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단순화·원가 절감 효과 극대화 전략 결실

챗GPT 각색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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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이 2025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LBA(Legacy Brand Acquisition) 전략 성과가 눈에 띈다. 업계는 젬자 등 주요 항암제의 자사 생산 전환과 동결 건조 분말에서 액상 제형 변경이 맞물리며 원가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 결과 매출총이익률(GPM)이 상승하며 수익성 개선의 기반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2024년 매출 1조 171억 원을 기록하면서 처음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영업이익 705억 원, 영업이익률 6.9%를 보이면서 다른 1조 클럽 제약사에 비해 영업이익이 다소 약했다.

22일 회사 IR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1조 3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855억 원으로 21.3% 늘며 영업이익률이 8.3%까지 상승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보령의 수익성 개선이 부각된 이면에 'LBA 전략'의 성과가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보령은 2020년부터 항암제 젬자,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항암제 알림타의 허가권 일체를 인수하는 LBA 전략을 취했다. 그 이후 오리지널 항암 신약 젬자와 알림타는 보령 공장 예산 캠퍼스에서 순차적으로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했다.

작년 7월 최종적으로 알림타의 액상 전환까지 마치면서 LBA 전략으로 인수한 항암제들의 자사 생산과 액상 전환 작업을 끝냈다.

대형 제약사 생산본부장 출신 무균 GMP 전문가는 "보령 LBA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해외에서 만들던 항암제를 국내 공장으로 옮겼다'는 차원이 아니다. 동결 건조 분발 제형을 자사 직접 생산 전환으로 바꾸면서 보령은 생산 구조와 원가 구조를 함께 재설계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해외 공장에서 동결건조 형태로 완제품을 생산해 들여오는 구조였다면, 국내 공장으로 생산을 전환하는 순간 제조 공정을 회사가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며 "원가 구조, 설비 운영, 생산 일정, 품질 관리까지 모두 내부에서 설계하고 조정할 수 있다. 알림타와 젬자의 제조 마진을 직접 확보하는 구조가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자사 생산 전환은 환율 리스크, 해외 생산 마진, 물류비 부담도 일정 부분 줄어든다. 보령이 점진적으로 LBA 품목의 자사 생산 전환을 이루면서 수익성 개선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다른 무균 GMP 전문가는 "동결건조는 단순히 가루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약물을 무균 상태에서 여과한 뒤 영하 80~90도 수준으로 급속 냉동하고, 진공 상태에서 수분을 서서히 제거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친다"며 "전 과정이 무균 환경에서 이뤄져야 하고 설비 투자 비용과 에너지 비용도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많은 항암제가 열과 수분에 약하고, 액상 상태에서 장기간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용해도가 낮은 물질의 경우 재용해를 쉽게 하기 위해 선택하기도 한다.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일단 동결건조 분말 형태의 항암제를 자사 생산 전환했다는 측면에서 원가를 어느 정도 줄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대목은  젬자와 알림타의 동결건조 분말 형태를 액상으로 바꾼 점이이다. 제형 변경이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중대형 제약사 생산본부장은 "항암제를 액상으로 바꾸려면 단순히 물에 녹이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장기 안정성 시험과 허가 변경 절차까지 통과해야 한다"며 "안정성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액상 제형은 원액 제조 후 무균 여과를 거쳐 바로 바이알에 충전하면 된다. 동결건조 공정이 빠지면 초저온 냉동과 진공 사이클, 장시간 건조 과정이 사라진다"며 "설비 가동 시간과 에너지 비용이 줄고 생산 효율이 올라간다. 결과적으로 제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LBA 품목 GMP(선) 추이. 왼쪽부터 회색 그래프는 매출 파란색 그래프는 영업이익, 보령 IR자료 기반 재구성. (2024년은 알림타의 직접 생산 및 제형 변경으로 인한 일시적 매출 상승이라고 보령 측이 설명)
LBA 품목 GMP(선) 추이. 왼쪽부터 회색 그래프는 매출 파란색 그래프는 영업이익, 보령 IR자료 기반 재구성. (2024년은 알림타의 직접 생산 및 제형 변경 준비 과정의 일시적 매출 상승이라고 보령 측이 설명)

실제로 보령 LBA 품목의 매출 총이익률(GPM)은 점진적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27.3%에 그쳤던 GPM은 2024년 44.2%로 상승했고, 2025년에는 60.6%까지 확대됐다.

2024년 7월 알림타의 액상 제형 변경까지 완료하면서 매출총이익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작년 60%에 육박한 것이다. 이는 단기간 급등보다는 생산 전환과 제형 변경이 반영된 시점과 맞물리며 개선된 흐름이라는 업계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PM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한 매출총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로, 제품을 팔아 남기는 기본적인 마진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같은 매출 규모에서도 GPM이 높아지면 판매관리비나 연구개발비 등 고정비를 흡수할 여력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젬자와 알림타 등 항암제는 판매 단가가 높은 만큼 제조 원가 구조를 개선했을 때 마진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60%를 넘는 GPM은 자사 생산 비중 확대와 원가 통제력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됐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제조 원가 구조를 낮추며 GPM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자사 직접 생산 전환과 동결건조에서 액상 제형 변경은 구조적으로 GPM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상위 제약사 개발본부장은 "자사 생산 전환과 액상 전환은 제조 구조를 단순화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특히 항암제처럼 단가가 높은 제품군에서는 원가 절감 효과가 수익성 지표에 민감하게 반영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제형 변경이 아니라 수익 구조 재편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물론 LBA 품목들의 지표들이 보령 전체 수익성 개선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라며 "그러나 60%에 달하는 GMP 실적은 반도체 조선 등 다른 제조업을 포함해도 독보적인 실적이다. 자사생산 전환과 액상 제형 변경 등에 꾸준히 R&D를 투자해 결실을 거둔 점이 보령이 작년 한 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데 중요한 모멘텀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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