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롤론티스·펙수클루 국산 신약 줄줄이 성과 가시화
차세대 성장동력 제약산업, 혁신신약 개발 활성화 위한 약가제도 필요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에 사용하는 애브비의 휴미라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이다. 2021년 기준 휴미라는 207억 달러가 판매됐는데, 이는 한화로 28조원이 달하며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인 25조원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신약이 국가 경제력에 기여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국내 제약기업들도 신약 연구개발(R&D) 기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성과를 가시화 하는 중이다. 작년 한 해동안 허가받은 국산 신약만 4개다. 유한양행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시작으로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대웅제약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스클루' 등이다. 이들은 내수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도 정조준하고 있다.
국산 신약 막내 격인 펙수클루는 출시 3개월에 접어들지만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펙수클루는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약제다.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약제 단점을 보완해 △빠른 약효 발현 △신속하고 우수한 증상 개선 △우수한 야간 증상 개선 △낮은 약물 상호작용 및 약효 일관성 등의 강점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비스트 기준으로 펙수클루의 원외처방액은 15억 3000만원으로, 출시 첫 달인 7월 10억 7000만원보다 42%나 늘었다. 펙수클루는 PPI와 P-CAB 전체 제품 중 처방액 3위, 처방건수·처방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종합병원의 약사위원회를 통과해 처방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남은 4분기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펙수클루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수출 성과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시장 친출을 위해 출시 전 이미 미국과 중국, 브라질, 멕시코 등에 기술수출을 통해 누적 1조 2000억원의 기술수출을 달성했다. 현재 브라질과 멕시코, 에콰도르, 필리핀, 태국 등 총 8개국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대웅제약은 2024년까지 글로벌 10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들과 현실적인 경쟁을 하기에는 그들 약가수준에 근접할 수 있도록 수출형 국산 신약에 대한 약가 우대 정책이 아쉬운 상황이다. 국내에서 국산 신약의 약가를 낮게 부여하면, 해외 수출 시 국내 약가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역설적이게도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이 활발해지고, 똘똘한 신약이 나올수록 약가 정책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상황이다. 올해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국산 신약 약가우대 정책 문제가 지적됐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종성 의원(국민의 힘)은 4년째 잠잠한 혁신형 제약사의 약가우대 정책 후속입법을 촉구했다.
특히 남 의원은 "대체약제 시장가격의 100% 수준으로 약가를 우대한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건강보험 재정 소요 없이 혁신형 제약기업의 인증 우대 효과가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과 대만에서도 최초로 허가된 신약과 자국 내 임상시험을 실시한 기업의 신약에 대해 약가를 우대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순수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국산 신약에 대한 약가우대 정책이 뒷받침 돼야 국산 혁신신약 개발 활성화를 앞당기고, 가격경쟁력 강화로 수출액 증대를 통해 제약산업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