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대사관, 국내 업계에 "다급하다"며 무상지원 요청
각 의약품 15품목, 보호 장구 12품목, 의료장비 9품목
마스크 200만 개를 긴급 지원했다. (사진제공=외교부)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제약바이오업계에 의약품과 개인 보호장구,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한 국가가 있다.
한국과 4919km 떨어진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이다. 1992년부터 외교 관계를 맺고 협력과 인적 교류가 빈번했다.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관은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제약바이오업계에 "타지키스탄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도록 지원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관은 "세계 다른 국가들처럼 경제 발전의 과정에 있는 타지키스탄도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 방역 조치를 취하고 국민 보건을 보장하는 데 있어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드는 추세이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확진자들을 치료하는데 300~500 병상 확보가 시급하며 병원에 의료 장비를 갖춰야 한다. 타지키스탄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도록 약품과 장비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업계에 호소했다.
'인도적 지원으로 요청하는 의료제품 목록'을 통해 △항바이러스제 오셀타미비르캡슐 75mg 20만개와 에이즈치료제 로피나비어(제품명 칼레트라) 200mg 20만 개 등 의약품 15품목 △의료용 마스크 500만 개 등 개인보호 장구 12품목 △기관내관 (카테터) 5만 묶음 등 의료장비 9품목 등을 지원 요청했다.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관, 제약업계를 향한 요청 공문 내용 중)
대사관 관계자는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인도적 지원으로서 요청하는 품목들을 게재한 내용이다"며 "한국 외교부 등 정부부처와 한국 제약바이오업계에 요청 서한을 보냈다. 응답이 오길 기다리는 중이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져 환자 통증 경감을 위해 쓰이는 마취·진정제 수요가 급증한 데 대해 국내 제약사들은 룩셈부르크 등 유럽 정부기관의 요청으로 긴급 수출한 경우는 많다. 하지만 외국 정부기관이 인도적 지원, 사실상 '무상 지원'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요청한 사례는 없었다. 업계가 응답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출하려면 해당 국가의 식약처 역할을 하는 곳의 긴급수출 절차 등을 밟아야 할 것이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떻게 될 지 몰라 인도적 목적의 활동이라도 심사숙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수출팀 담당자는 "마스크도 그렇고 코로나 관련 의료제품 모두 수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정부 차원의 인도적 지원에 참여할 수는 있어도, 회사 차원의 참여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을 '신흥 시장'으로 지목해 국내 제약사들의 진출을 장려하는 사업을 펼친 바 있다.
해당 국가의 제약산업이 태동기라 한국 제약사들이 진출하기를 바란다는 이유에서다. 또, 비즈니스 환경이 기업 친화적으로 변하고 있어 인프라 조성 투자를 계기로 협력관계도 다각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명지병원(이사장 이왕준)은 타지키스탄 정부와 코로나19 대응 등 의료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염원하는 문구와 함께 명지병원과 캔서롭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기증하고 있다. (사진제공=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이달 2일 유스프 샤리프조다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의 초청으로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관을 방문,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기증했다. 이에 앞서 샤리프조다 대사는 지난달 명지병원을 방문, 코로나19 대응 노하우를 소개받았다.
타지키스탄 대사관에서 두 번째 만난 자리에서 유스프 샤리프조다 대사는 타지키스탄에 명지병원 리서치 랩이나 분원유치 희망의사를 전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 도시 건설사업 중 의료분야 협력파트너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양측 교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어 캔서롭과 명지병원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RT-PCR 진단키트 2500테스트를 전달하며, 타지키스탄의 코로나19 대응을 기원했다.
유스프 샤리프조다 대사는 "타지키스탄의 의료시스템은 아직 열악한 부분이 많아 명지병원과 같은 선진의료기관의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며 "코로나19를 발 빠르게 대처한 한국, 그리고 명지병원과 함께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타지키스탄의 오늘
타지키스탄은 1991년 소련 해체에 따라 독립한 중앙아시아의 국가다. 국토면적은 14만3000㎢, 인구는 약 819만 명이며 이란계 종족인 타지크인이 인구의 대다수다. 지난해 7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방문한 적 있는데 한국 수교 이후, 국무총리 방문은 처음이다. 여러 협정 체결을 논의하며 신 시장 활로 개척방안도 모색한 바 있다.
타지키스탄은 9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529명, 사망자 수가 48명으로 집계됐다.
타지키스탄 코로나19 확산 예방 의료용품 지원 문의= 타지키스탄 대사관 02-792-25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