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SK바이오팜 낭보와 니자티딘 비보가 엇갈린 날
[브리핑] SK바이오팜 낭보와 니자티딘 비보가 엇갈린 날
  • 강승지
  • 승인 2019.11.23 0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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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주간뉴스 (2019.11.18~11.22.)

- SK바이오팜의 뚝심… 독자개발 신약, FDA 넘어
- 니자티딘도 NDMA, 13품목 판매중지
- 쇠뿔도 단김에? 모든 합성 원료약, 불순물 자체 검사
- '규제' 내민 식약처, 생동성 · 기시법 자료 요구하며 '회귀'
- 과징금 최고구간 292% 인상… 도매 "장관 만나야겠다"
- AI기반 플랫폼 도전한 '로슈진단'이 의료 환경에 정착하려면
- 동아에스티 등 4개사 약가인하 행정소송 1심 이겼다 "왜?"
- 왠 약제비 총액관리제?...학술대회서 논란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약업계 전반에 '낭보'와 '비보'가 함께 날아온 한 주였습니다. ·바이오기업의 성공사례가 K-제약바이오의 미래에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되길 바라며 호재부터 전하려 합니다.

임상 3상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보이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정)가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로 FDA의 시판허가를 받았습니다. SK바이오팜이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 New Drug Application)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했는데요. 업계는 SK그룹이 1993년부터 27년 간 뚝심으로 신약개발에 몰두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이렇게 태어난 엑스코프리는 1~3개의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 중임에도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무작위 시험에서 위약투여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추고, 투약 기간동안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소실'을 보였다고 하네요.

업계 관계자 다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신약개발이 절대 한 두번의 실패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거나, SK바이오팜의 사례에 지나친 일반화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한 기업의 성공과 실패가 업계 전반을 뒤흔드는 시기는 지났다는 셈입니다.

지난 9월 발암가능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검출된 '라니티딘'과 같은 H2 수용체 저해제(H2b) 계열 '니자티딘'에도 "함유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지 두 달여만에 공식적으로 검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식약처는 22일 '니자티딘' 원료약과 완제약을 수거·검사한 결과 2개의 원료약 일부 제조번호에서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미량 초과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의 '솔라라'사 원료로 생산한 13개 완제의약품은 잠정 제조·판매할 수 없고, 처방이 제한됐습니다. 

문제가 된 니자티딘 성분 의약품에서 검출된 NDMA 량은 0.34~1.43ppm으로 잠정관리 기준인 0.32ppm 보다 낮았는데요. 니자티딘의 NDMA 수치는 최대검출량이 112.1ppm인 발사르탄의 1/78, 53.5ppm인 라니티딘의 1/37 수준입니다. 

정부에 따르면 니자티딘 성분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총 2만2482명으로, 의료기관 1197곳에서 처방이, 약국 2162곳에서 조제가 이뤄졌습니다. 대한약사회 임원들의 말을 빌리면 약국가는 "또 생겼나보다"라는 반응이라고 하네요. 좋은 표현을 쓰자면 '라니티딘을 통한 학습 효과'고 나쁜 표현이라면 '또 불순물 약'으로 비춰질 대목입니다.

이 가운데, 식약처가 쇳불도 단김에 빼려는지 원료의약품 불순물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국내 제약업계는 모든 원료약의 NDMA 불순물 발생 가능에 대한 자체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게 됐습니다. 제조물 책임의 관점에서 업체가 자체평가 · 시험을 해야하는 것으로 식약처가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합성 원료약에서 NDMA 등 불순물 발생가능성 평가는 내년 5월까지, 시험 결과는 내후년 5월까지 식약처에 보고해야 합니다. 시험검사 중 NDMA 등이 검출되면 즉시 보고하고 필요한 경우 회수를 해야합니다. 식약처도 업체의 자체조사와는 별개로 내년 8월까지 NDMA 등 불순물 검출 가능원료에 대한 연구를 병행한다는 입장입니다. 

원료의약품 불순물 안전관리 책임이 돌고돌아 업체 몫으로 돌아간 것으로 풀이됩니다.

식약처의 규제는 이 뿐만 아닙니다. 발사르탄 사태로 제네릭 난립 문제가 불거지자 '제네릭 허가 규제' 대책으로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내보였습니다. 모든 전문의약품은 생동성시험 자료를 내야하고, 기준및시험방법 자료 제출도 예외 대상이 사라졌습니다. 위탁사도 GMP 평가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업체들은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고 하네요.

'위탁 제네릭'이 타겟팅 된 규제안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그간 기준및시험방법 자료 제출이 면제됐지만, 낼 수 밖에 없고 3배치를 의무적으로 생산한 자료를 제출해야 허가를 받습니다.

식약처는 "제네릭의 무분별한 허가신청을 억제해 품질관리를 높이려 하는 묘책"이라고 했지만 업계는 "허가용 의약품 3배치 의무 생산은 제조공정을 검증하려는 제도였는데, 검증됐는데도 허가를 위해 또 3배치를 만드는 건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현재로선 양 측 입장과 의견이 다른데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도매업체와 약국의 업무정지를 갈음하는 1일당 과징금을 대폭 높였습니다. 과징금 상한액을 높인 개정약사법에 따른 후속 조치인데요. 도매업체의 업무정지 1일당 과징금 산정 구간(19개)와 부과기준(전년도 총매출액)은 종전 유지되지만 일당 과징금은 1구간(5억원 미만) 3억원~19구간(200억원 이상) 57만원에서 224만원으로 오릅니다.

5억원 미만인 1구간은 동일하지만 매출액이 커질수록 더 많이 오르게 됩니다. 상한액 기준약 4배 인상되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도매업계는 반발할 태세를 보였습니다. 박능후 장관을 면담하고 싶다는 입장인데요. 순이익률이 1% 내외인 상황에서 최고구간 과징금 상승률이 292%인 것은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유통업계는 현 평균 순수익률을 토대로 조정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오랜 기간 현실화되지 못한 산정기준을 개정해 과징금이 오르는 것은 감수하겠지만 적정 수용 가능한 대안이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미래 바이오헬스에 쓰일 의료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이 시장에 출사표를 냈습니다. 한국로슈진단은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위한 의료진의 의사 결정을 돕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 '네비파이 튜머 보드(NAVIFY Tumor Board)'의 론칭했는데요.

이미 시장엔 IBM 왓슨의 '왓슨 포 온콜리지'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뭐가 다를까요? 마르코 발렌시아 산체스 CDS아태지역 총괄은 "네비파이는 임상의들의 다양한 협업을 도와 최적의 진료 결정을 도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원론적인 것 같지만 로슈가 지향하는 방향성이 '의료진'에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네비파이의 론칭 소식을 접한 전문가들은 "플랫폼이 의료 환경에 정착되기 위해선 의사, 환자 측면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간담회에서 로슈는 IT 기술보다 맞춤의료, 환자, 임상의 등 의료 친화적 단어를 많이 언급했습니다. 앞으로 시장에 어떻게 자리잡을까요?

일부 제약사들이 복지부를 상대로 낸 보험 약가인하 처분 취소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했습니다. 판결문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지만 '리베이트 약가인하 처분의 성격'에 시시비비가 갈렸다는 관측입니다. 21일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동아에스티, 일양약품, 아주약품, 피엠지제약 등 4곳이 제기한 소에서 이들(원고)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가 새롭게 판단한 쟁점이 무엇인지 주목됩니다. 과거 복지부는 약가인하 제재를 신설하며 불법행위인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제재 또는 예방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제재적인지, 합리적인 약가조정을 위한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다 "보험약가인하 처분은 제재보다는 합리적 약가조정을 위한 성격이 더 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는 약가인하 처분을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보다 약가 거품을 빼는 합리적인 조정을 위한 조치로 판단한 것입니다. 이 판단에 기초해 약가인하율을 따져본 결과 복지부 인하율 산정 등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을 찾아낸 것으로 관측됩니다. 판결문이 나와봐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겠지만, 제약업계는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였다고 하네요.

약제비 지출 효율화 방안을 논의할 때마다 언급되는 '약제비 총액관리제'가 학술현장에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지난 22일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KAHTA) 후기학술대회 의약품 총액관리제 토론에서  "총액관리제가 도입되면 제약산업계에 압박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의견과 "문케어 도입으로 약제급여가 확대되고 고가신약이 끊임없이 출현하는 상황에 총액관리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충돌했죠.

정연심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전무는 "약제비 총액관리제 도입이 현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으며, 약제비에서 더 나아가 전체 진료비에 대한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고, 장우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도 제약업계 규제 정책이 나오는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다만 정부 측 토론자들은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총액관리제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박실비아 보건사회연구원 식품의약품정책연구센터장은 "총액관리제는 정부와 산업계가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동반자로 함께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주 혁신적인 신약은 등재 이후 일정기간 약가인하를 유예하는 방식, 제네릭은 사용량 목표를 함께 세워 초과한 경우만 환급하는 방식 등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토론 좌장을 맡은 박병주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 실정을 유럽 제도와 다이렉트하게 비교할 수 있느냐. 획일적·일률적으로 총액관리가 가능하냐. 포괄적으로 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노인들이 약을 많이 처방받고 집에 그대로 쌓아놓는다. 국민 의식을 바꾸는게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오남용 안하는 문화를 만드는게 약제비 절약의 근원 대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측 입장이 엇갈린 만큼, 당장 해결안을 강구하기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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