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정쟁으로 변질
청문회 없고 백신 확보-K방역 성과 두고 날선 공방 이어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을 위한 시간이 결국 코로나19 백신과 K방역에 대한 공방으로 끝났다.

정부가 4400만명 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고 내년 2월부터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야당은 백신 확보의 시간과 기회를 놓친 늑장대처라고 소리를 높였고, 여당은 불안감을 조장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코19 방역의 끝은 백신...늑장대응 인정안해"

22일 진행된 권덕철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보건복지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수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검증하는 자리가 아닌 아닌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K방역 성과를 둘러싼 정쟁이 연출됐다.  

야당은 '백신이 먼저다'란 표어까지 붙이고 미국과 유럽 등에 비해 우리나라 백신 공급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추궁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K방역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 성공이라고 할 것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잘 지킨 국민과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이라며 “국민은 할 일을 다 했다. 정부는 백신 확보와 치료제 개발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방역의 끝은 백신이지만, 구매활동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고 이는 국무총리도 자인한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K방역이 우수하다고 답변하는 것은 정치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종성 의원은 "여당이 '백신을 정쟁의 소재로 삼고 있다'고 하는데 코로나 정국을 타개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며 "대통령, 국무총리도 일부 인정했다. 백신 확보에 늦은 부분이 있는데 여당은 인정하려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을 조속히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관련 490억원 중에 예산집행률은 22%(109억원)에 불과했다"며 "치료제 개발에만 몰두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코로나 백신 개발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포데믹·혹세무민...야당은 K방역 흔들기 그만하라"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포데믹이 우려된다면서 K방역 효과와 백신 구매 및 접종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권 후보자에게 답변의 기회를 줬다.  

여당 김원이 의원은 "여당 지도자가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내년 재보궐선거에 맞춰져 있다는 주장을 한다"며 "가짜뉴스와 음모론으로 국민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백신이 코로나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듯이 백신만능론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김성주 의원은 "야당은 K방역이 실패했다고 자인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백신 만능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서영석 의원은 "방역시스템이 유효하고 잘 갖춰져 있다. 방역과 백신, 치료제 삼위일체가 갖춰질 때 코로나19 터널을 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철승 의원은 인플루엔자 백신 유통 사례를 들면서, "정부에서 독감백신 효과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질병청장 등을 거세게 몰아붙였다"며 "그런데 지금은 안전성이 검증안된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추궁한다. 아이러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쟁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오후까지 이어진 인사검증 시간 대부분은 K방역과 코로나19 백신 확보 문제에 할애됐다. 

이와 관련 권 장관 후보자는 "검사율이 낮은 것은 역학조사를 통해 추적·격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방역 성공여부는 확진자 수, 사망률 등 복합적 지표를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의 도입 구체적인 시기 등은 비밀유지 준수로 공개하지 못하지만 4400만명 분의 백신을 확보한 것이 맞고, 이는 집단면역이 가능한 국민 60% 수준"이라고 재차 피력했다. 

아울러 "방역조치와 백신은 서로 보완하면서 가야된다고 생각한다"며 "백신은 다음 유행을 막기 위한 도입이다. 4차 유행이 예상되는 내년에는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의사국시 기회부여와 의료기기 산업 육성

한편 K방역과 백신 확보에 대한 날선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사국시 문제와 공공의료 중증환자 병상부족, 의약품·의료기기 지원 계획 등 현안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권 장관 후보자는 의사국시 집단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일선 의료진들이 지친 상태인데다 의사수급 문제도 걱정아 많다"면서 의견을 물었다.

권 장관 후보자는 "지난주 공공의료 확충계획을 발표했는데 필수의료 확충이 들어가고, 의정협의체에도 논의되고 있다.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진해야 된다"면서도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해줘야 한다. 국회와 같이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중증환자 병상 부족에 대해서는 "상급종합병원 1%에 대해 행정명령을 내렸고 300병상을 확보하려한다. 다만, 기존 중환자 전원 문제가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장관이 되면 의료계와 추가적인 병상확보를 논의하고 필요하면 행정명령을 같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재근 의원의 의료기기 산업 다양화와 육성을 묻는 질의에 "의료기기는 육성법이 따로 없었지만 이번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1조 2000억원을 투자한다. 의료기기 국산화 등 R&D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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