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실패에서 배운다...로슈진단, AI기반 플랫폼 도전
왓슨 실패에서 배운다...로슈진단, AI기반 플랫폼 도전
  • 홍숙
  • 승인 2019.11.2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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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의사결정 돕는 도구로 강점…하반기 출시 예정

왓슨이 고전하고 있는 의료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에 로슈가 도전장을 냈다.

한국로슈진단은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위한 의료진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통합 플랫폼 ‘네비파이 튜머 보드(NAVIFY Tumor Board)’ 의 국내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를 20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개최했다.

네비파이는 ▲튜머 보드 ▲임상시험 매치 ▲간행물 검색 등 총 3개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는데, 튜머 보드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제공된다.

튜머 보드 플랫폼을 자세히 살펴보면, 종양 치료를 위한 종양학 전문의, 방사선 전문의, 외과의 등 다양한 의료진이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 과정에서 환자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통합시켜 준다. 또 비슷한 유형의 환자 사례와 결과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진료팀의 협업을 돕는다. 다만, 아직 국내에 출시된 튜머 보드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전자의무기록(EMR)은 연동돼 있지 않다.

윤무환 한국로슈진단 CDS 본부장이 20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네비파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네비파이 시연회를 선보이고 있다.
윤무환 한국로슈진단 CDS 본부장이 20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네비파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네비파이 시연회를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IBM 왓슨의 ‘왓슨 포 온콜리지’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비파이 ‘튜머 보드’만의 장점은 무엇일까?

IBM은 이미 지난해 5월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는 엠디앤더슨암센터와 약 700억원 규모 종양학 전문 지침 개발을 포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마르코 발렌시아 산체스 CDS아태지역 총괄은 왓슨 포 온콜로지와 비교해 차별성을 묻자 “나비파이는 임상의들의 다양한 협업을 도와 최적의 진료 결정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얼핏 원론적인 답변으로 들리지만, 그의 말엔 로슈가 지향하는 네비파이 마케팅 방향성이 ‘의료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로슈는 이날 간담회에서 ‘인공지능’ 등 IT 기술보다는 맞춤의료, 환자, 임상의 등 의료 친화적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반면 IBM은 ‘인공지능’ 등 IT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마치 왓슨(인공지능)이 의료진을 대체할 수 있는 마케팅 환경을 만들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알파고 이슈와 맞불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비춰져, 의료진의 심리적 거리감을 키웠다는 평가도 있다.

로슈는 의료진 맞춤형 마케팅 전략은 단순한 구호만은 아니다. 로슈는 제약회사와 진단회사를 산하에 두고 있어, 실제로 의료진 마케팅 경험을 가지고 있다.

조니 제 대표 역시 “진단과 의약품 양쪽에서 전문성을 가진 그룹으로, 맞춤의료를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로슈의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왓슨 역시 보험 등 국내 의료 환경이 반영되지 못한 전략을 제시했다는 의료진 의견이 많았다.

윤무환 한국로슈진단 CDS 본부장은 “국내 의료진 등 병원과 함께 네비파이의 평가(evaluation)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라며 “국내 의료 현장에 맞게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도록 네비파이를 수정(modification)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평가 과정을 통해 서서히 국내 환경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향후 네비파이와 같은 플랫폼이 의료 환경에 정착되기 위해선 의사, 환자 측면에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 소장은 히트뉴스에 이러한 플랫폼이 활성화 되기 위해 “고객(의사, 환자, 제약사)이 돈을 지불할 정도로 필요한 (수요가 있는)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상무는 "(의료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분야에서) 대체적으로 실패하는 이유는 글로벌 IT 회사들이 병원 생태계를 잘 모르고,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IBM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두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 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했다. 이어 "로슈는 병원 생태를 잘 알고 있어서 크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상무는 향후 플랫폼의 발전적 방향과 관련해선 "(로슈가) 의사들이 연구하는 것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쌓아가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재까지 개발된 네비파이의 포트폴리오 중 국내에서는 튜머 보드를 비롯해 임상시험 매치 앱, 간행물 검색 앱이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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