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 오송 유치 토론회 개최
우정훈 BW바이오메드 대표 "지형 집약도·플랫폼·편의시설" 강조
"충북이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의 중심이라는 담론이 나와선 안됩니다. 다분히 하드웨적인 발상입니다. 랩센트럴은 소프트웨어 중심입니다. 랩센트럴은 지리가 아닌 어떤 소프트웨어를 갖고 바이오 생태계를 꾸려나갈지가 중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포커스'와 '롱텀'이라는 화두로 설명드리려 합니다."
우정훈 BW바이오메드 대표는 한독과 중외제약을 거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서울바이오허브 등 산업과 관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현재 보스턴에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랩센트럴이 가장 잘 운영되고 있는 보스턴을 무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우정훈 대표의 발표 내용은 비단 오송 랩센트럴 유치뿐만이 아니라 향후 K-랩센트럴 구축에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담겨 있었다.

히트뉴스는 14일 오송 C&V센터에서 열린 'K-랩센트럴'의 오송 유치를 위한 토론회에서 우정훈 대표가 '오송바이오 창업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K-랩센트럴 구축을 위한 고려 사항을 정리했다.
랩센트럴의 핵심은 자본과 인력 네트워크
미국의 다양한 랩센트럴 중 유독 보스턴의 랩센트럴이 잘 운용되고 있는 이유는 다국적 기업과 벤처 기업 간 자본과 인적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랩센트럴의 핵심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입니다. 단순히 관련 장비가 갖춰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스턴 랩센트럴을 살펴보면)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랩센트럴 입주 기업의 컨설팅을 해 주며, 좋은 기술이라고 판단하면 작은 규모로 일단 cooperate venture capital로 투자를 합니다. 이 과정 이후 기술이전 계약으로 이뤄집니다. 멘토링과 인큐베이팅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랩센트럴을 방문하니, 365일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다양한 토론회와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 아이디어가 발전합니다. 랩센트럴의 목적은 이처럼 네트워킹과 멘토링 등 소프트웨어를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충북이 랩센트럴을 유치하기 위해선 창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자본 집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랩센트럴 유치를 위해선) 창업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초기 바이오 기업들은 무엇보다 캐시플로우가 열악합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지역마다 자본을 지원할 수 있는 펀드 조성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해외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충북은 2006년부터 110억원 규모로 바이오펀드를 결성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2015년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혁신펀드를 만들어 유수 기업을 배출한 경험을 갖고 있다.
충북, 랩센트럴 유치하기 위한 조건 -지형 집약도·플랫폼·편의시설
우 대표는 충북이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선 △지형 집약도 △창업 지원 플랫폼 △다양한 편의시설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스턴 랩센트럴이 반경 1km 내외에 다양한 다국적 기업과 벤처들이 물리적으로 모일 수 있듯, 충북 역시 이러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스턴 랩센트럴은 25분 내외에 애브비, 다케다, 노바티스, 화이자 등 다국적 기업의 연구소와 마케팅 팀이 밀집돼 있습니다.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간단하게 티미팅을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충북도 지리적으로 누구나 모일 수 있는 편리한 장소를 마련해야 합니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기능을 해야 합니다. 오송 클러스터 1km 내외에서 소통(communicaiton)이 가능해야 하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창업을 위한 지원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연계하는 작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선 각종 편의시설도 구축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자문단(international advisory board)을 구성해 외부 전문가를 모셔와야 합니다. 국내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자문단을 구성해 글로벌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또한 편의시설 마련은 인재 유치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가까운 싱가포르 사례만 보더라도 회사 빌딩 내에서 유치원 등 보육시설이 보일 정도로 밀집돼 있습니다. 이처럼 가족들이 편안하게 생활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그는 끝으로 집중할 영역(focus)과 장기적 계획(long-term)이 있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사실 오송은 보스턴과 상황이 다릅니다. 오히려 워싱턴 DC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존스 홉킨스가 주축이 된 모델이 더 적합합니다. 오송 역시 식약처가 있기 때문에 이와 연계해 첨단재생의료 등 집중할 영역을 선택해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장기 계획도 필요합니다. 랩센트럴 구축이 결코 최종 목표(final goal)이 될 수 없습니다. 랩센트럴을 통해 향후 5~10년 후 무엇을 할지 장기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장기 전략에서 충북 랩센트럴의 역할을 잘 녹여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