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에이비엘바이오 기업설명회 개최
"사노피와 빅딜 체결...계약금만 900억 수령"

"이중항체 플랫폼 중심의 바이오텍으로 시작했는데, 지난 6년 간의 연구결과 끝에 'ABL301(Grabody-B 플랫폼)'을 개발해 사노피에 기술이전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최대 계약금(upfront) 규모다. 대한민국 바이오 분야에서 전례 없는 기술이전 성과라고 본다."

이상훈 대표. 사진=에이비엘바이오 홈페이지
이상훈 대표. 사진=에이비엘바이오 홈페이지

사노피와 '빅딜'을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상훈 대표는 8일 유튜브 채널 'ablbio'를 통해 진행된 라이브 기업설명회(IR)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상훈 대표는 "(사노피와) 최대 1조2000억 이상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며 "Grabody-B는 현재까지 원숭이 독성 실험을 거의 마쳤고, 올해 9월 임상 1상 IND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에 대해 이 대표는 "단기 마일스톤(540억 원), 계약금(900억 원)을 포함해 약 1440억 원 정도의 현금이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엘, 두둑한 '현금 곳간' 확보할 예정

이 대표는 "9월에 IND 신청 후, 올해 말까지 임상 1상 첫 번째 투여를 한다면 540억 원의 단기 마일스톤이 올해 안에 들어온다"며 "1440억 원(단기 마일스톤+계약금)은 전체 계약규모에서 약 12% 정도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기업의 밸류를 평가할 때, 현재 가치를 측정하는 요소로 단기 마일스톤과 계약금(upfront)을 꼽을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Oncology(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그랩바디-T(Grabody-T)와 그랩바디-I(Grabody-I)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 ABL 301(Grabody-b)은 BBB(Blood-Brain Barrier, 혈액뇌관문) 셔틀 기반 이중항체로 BBB를 통과해 치매, 파킨슨병의 치료 효과를 높인다.

이번 기술이전의 또다른 성과로 공동 위원회(joint committee)가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사노피와의 계약을 통해 비임상, 임상에 대한 공동개발위원회를 만들었고, 사노피와 함께 임상 1상에 대한 전략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노피와 공동위원회를 통해 임상 1상에 대한 개발 과정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양사 간 상의 및 합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현재 신탁법인(Trust Entity)을 통해 지난 1월 사노피가 신청을 했고, 이 과정이 끝나면 조만간 계약금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MTA' 난관 돌파 → 성공적인 기술이전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는 2년 전부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BIO Europe 등의 행사에서 사노피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와 접촉해 회사의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에 대해 설명한 경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갈 길 바쁜 에이비엘바이오의 발목을 잡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원숭이 실험 데이터 결과가 나오는 데 1년 이상 연기가 된 사실을 들 수 있다.

데이터 도출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에이비엘 바이오는 지난해 JP모건 콘퍼런스 당시 전임상 부분에서 완벽한 데이터 패키지를 갖추게 됐다. 이 과정에서 관련 데이터를 보여줬을 때,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사노피가 에이비엘바이오 측에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를 보여달라고 말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줌 미팅을 통해 저희의 데이터 패키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줬다"며 지난 상황을 떠올렸다. 

사노피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술이전을 할 때, 보통 물질이전계약(Material Transfer Agreement, MTA)을 요구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는 "ABL301을 사노피를 포함한 다른 제약사에게 기술이전을 한다면 (기술이전 회사) 연구원이 저희가 만든 데이터를 한번 확인하겠다고 말할 경우, 국내 기업이 이런 절차에 마땅히 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MTA 과정이 그동안의 실사 과정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탄탄한 재무 안전성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는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회사다. 2016년에 창업한 이후 시리즈 A, B, C 세 단계의 펀드 레이징(fund-raising)을 했고, 지난 IPO(기업공개) 때 총 1995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고 말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회사는 약 57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추후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이 들어온다. 현금 확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 콤패스 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로부터 임상 1상 완료에 대한 마일스톤이 들어온다.

에이비엘바이오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개발한 ADC(항체-약물 복합체) 항암제 후보물질의 시스톤 파마슈티컬스 기술이전에 대한 마일스톤도 들어올 예정이다.

ABL001, ABL202에 대한 추가적 마일스톤이 들어오게 되면 최소 100억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사노피 딜로 인해 최소 21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진다.

꽤 많은 코스닥 상장 기업은 추가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 확보를 하는 경향이 있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는 추가 유상증자가 아닌 기술이전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 안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100억 원의 현금으로 임상 개발, 타 기업과 공동개발 등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데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다"며 "유상증자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향후 사업 확장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그랩바디-B를 통해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글로벌 빅파마에게 하게 되면, 3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면역항암제 분야인 그랩바디-T를 통한 기술이전도 할 수 있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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