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꿈 꾸는 사람만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Can we send sick people into space? 미국 휴스턴에 있는 Johnson Space Center를 방문한 김정균 (주)보령 대표이사겸 이사회 의장은 현지 NASA 고위직급자에게 '아픈 사람이 우주로 갈 수 있냐'고 물었다. 순수한 호기심이 넘쳐나야 할 수 있는 이같은 질문은, 나름 꽤 많은 상식들로 무장한 나머지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나오기 힘들다. 이에 NASA 관계자는 "우리도 아직 모른다(We do not know yet)"고 말했다.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른다는 것을 확인해 준 이 에피소드, 신약개발 등 제약사업 기반으로 성장한 보령의 우주를 향한 꿈, CIS(Care In Space)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됐다.
"우주여행을 가거나 우주공간에서 생활을 할 때 건강을 지키고, 아프면 병을 고치는 연구는 누가 하고 있나요? 아쉽게도, 아직은 누구도 크게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는 미개척 분야입니다.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며 '인류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기업이 되자'는 미션을 갖고 있는 '보령'이 시작 해보겠습니다." 이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보령 창업주 3세 김정균 대표는 지난 달 5일(현지시각 4일 오후 2시) UCLA컨퍼런스홀에서 CIS 프로젝트 첫 사업으로 CIS 챌린지 발표행사를 진행했다. 창업주이자 할아버지 김승호 회장이 1964년 자택 마당에 제약회사 보령을 세우고, 당의기와 분쇄기를 작동시켰던 모습과 겹쳐 보이는 장면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이날 서류 심사를 통과한 미국, 벨기에,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영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한국 등 8개국 16개 팀과 글로벌 파트너들이 지켜보는 보는 가운데 기조 연설을 했다. 그는 "우주에서 인간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안전한 우주 여행을 위해 다양한 건강 상태에 대한 세심한 케어가 필요해졌다"며 "60년 이상 제약업계 업력을 가지고 있는 보령이 CIS 챌린지를 통해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을 발굴 및 지원함으로써 우주 헬스케어 연구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아픈 사람이 우주로 갈 수 있냐'는 순수한 물음이 우주헬스케어에 대한 꿈으로, 다시 1회 CIS 챌린지로 자라났다. 이 챌린지는 우주에서 난치병 연구로, 인류에게 절실한 혁신신약으로 결실을 맺게될 것이다. 모든 꿈들이 그렇게 현실화 됐다.

마음 속에 '뜻 한조각' 심어 놓고 가꾸는 꿈은 현실로 드러나기 전까지 주변으로부터 대개 지지받지 못한다. 오히려 비웃음을 받기 십상이다. 우리 손으로 누리호를 우주로 쏘아올리고, 음속 돌파 전투기를 만들자는 '뜻 한조각'이 누군가의 입에서 용감하게 떨어져 나왔을 때도 꿈꾸는 사람들 외에 오늘의 성과를 예측한 사람들은 없었을 것이다. 붉은 입술을 가진 젊은 창업주 김승호 명예회장이 자택마당에 가내수공업형 제약회사를 차렸을 때 도 카나브같은 고혈압치료제 신약을 만드는 회사가 될 것으로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믿었던 단 한 사람, 꿈을 꾸었던 김승호 명예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2019년 4월 글로벌 생산기지 예산캠퍼스에 수령 62년 느티나무를 심었다. 1000년 이상 생명력을 가진 나무, 보령 1000년의 꿈을 심었다.
2022년 보령은 우주 헬스케어라는 색다른 꿈을 꿀 수 있을만큼 역량을 갖춘 기업이다. 16년 연속 매출 성장을 통해 연간 매출 6000억원, 임직원 2500명 등의 위상을 갖춘 보령은 깨어있기만 하다면, 제약 사업뿐만 아니라 그 범위를 넓혀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서 성장을 도모할 기회를 얼마든 발굴할 수 있다. 벤처기업의 경쟁을 부추겨 그들과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우주 헬스케어도 그중 하나다. 김정균 대표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투자해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회사 CEO 레터에서 밝히고 있다. 이해도가 높은 분야에서, 소수 지분 투자보다 자산 전체 인수를 우선하면서 장기적 이익 창출력(Earning Power)을 성장시키는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엉뚱해보였던 상상들은 오랜 시간 모든 사람들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현실이 되었다. 당연한 모든 것들이 다 그렇다. 자동차, 누리호, 비행기, 그리고 역삼역과 지하철이 다 그렇다. 스마트폰은 말할 것도 없다. 이는 누군가의 상상 한조각, 누군가의 겨자씨 같은 꿈으로부터 비롯된 것들이다. 제약회사라해서 제네릭 만들다 개량신약 하고 , 개량신약 하다 신약 만드는 것을 성장의 유일한 코스라고 믿을 필요는 없다. 그것은 연구진의 몫이다. 경영진은 색다른 지점에서 다가올 트렌드와 부합하는 꿈을 꾸고, 불씨를 지키는 일이다. 오색약수터에서 출발하는 설악산 계곡을 걷다보면 흙 한 줌 보이지 않는 바위 틈에서 자라난 멋진 소나무들을 만나게 된다. 가만보면 그들에게는 낙락장송을 꿈꾸며 약간의 두려움으로 날았던 씨앗들의 미소가 담겨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