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산진 "후보물질·임상 성과 축적, 글로벌 매출은 한계"
기업 전략 전환, 정부 연결형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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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5년이 지났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 성과를 낸 '블록버스터 신약'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투자와 파이프라인 수는 빠르게 증가한데 반해 임상 이후 상업화와 시장 확장 단계에서 구조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국산 신약 25년의 이정표와 블록버스터의 탄생' 보고서를 발간하고 국내 신약 개발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짚으며 향후 기업과 정부가 집중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파이프라인 세계 3위권…양적 성장 이룬 국산 신약개발

보산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 수는 글로벌 상위권 수준이다. 초기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 임상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에 걸친 연구개발 역량이 빠르게 축적돼 온 결과 국내 기업들의 파이프라인 수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권 규모로 집계됐다.

보산진은 이 같은 성과가 정부의 R&D 지원 확대와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 기술 축적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산 신약 허가 건수 역시 2000년대 이후 점진적으로 늘어났고 개발범위도 희귀질환·항암·대사질환 등 다양한 치료 영역으로 확장됐다.

다만 이러한 양적 성장이 곧바로 글로벌 시장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신약 중 상당수가 국내 또는 제한된 해외 시장에 머무른 가운데 연매출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급으로 성장한 사례도 드물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산진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을 통해 임상 2상 또는 3상 단계까지 진입한 사례가 꾸준히 증가한 점을 주요 성과로 제시하면서도 상당수 파이프라인이 특정 적응증 또는 단일 후보물질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상업화 단계서 드러난 한계…“개발 이후가 더 어렵다”

보산진은 국산 신약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하지 못한 원인으로 개발 이후 단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목했다. 임상 성공 이후 글로벌 허가 전략과 마케팅·유통 역량, 적응증 확장 전략 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다국가 임상 경험 부족 △글로벌 제약사 대비 제한적인 자본력 △현지 네트워크 부재 등이 상업화 과정에서 발목을 잡은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기술수출을 통해 일정 수준의 성과를 거둔 사례는 있었지만 자체 판매로 대규모 매출을 창출한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보산진은 "일부 품목은 해외 기술수출이나 지역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시장에 진입했지만 적응증 확대나 장기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파이프라인 수 대비 글로벌 매출 규모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약 개발이 특정 적응증에 집중되는 경향도 한계 중 하나로 꼽혔다. 초기 시장 진입은 가능했지만 이후 적응증 확대나 병용요법 개발 등을 통한 매출 극대화 전략이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기업은 확장하고 정부는 연결해야"

보산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으로 기업과 정부의 역할 재정립을 제안했다.

먼저 기업의 경우 초기 개발 성공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전제로 한 임상 설계와 상업화 전략을 보다 이른 단계부터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일 파이프라인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적응증 확장과 후속 파이프라인 연계를 고려한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역할에 대해서는 단순 R&D 자금 지원을 넘어 글로벌 임상과 허가, 현지 진출을 연결하는 지원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국가 임상 인프라 지원 △글로벌 규제 대응 컨설팅 △해외 시장 진입을 위한 파트너링 지원 등이 대표적인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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