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부터 대표이사 맡아 매출 10위권 회사로 육성
화이자 등 도입품목 치우친 매출 약점...전략변화 관심

성석제 사장
성석제 사장

제약업계 전문경영인중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 인사는 제일약품의 성석제 대표이사이다.
 
1960년생으로 충북대학교 경영학과출신의 성석제 사장은 2000년부터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재정담당 상무와 부사장을 거쳐 2005년부터 제일약품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아왔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아 2023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끌게 됐다.

현재까지 제약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인사는 삼진제약의 이성우 前사장이다. 이성우 前사장은 2001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여섯 번 연임에 성공하며 18년간 회사를 이끌고 지난 2019년 3월 물러났다.

일동홀딩스 이정치 회장도 최장수 CEO 타이틀에 근접해 있다. 1967년 일동제약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2003년부터 일동제약 대표이사를 역임해오다 2016년 분할된 일동홀딩스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올해로 18년째 CEO를 맡고 있으며, 임기만료는 2021년 3월이다. 내년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1942년생이라는 고령의 나이가 유임의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1960년생인 제일약품 성석제 사장이 제약업계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회사를 발전시킨 공로가 큰데다 회사내에서 성석제 사장의 입지를 흔들만한 존재가 없기 때문에 2013년 3월 임기 만료후에도 재신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제일약품 성장주역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적되는 약점

제약업계에서는 '제일약품과 성석제 사장'을 동일시한다. 성석제 사장을 빼놓고는 제일약품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서 성석제 사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제일약품의 외형을 성장시킨 주역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다국적제약사로 부터 도입한 제품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성석제 사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지난 2005년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제일약품을 제약업계 매출 10위권 회사로 이끈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성석제 사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04년 제일약품의 매출은 2242억원이었지만, 2019년에는 671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기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 14%에 회사 규모를 3배 이상 키운 것이다.

제일약품의 성장은 성석제 사장이 화이자 부사장 출신이라는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제일약품은 성석제 사장 이후 화이자의 블록스버스 의약품을 판매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현재 제일약품이 취급하는 화이자 제품은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말초신경병증치료제 '리리카' ▲해열·진통소염제 '쎄레브렉스' ▲신경병성통증치료제 '뉴론틴' ▲고혈압치료제 '카듀엣'  등이다.

이들 5개 제품의 매출은 2018년 3007억, 2019년 3219억, 2020년 상반기 1270억이다. 제일약품 매출이 2018년 6270억, 2019년 6714억, 2020년 상반기 3452억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의 절반가량이 화이자 제품을 판매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제일약품은 화이자외에 일본계 다국적제약사인 다케다의  ▲십이지장궤양치료제 '란스톤' ▲당뇨병치료제 '네시나' ▲당뇨병치료제 '액토스' ▲항궤양제 '덱실란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4개 제품의 매출을 살펴보면 2018년 1007억, 2019년 931억, 2020년 상반기 538억이었다.

제일약품이 취급하는 화이자 5개 제품과 다케다제약 4개 제품의 매출은 2018년 4014억, 2019년 4150억, 2020년 상반기 1808억이다.

화이자와 다케다의 제품 9개 매출이 제일약품의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른다.

 

상품 매출 증가가 불러온 수익성 악화

제일약품은 성석제 사장이 취임한 2005년을 기점으로 총 매출에서 상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 지속되고 2018년에는 77.1%, 2019년에는 72.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상품 매출의 증가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제일약품은 총 매출에서 제품 매출 비중이 50% 이상이었을 때는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이었으나 상품 매출 비중이 50% 이상을 넘어감에 따라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급기야는 2012년 이후에는 영업이익률이 2% 미만이었고, 2019년에는 0.1%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는 의약품 도매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참고로 의약품 도매업체인 백제약품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0.6% 였다.

매출 확대를 위해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취급하려는 국내 제약사들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상품 취급 수수료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제일약품의 영업이익률은 1% 미만까지 떨어진 것은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받는 상품수수료가 갈수록 낮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수익성을 높이고 위해 국내 제약사들에게 판매대행 하는 의약품에 대해 수수료를 갈수록 낮게 책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제일약품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연구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 밝혔지만...

제일약품이 영업이익 증가 등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제품의 취급을 높여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상품 의존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자체제품 확보를 위한 공격적 연구개발에 장애가 될수밖에 없다.

제일약품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 수준이다. 매출 20위권 제약사를 통틀어도 광동제약과 함께 최하위 수준이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액 순위에서 제일약품 바로 아래에 있는 동아에스티와 일동제약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0%를 웃돌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비중이 낮은 제일약품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2018년 기준 전체 68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허가 후 과제 포함), 이 중 비임상/연구단계는 42개, 임상 프로젝트는 10개, 허가단계 프로젝트는 7개, 허가 후 프로젝트는 9개로, 지속적인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해 연구/비임상 프로젝트를 발굴 및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제일약품이 개발중인 신약은 ▲JPI-289(뇌졸중 치료제, 임상 2a상 진행 중) ▲JPI-547(항암제, 임상 1b상 진행 중) ▲TRPV1 저해제(신경병성 통증치료제, 연구단계) ▲JP-2266(당뇨병 치료제) ▲자가포식증진제( 당뇨병 치료제, 기초연구단계) ▲JP-1366(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임상 2상 수행중) 등이다.

또 개량신약으로 ▲JLP-1207(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임상 3상) ▲JLP-1608(당뇨병 치료제, 임상1상 신청) ▲JLP-1703(당뇨병 치료제. 비임상) ▲JLP-1704(당뇨병 치료제, 비임상) ▲JLP-1705(당뇨병 치료제, 비임상)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중 당뇨병 치료제인 'JP-2266'이 지난 8월 11일 유럽의약품감독국(EMA)로부터 유럽 임상 1상을 승인받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3%대의 낮은 R&D 투자에는 물음표가 따라 붙을 수 밖에 없다.

 '제약업계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제일약품 성석제 사장, 성장과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하는 그가 보여줄 경영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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