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hit |
고질적 인력난 해결 쉽지 않아...구성원에게 뚜렷한 비전을 제시해야

코로나19 이후 바이오 벤처 산업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정작 내부에선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바이오스펙테이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 CEO(55명)의 96.4%는 인력난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히트뉴스는 바이오 벤처 관계자들에게 인력난 문제 해결의 대안을 들어봤다.
바이오 벤처 A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은 사람을 뽑는 것이 그나마 수월한 편이지만, 바이오 벤처는 인력난이 너무 심하다"며 "특히 AI 신약개발 기업은 생명과학 석사 학위 이상을 보유하면서 컴퓨터 과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찾는 게 어렵다"며 인재 영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인 해결책으로 고연봉을 들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AI 신약개발 기업들은 IT 업체에 인재를 빼앗기는 형국이다. A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로 진입하면서 IT 업체의 인력 수요가 늘었다. 이로 인해 AI 신약개발 업체의 인력난이 더욱 심화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1년이 채 되지 않아 바이오 벤처 업계를 떠난 B씨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회사 네임밸류, 회사 복지 등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며 "회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 신입이 일을 배우고, (업무를) 처리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바이오 벤처 연봉이 중소 제약사에 비해 많은 편인 건 사실이지만, 신입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이 구비돼 있는 곳이 거의 없어 한계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며 인력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인력 유출이 발생하는 또다른 이유에 대해 그는 "회사 업무 R&R(역할과 책임)의 경계가 없어 너무 많은 영역을 맡게 되는 경향도 퇴사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인재 영입은 비단 신입 인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생 스타트업은 C레벨(기업의 경영진)을 데려오는 것이 무척 어렵다. 인력난 이슈에 대해 C업체 대표는 "바이오 벤처 인력난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C업체 대표는 "기업의 가치, 철학을 외부 인재에 적극 어필해 영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벤처 인력난의 모든 원인이 돈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고연봉,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인재를 영입하기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는 "C레벨 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직접 집에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확실한 파이프라인, 임상개발 계획, 라이선스 아웃 등의 뚜렷한 비전을 구성원에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회사가 구성원 개개인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구성원에게 의견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이 탁월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벤처 인력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어려운 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답은 없다. 어떻게 해야 인재가 모여들지 바이오벤처 생태계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돈이 전부가 아닌데, 전부 시장은 안보고 노력도 안하고 핑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