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전담조직 마크로젠 유일...상위제약사 전무
업계 "기업 내재화가 먼저 지속경영 플랜 수립 중"

포스코는 2019년 전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년 만기 5억 달러 규모의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환경친화, 사회적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된 채권으로 포스코는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사업 자금조달,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소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금융사 최초로 ESG 사업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이를 경영활동 전반에 내재화 한다는 계획을 24일 밝혔다. ESG 성과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지원 등 혁신금융 ▲ESG 상생 지원대출 등 대출·투자 심사 체계 구축 등 그룹사 별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고 있는 ESG 경영, 그렇지만 국내 제약업계 움직임은 매출 기준 상위 제약사 일부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급 ESG 전담기관을 조직한 업체는 마크로젠(대표 이수강)이 유일했고, 기관이나 부서 신설을 계획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선 업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평가에서 우수한 평가(A·B+)를 받은 일부 상위제약사들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ESG 경영을 대하는 업체들의 관점에는 차이가 존재했는데, 기존 수행해 오던 CSR, 윤리경영 등 내재화에 초점을 맞춰 실행 가능한 수립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ESG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은 먼 얘기' 식의 업체도 존재했다.

 

ESG, 무엇이고 언제 적용되나?

2003년부터 기업지배구조 평가를 실시해 온 KCGS에 따르면, ESG는 (Environment Responsibility, Social Responsibility, 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환경경영, 사회적 책임경영, 기업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평가 지표다.

유럽연합은 2018년 비재무정보 의무공시를 도입했고, 영국은 기후관련 재무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TCFD를 2022년 런던 증권거래소 프리미엄 기업에 적용 예정이며 2025년 전체 기업으로 확대한다.

우리나라는 2019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G) 공시를 의무화 했으며 2022년부터는 자산총액 1조원 이상 기업, 2024년 5천억원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전체 코스피 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E(환경경영), S(사회경영)에 대한 공시 역시 2025년(자산총액 2조원 이상) 2030년 전체 코스피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SG, 어떻게 평가하나?

알려진 바에 따르면, ESG 평가 문항은 150여개로 구성돼 있으며 2020년도 평가 문항에는 ESG 경영을 위한 실무 추진조직, 당해연도 목표와 세부추진 계획 공개, 성과에 대한 정량적 평가·공개 등이 명시돼 있다.

이중 사회적요인 평가문항에는 협력사 선정에 있어 윤리경영 수준을 판단하고 있는지와 정기적 협의채널 유무 등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지배구조 평가문항에는 이사회 건전성을 평가하기위한 배당정책, 자기주식매입여부에서 이사회 개최 횟수 출석률이 저조한 사회이사 수 등 넓은 범위의 문항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환경경영 평가에는 제약업계 특성을 반영한 문항이 포함돼 있는데, 폐기물 배출량 및 저감실적과 재활용 실적, 용수 재이용량 실적이나 환경감사 수행 여부 등이다.

 

상위 제약사 현황은?

먼저, 규모를 막론하고 ESG 위원회를 설치한 업체는 마크로젠이 유일하다. 최근 마크로젠 측 보도자료에 따르면, 마크로젠은 지난 15일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을 위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상위 제약사 중 이사회에 준하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한미약품으로 확인됐으며, 한미약품은 2017년 CSR위원회를 신설, 우종수 대표가 위원장으로 재임하며 윤리경영에 대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제외한 주요 제약사들 중 ESG 위원회나 부서를 보유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전무했다. 부서간 유니티를 구성했거나 ESG 경영 계획 검토를 위한 TF팀이 구성돼 있을 뿐이었다.

주요 제약사 별 ESG 위원회 및 전담부서 현황
주요 제약사 별 ESG 위원회 및 전담부서 현황

주요 제약사 중 다수는 ESG 경영 계획 수립을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검토 계획이나 내부적 공감대조차 형성돼 있지 않다고 밝힌 기업도 적지 않아 업체들의 ESG 경영 도입에 대한 온도차 역시 확인됐다.

일부 관계자는 "일부 국내 대기업과 제약업계에서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알고있지만, ESG 경영 의미와 실행 방안 등이 구체적이지 않아 내부적으로도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SG 왜 해야하나?

ESG는 세계적인 추세다. EU는 5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ESG 정보공개를 의무화 하는 등 ESG경영을 구체화 하고 있기도 하다.

평가 지표에 포함돼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평가 문항에는 협력사 선정에서 협력 사의 근로자 인권이나 윤리경영수준을 선정 기준으로 삼고 있는지가 포함돼 있다.

세계적 추세와 협력사 선정 문항을 직접적으로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협력사 선정에 있어 ESG 경영 여부가 중요시된다면 ESG 경영 의무화는 더 이상 대기업 및 상장사 만의 일이 아니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산업 특성에 비추어 봐도 ESG 경영 필요성은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이 타 산업 대비 R&D 투자가 많이 필요하고, 비용 확보를 위한 매출과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ESG가 국민건강은 물론 인류 건강에 기여해야 하는 제약업체의 사명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외에도 ESG 경영 필요성을 실제로 확인하고 있는 사례도 확인됐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의 ESG 경영 평가 대행사가 900건이 넘는 영문 질의서를 보내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의 ESG 평가 대행사로부터 파트너십 유지를 위한 ESG 경영 질의서를 최근 전달받았다"며 "팀 단위 대응 외에도 다른 파트너십 업체의 ESG 경영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조직 구성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필요성 공감, 내재화 추진 중"

업체들은 조직 구성이나 사업 계획은 구체화 되지 않았지만 이미 관련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고, 평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ESG 경영 자체를 업체 방향성에 내재화 시키겠다는 입장이다.

JW중외제약과 한독은 각각 TF팀과 커미트를 구성했다. 해당 팀들은 그간 진행해 온 사회공헌사업이나 기업지배구조, 환경친화적 공장 건설 등 사업을 내실화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전경련과 지속가능발전소가 조사한 ESG 평가에서 환경부문과 책임경영 부문에서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유한양행은 "대주주 공익법인, 공장 EHS팀 전담운영, CSR 등 창업정신을 기반한 사업으로 ESG 경영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내실 다지기 단계에 나서고 있다"며 "다양한 가치평가를 위한 구체적인 플랜을 기획 중"이라 설명했다.

작년 KCGS가 진행한 ESG평가에서 A등급 평가를 받았던 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은 그간 운영해 오던 CSR관련 부서를 활용한 ESG 경영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ESG 도입 초기에는 필요성과 중요성을 내재화 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어 각 부서별 소통과 설득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했다"며 "단기적 성과나 외부 평가에 민감해 하기 보다 ESG 경영을 한미약품의 조직문화로 내재화하고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일동제약 관계자 역시 유사한 입장이었다. 그는 "ESG 경영 도입을 위해서는 이사회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결단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리더들의 단합된 판단이 ESG 경영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AD 실시간 제약시장 트렌드, 데이터로 확인하세요. 제약산업을 읽는 데이터 플랫폼 BRP Insight

키워드

#ESG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