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 인식 낮아 진단까지 평균 27.5개월... 국내 경우 3.8년 걸려
진단 후 '실반트'에 대한 급여 적용돼 환자 부담 적고 효과 높아
다발성 캐슬만 병이 자가면역 질환의 증상과 암의 증상 모두가 나타나 진단이 어렵지만 질병에 대한 인지만 있다면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 사회적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전영우 교수는 13일 열린 유사 파마(EUSA Pharma) 간담회에서 "캐슬만이 진단이 어렵지만 진단만 받으면 '실반트(성분 실툭시맙)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며 "6개월 정도 투여 시 대부분의 질환이 개선되는 것을 임상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캐슬만병은 미국 내에서 매년 6500~7700건이 새로 진단되고 있으며 이중 1650여 건이 다발성 캐슬만병(MCD)으로 진단되고 있다. 림프종 전 단계의 혈액질환으로 주요 발병 원인은 인터루킨-6(IL-6)의 발현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만성 전신피로다. 그 외에도 야간 발한증, 오한, 발열, 과도한 면역반응에 의한 주요 장기 손상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림프구가 과잉 증식되면서 림프절 또는 림프조직이 있는 간이나 비장 등이 비대해지는데 림프절이 있는 체내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림프절 전체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진단까지 평균 27.5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연구결과 암은 아니지만 악성 종양으로 다발성 캐슬만병 진단 후 2~5년 이내 약 27%가 암진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진단만 신속하고 정확하게 받는다면 환자에게 희망이 있는 질환이다. 희귀질환임에도 국제캐슬만연구회는 실반트를 2018년 1차 표준치료 가이드로 정립했고 국내에서 실반트가 2018년 급여 등재돼 환자가 느끼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치료 후 빠른 시일 내에 일상생확 복귀가 가능하는 등 신속한 증상호전의 예후를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들을 위해서 넘어야 할 고비가 있다는 것이 전영우 교수의 의견이다. 그는 "질환에 대해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인지가 녹녹지 않은 현실"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질환에 대해 교육하고 알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고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적은 발생률 때문이다. 그렇지만 캐슬만은 임상적으로 빠르게 악화되기 때문에 악성 질환으로 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치료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처음 관련 증상이 발현되고 진단되기까지 평균 3.8년이 걸린다고 전 교수는 언급했다. 개인병원을 전전하다 림프절이 커져 상급병원으로 이동했지만 그럼에도 낫지 않아 3차병원 내원하게 돼 시간이 걸린다는 것.
질병관리청 통계에서도 캐슬만 병의 경우 증상 자각 후 최종 진단을 받기까지 약 16.4% 환자가 4개 이상의 병원을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캐슬만은 여러질환의 증상이 겹치고 다학제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의료진 사이에 교류가 많아야 한다"며 "캐슬만에 대한 인지가 생기면 진단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사 파마는 2015년 생명과학 분야 투자회사인 EW 헬스케어 파트너의 펀딩을 받아 영국에서 설립됐다. 현재 희귀질환 치료제 및 항암제를 기반으로 운영 중이며 2021년 유사 파마 아시아퍼시픽 코리아가 한국에 진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