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사 시총 급팽창…영업이익 확대 및 개선
시총, 물거품 안 되도록 필생의 노력 경주해야
일부 바이오제약사의 누적된 만성적자는 시한폭탄
아파트나 빌라 및 단독주택이 부동산중개소를 통해 가격이 매겨지는 것처럼 상장 제약업체도 한국거래소를 통해 가격표가 붙는다.
바로 그 가격표가 상장 제약사의 시가총액(시총, 시장가치)이다. 시총은 '발행 주식 총수'×'주당 거래가격'으로 산출된다.
영업이익 창출이 극대화 되는 등 장사가 잘되고, 시장 친화적인 환경 등이 조성되거나, 신약 및 기술 개발 등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 가치가 확대될수록, 주가도 그 상황 정도에 따라 높아지면서 제약업체의 몸값(시장가치)이 팽창된다. 이에 따라 사주(최대주주)를 비롯한 모든 주주는 떼돈을 벌게 된다. 물론 반대의 상황도 다반사로 나타날 수 있다.
작년 한 해는 지구촌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미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전통적 제약사들의 영업실적은 썩 좋지 않았다. 아직 미발표지만 4분기 실적이 전보다 개선됐을 것이라는 징조는 보이지 않았다.
상장 전통제약사 63곳의 전년 대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상승률은 고작 1.1%에 지나지 않았다(표1 참조).

그것도 종근당의 영업이익이 2019년 537억 원에서 2020년 1106억 원으로 569억 원 크게 증가됐고, 유한양행이 같은 기간 40억 원에서 571억 원으로 제 모습을 회복했기 때문이었다. 두 제약사가 아니었다면 영업이익증가율이 뒷걸음질 칠 뻔했다. 재작년 보다 작년의 영업이익이 감소됐거나 적자낸 전통 제약사가 자그마치 62%(39÷63×100)인 39곳이나 됐다.
그런데도, 전통 제약사들의 시장가치(시총)는 지난해대비 무려 95.9%나 늘어났다. 영업이익 감소라는 시총 마이너스 요인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라는 시총 플러스 요인의 크기가 그만큼 훨씬 더 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한 소재가 떠돈 숱한 제약사들의 주식은 무조건 모두 상종가치기 일쑤였다.
신풍제약은 작년 1년간 시총이 무려 1605%나 뛰었다. 1월2일 4011억 원에서 12월30일 6조8396억으로 16배나 증가됐다. 도대체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작년 3분기 신풍제약의 영업이익 누적 실적은 59억 원에 불과했다. 2019년 68억 원보다도 오히려 13%나 감소됐다. 그런데 시총이 4000억 원에서 6조8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아무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이 있다하더라도, 이건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아니 그럴까.
셀트리온제약 시총도 작년 초 1조4217억 원에서 연말 8조5444억 원으로 501%나 상승됐다. 전통 제약사들 중 단연 으뜸이다. 셀트리온제약은 맡형인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 항체 치료제의 국내 판권과 셀트리온이 사들인 일본 다케다 제품의 아태지역 사업권 중 국내 판권 보유라는 확실한 호재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유한양행의 시총은 작년 초 3조1448억 원에서 작년 말 68.3% 상승한 5조2917억 원으로 나타났다. 녹십자는 209.9% 늘어난 4조7447억 원, 한미약품과 종근당도 각각 24.9%, 137.9% 증가한 4조3405억 원, 2조4656억 원의 시총을 보이고 있다.
에스티팜(시총 상승률 249.5%), 삼천당제약(125.9%), 부광약품(100.0%), 일양약품(190.9%), 유나이티드제약(258.0%), 제일약품(76.8%), 동화약품(133.8%), 종근당바이오(161.5%), 경보제약(98.6%), 신일제약(225.1%) 및 국제약품(114.5%) 등, 시총이 100% 이상 불어난 다수의 전통적 제약사들은 거의 대부분 코로나19 치료와 관련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흡사 코로나19가 전통적 제약사들에게 영업부진의 병을 준 대신, 그 갚음으로 자신의 치료제나 백신 등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관심을 보인 제약사들에게, 시총 팽창이라는 선물을 제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바이오제약업체들에겐 영업적인 악영향을 전혀 주지 못하고 비켜간 것 같다. 이들의 영업실적과 시총 등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별로 찾아 볼 수 없다. 마치 코로나19의 무풍지대처럼 말이다.
주요 30곳 바이오제약사들의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시총 현황을 보면(표2 참조), 전전년과 전년 동기 대비 누적 영업이익 상승률은 249.6%, 작년 연말의 연초 대비 시총은 97.3% 증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눈에 확 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 3곳을 제외한 27곳 바이오제약사들의 영업이익도 2019년 272억 원에서 2020년 861억 원으로 216.5% 상승됐다. 이점이 곧 바이오제약사들의 작년 영업실적이 코로나19의 악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다는 물증이라고 판단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작년 말 시총은 무려 54조6523억 원으로 연초 대비 92.8%나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재작년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154억 원이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는 2002억 원의 아주 큰 폭의 흑자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도 시총이 작년 초 24조2995억 원에서 작년 말 48조4641억 원으로 99.4% 증가됐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자그마치 5474억 원이나 됐다. 년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웬만한 대형 제약사의 매출액에 버금간다.
셀트리온헬스케어(시총 상승률 209.9%), 메드펙토(164.2%), 박셀바이오(685.6%), 진원생명과학(779.5%), 바이넥스(235.2%) 및 바이오니아(159.1%) 등의 시총 상승률도 돋보인다.
하지만 [표2]에서 보듯, 상장 바이오제약사 30곳 중 절반이 넘는 17곳이 영업이익 적자를 내고 있다. 물론 이들 중 11곳이 영업이익 적자 축소라는 개선 징조가 뚜렷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는 앞으로 바이오제약업계의 심각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 같다.

정리해 보면, 전통적 제약사들이나 신생 바이오제약사들은 지난해 애써 확대시킨 시총이 어느 순간 물거품으로 변해 사그라지지 않도록, 기업체를 탄탄하게 받쳐주는 튼튼한 기둥이 되도록, 필생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다. 특히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적지 않은 바이오제약사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지만 누적된 과대 적자가 시한폭탄임을 필히 유념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