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구멍가게로 인식… 국가 방역 뛰어든 약사 내팽겨쳐"

서울시약사회(회장 한동주)가 "약국을 방역 물품 지원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서울시약사회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약국 방역 성과를 짓밟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발언에 분노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시약이 성명을 발표한 데는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홍 부총리가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의 질의에 답변한 내용 관련 반발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서 의원이 국가 방역 사업에 힘쓴 보건의료인 중 약국만 보건용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하자 "그 필요성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덧붙여 홍 부총리는 "오히려 편의점에서 공적마스크를 팔면 편의점 주인에게 마스크를 지원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에 대해선 의견이 다르다"며 "약국 주인과 종사자들이 지원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서 의원의 지적을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 같은 홍 부총리의 발언에 서울시약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감염 예방을 한 약사·약국의 방역활동을 폄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약국은 지역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1차 보건의료시스템의 한 축이며, 몸 아픈 환자들이 먼저 찾게 되는 보건의료기관"이라며 "따라서 약사·약국은 국가적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공적마스크 업무에 손잡고 나섰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약은 "약국은 기본업무에 공적마스크가 더해지면서 휴일까지 반납하며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업무량을 소화하고, 국민들의 원성과 불만을 감내하는 욕받이로서 국민적 불안을 부추겼던 마스크 대란을 안정화시켰다"고 말했다.

부총리의 발언에 서울시약은 "지난 4개월간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감염 예방을 위해 모든 희생을 감수하며 국가 방역일선에 뛰어든 약사직능의 사명감과 자존감을 무참하게 짓밟고 그동안의 노고를 내팽개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약은 "편의점에서 공적마스크를 취급했더라도 종사자들에게 마스크 등 기초방역물품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감염 예방이라는 국가 방역사업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약은 "서울에 확진자가 방문한 약국이 350여곳을 넘어서고 있다. 발열 환자가 찾는 곳이 약국이고, 병의원 처방전을 갖고 오는 곳이 약국이며, 선별진료소의 처방전을 받는 곳도 약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약국은 국가방역시스템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며 "전체 보건의료인들이 각자의 직역과 공간에서 코로나19와 힘겹게 싸우고 있음에도 오직 약국에만 방역물품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홍남기 부총리를 빼고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시약은 "이번 홍남기 부총리의 부적절한 발언과 표현에 대해 전국 약사 앞에 공식 사과하고 사퇴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국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감염 예방을 위해 현장에서 땀 흘렸던 약사·약국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요구했다.

끝으로 서울시약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가적 감염병 위기시 기초 방역과 약물치료를 담당하는 방역시스템으로서 약사·약국의 역할 재정립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을 정부당국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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