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의약품 부족"...휴온스, 보툴리눔 제제 첫 등록
국내 제약사들이 국가 재건에 나선 이라크 의약품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민간 의료시설이 느는 등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한국기업이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국내 제품명 리즈톡스)
휴온스는 최근 국산 보툴리눔 톡신 휴톡스(국내명 리즈톡스)를 이라크 당국에 세계 처음으로 정식 등록했다고 4일 밝혔다.
휴온스에 앞서 먼저 노크한 기업도 있다. 2016년 대웅제약은 요르단과 이라크 현지 유통사를 통해 우루사 등 6개 품목을 5년간 290억원 규모로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난해 2분기 이라크 내 자치구 입찰에서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를 낙찰받아 파트너사 히크마(Hikma)를 통해 3분기부터 판매를 개시했었다.
현재 이라크 시장은 미지의 영역. 2017년 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펴낸 '중동 의약품 시장동향 및 진출전략'에서 김성재 이라크 바그다드무역관은 "이라크는 의약품이 부족한 상황이며 바이어들은 한국기업이 꼭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밝혔다.
김 무역관은 이라크 보건부 연감을 인용, 2016년 기준 총 260개의 정부 공공병원과 121개의 민간병원이 운영되고 있고, 민간병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에 의한 주요 사망원인은 뇌졸중 등 혈압관련 질병이다. 시설이 열악해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2개의 국영기업에 의해 약이 생산됐으나 전쟁으로 쇠락, 원재료를 수입 포장하는 수준이다.
의약품 수입규모는 줄더라도 진통제·백신 등 의약품 수요는 소폭 회복 중이라고 김 무역관은 설명했다. 백신 수입은 2016년 3억6000만 달러로 전년비 38%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김 무역관은 "이라크 식약청(KIMADIA)에는 연간 약 30억 달러 규모의 의약품 및 의료기기 수입 예산이 배정된다.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며 "수입과 유통은 보건부에 등록된 전문의약품 수입 유통기업만 할 수 있다. 약사의 이름으로 등록해야 하며 이들 기업을 통해 KIMADIA 등 정부와 민간에 유통되고 있다"고 했다. 이라크 의약품 및 의료기기 수입 및 유통은 KIMAIDA가 주관하고 국립 연구기관의 품질 검사도 통과해야 한다.

김 무역관은 "이라크 시장에서 역량이 크고 보건당국과의 관계가 탄탄한 검증된 전문의약품 수입유통기업을 발굴하는 게 이라크 시장 진출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만난 이라크 바이어들에 따르면 당국 백신시장 70%는 사노피-파스퇴르가 점유하고 LG화학(구 LG생명과학)이 30%를 차지하면서 뒤따르고 있다. 백신만 KIMADIA로 의료기관에 납품되는 게 전부라 LG화학이나 녹십자는 잘 알려졌다.
시장 전반으로는 유럽, 미국계 제약사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높고 2016년 이라크 시장 내 한국산 의약품 비중은 0.2%에 그친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김 무역관은 "한국제품은 이라크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바이어들은 한국기업의 관심을 바랬다"며 "재건복구사업 우선순위는 의료, 의약품이며 사태도 종결돼 시장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라크 보건부 대상 마케팅과 의료시장 트렌드를 파악, 적극적 대응을 권한다"며 "현지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는 시장 진입이 어렵다. 반드시 무역관으로 사전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휴온스의 이번 등록은 전세계 제품들이 아직 진출하지 못한 시장에 최초 등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현지 시장 규모를 예측하긴 어려우나, 정부 입찰 등을 고려하면 작지 않은 규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휴온스는 파트너사인 이라크 헬스케어 기업 '제나(Jenna Scientific Drug Bureau)'를 통해 시장에 진출하고, 이후 정부입찰에도 참여해 현지 시장을 키울 계획이다.
엄기안 휴온스 대표는 "이번 등록으로 이라크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독점적이고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며 "향후 중동의 다양한 국가들과 보툴리눔 톡신 사업 논의를 하는데 있어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