바이오 산업에 있어 관련 시장에 많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돼 경쟁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기회의 창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서 경쟁해 지배적 디자인을 차지할 수 있는 장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바이오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AI, 디지털 등 혁신기술이 신약개발과 만날 때 기업들은 뭘 준비해야 하나. 이런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어떻게 퀀텀점프할 수 있나.
이정규 대표=지난 10년 동안 국내서 AI 기반 또는 AI를 활용한 많은 (신약개발) 기업들이 등장했다. 10년 간 AI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졌지만, 신약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졌기 때문에 이 기간은 간극을 좁히는 기간이었다. 과거 글로벌 빅파마들은 AI 신약개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최근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AI 신약개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안타깝게도 내년 중 자금 측면에서 (회사 운영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어떻게 이끌고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 후보물질 도출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거나 AI 외에 다른 전통적인 요소 및 기술을 내외부서 활용해야 한다. 임상개발 단계서 AI 기술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성장 프로젝트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투자 관점에서 살펴봤을 때 기대 수익률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특정 요소 기술을 극대화해 통합형 기업에 M&A(인수합병) 또는 이런 회사들 간 서비스 관계를 맺을 것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최소한 중간 전략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AI를 활용해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향후 1~2년 간 회사의 발전전략을 어떻게 할 것인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관련 전략을 실행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일반적인 신약개발 기업들이 AI 신약개발 기업과 협업할 때 필요한 부분은 뭔가.
송상옥 연구소장=우선 이정규 대표가 말한 비즈니스 전략의 중요성을 충분히 공감한다. 최근 AI 신약개발 기업에 있어 하이브리드(Hybrid)가 대세인 것 같다. 신약개발은 인공지능 하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AI 신약개발의 근본적인 포인트는 전통적인 기술, 전문성을 포함한 신약개발 현장서 상품성 있는 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스탠다임은 합성연구소를 신설한 바 있다. 특히 회사는 신약개발에 있어 전문성 있는 파트너십을 통해 뒷단의 개발과 상품화를 의존하고 있다. 두 전문성이 시너지를 발휘하려면 아직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저희 회사 내부의 바이오, AI, 케미스트리 등 다양한 부서 직원들이 여러가지 디스커션이 첨예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외부와 협업은 더욱 어렵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AI 신약개발 기업은) 기존의 생태계에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들이 생태계에 녹아드는 관점에서 여전히 글로벌 빅파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런 것들이 정책서 많이 고려돼야 할 부분이다.
창업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이예하 대표=국내서 AI 의료기기 상장기업이 뷰노를 포함해 4개 정도 있다. (AI 의료기기) 상장, 비상장 기업 대부분이 심각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뷰노 역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8년 5월 국내서 첫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았다. 창업을 환자에게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뷰노는 창업 초기 영상 기반 제품을 만들었지만, 의료진을 돕는 진단보조 솔루션에 머물러 있었다.
의료진을 도와 효율적인 의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지만, 환자나 의료 측면에서 혁신을 일으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회사의 딥카스는 심정지를 예측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제품이다. 결국 정확한 진단을 통해 환자의 결과를 좋게 만드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 헬스케어 영역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이런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이정규 대표=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NECA)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미션 스테이트먼트는 '안전하고 좋은 약을 신속히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미션 스테이트먼트에 '신속히'를 넣은 이유는 기술이 가져오는 리스크도 있지만 혜택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신속성에 대한 부분도 같이 밸런스를 맞춰 움직여야 사회의 더 큰 발전을 이끌 수 있다. NECA의 존재 의미는 분명 있지만, '안전한 것을 신속하게'라는 관점에서 균형잡힌 정책,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바이오 산업이 글로벌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창업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나.
최윤섭 대표=디지털헬스케어 위주로 말하자면 창업 생태계는 지금 잘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다. 글로벌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글로벌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한국이 선도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몇 년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는 지난해 국내 신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약 200곳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 질적으로 좋은 스타트업들이 나오려면 양적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양과 질 모두 좋아지고 있다.
최근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들도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 카카오서 전담부서, 자회사 설립을 통해 의료 전문가들을 영입해 자체 팀을 구축해 돈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식약처는 다양한 규제 혁신을 글로벌 수준에서 선도하고 있다. 중요한 건 수가 문제다. 이에 대한 진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계 구성원들은 실질적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정책을 만들 때 구호와 현실의 괴리가 항상 크다.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산업을 근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산업 시장이 열릴 때 정부 정책은 어떤 규제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
정일영 단장=저희는 현장의 이슈를 들은 후 정책의 언어로 바꿔 전달자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사실 규제는 굉장히 어려운 영역이다. 규제를 개선하는 것 외에도 새로운 분야는 규제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가 공백인 것보다 오히려 규제 허들이 높아서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 눈에 띄는 게 중요하다. 정부부처에서 규제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이른바 규제과학에 대한 것도 고민하고 있다. 규제는 산업의 발전과 같이 가는 게 맞다. 정부부처나 관련 기관에서 규제 관련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 행정명령은 합성생물학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바이오파운드리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이승구 소장=바이오 기술은 재현성이 낮고, 예측 및 표준화도 어렵다. 합성생물학에서는 로보틱스를 활용해 아주 작은 볼륨의 초병렬실험을 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보 기반의 실물을 설계 및 제작한 후 그 실물을 시험해 실제 데이터 기반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기존 기술 대비 1만배 이상 효율적인 DNA 합성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다. 모더나가 mRNA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합성생물학 기업 깅코 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의 도움을 받았다. 연구나 의료 목적 핵산을 제조하는 부분이 합성생물학 기반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신로직(Synlogic)서 인공 세포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한 농업을 위한 기술에도 합성생물학이 적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