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지못할 분노를 꾹 누르고 난 '마스크'를 쓴다
비상식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인물, 전광훈이 불러온 코로나19 재확산을 마주하고 있자니 너무도 원통해 숨조차 쉬기 싫을 지경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 차단을 위해 전 국민이 6개월 간 마스크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두며 인내한 끝에 겨우 되돌려 놓은 불완전하지만 참을만 했던 일상마저 빼앗겼다는 허탈감에 좀처럼 분노가 사그러들지 않는다. 언제쯤 경제가 나아질까 고대하는 대다수 시민들의 희망에 상처를 냈다. 긴 장마가 끝나면 푸른하늘과 함께 코로나19도 멈추지 않을까 했던 기대도 산산조각 났다. 아, 공든 탑이 무너진다는 게 이런 심정일까.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은, 하나님을 섬기는 목회자 직분과 동떨어지게 "하나님 까불지 말라"는 식의 언사로 하나님을 망령되이 일컫고, 입만 떼면 사회를 향해 험하고도 끝없는 저주의 말을 늘어 놓았다. 국가와 민족의 안녕을 위해 무릎이 닳도록 기도를 해도 부족한 목사라는 사람이 말이다. 그의 이야기에 나오는 하나님이란, 그저 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소재일 뿐이다. 그래서 많은 기독교인들은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하나님을 앞세워 자기 비즈니스에 충실한, 장삼이사 만도 못한 인물임이 코로나19 사태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의 턱에 걸친 마스크가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데도 어찌하지 못하고, 그의 비상식적이고 야만적 행동으로 인한 뒷 감당, 즉 K방역을 다시 구축하는 지난한 일은 그를 제외한 우리들의 몫이 됐다. 나부터라도 당장 약국이나 편의점 방문 등 어디서든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이며, 보고싶은 친구들과 식사 모임을 미룰 것이며, 수시로 손을 씻을 것이며, 여행과 출장을 자제할 것이다. 물론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연초부터 방역에 온몸 다바치고 있는 공무원들과 감염의 위협을 마다않고 진료하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격려하며 끝내 극복해 낼 것이다. 민주시민의 이같은 노력 위에서 당신의 망동이 가능했다는 점이 아이러니지만, 그래도 우리는 다시 해내고야 말것이다.
꼭 내켜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된 전광훈 목사도 하나님 앞에 '통회자복'하고, 의료진 말씀에 순종하며 치료 잘 받아 완쾌하길 바란다. 당신을 따랐던 사람들이나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에게도 예배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으면 알아서 검진 받으라고 한마디쯤은 남겨줬으면 한다. 당신이라도 치료해 주는 민주사회에 감사하고, 당신 때문에 이 무더위에 마스크 투쟁을 벌이는 시민들에게 일말의 미안한 마음이라도 있다면 꼭 그리해야 한다. 참, 당신에게 한가지 더 알려주고 싶은 게 있다. 마스크는 턱에 걸치는 게 아니라, 코부터 입까지 다 가리도록 착용하는 것이 옳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