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약가제도 개편 국회 토론회, "40% 약가조정 시 혁신생태계 붕괴"

정부가 추진중인 11.28 약가제도 개편방안이 2012년 일괄 약가인하의 실패를 되풀이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왔다. 특히 제네릭 가격을 40%대로 조정하는 개편방향은 신약개발과 제네릭 공급을 모두 담당하는 국내 제약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위 30% 기업에만 약가보상을 유지하는 구조로 제약산업 전반의 혁신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제네릭과 기등재약 가격을 결과적으로 40%대로 조정하는 약가 충격을 국내 제약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지 보다 면밀한 연구와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26일 국회의원회관제1소회의실에서 '약가제도 개편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건강보험 지속가능성과 제약바이오 산업육성의 균형 모색'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약가제도 개편안의 영향을 이같이 분석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한지아, 안상훈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했다. 

김앤장법률사무소 박관우 변호사. 사진=이우진 기자
김앤장법률사무소 박관우 변호사. 사진=이우진 기자

박관우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약가제도 개편안이 국민 보건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은 2012년 일괄 약가인하와 유사한 실패를 반복할 우려가 있다"며 "당시 일괄 인하 시행 직후 약제비 지출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나 제도 시행 2년 후 종전 수준으로 반등했고 약가인하 대상이 아닌 비급여 의약품 등의 생산 비중이 증가하는 등 기대했던 재정 절감효과는 미비했다"고 분석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제네릭 가격이 급격하게 인하되는 경우 제약산업이 그 충격을 수용할 수 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과거 유사제도가 실패했던 원인을 분석해 보다 유연하고 점진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시한 11.28 약가 개편안은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에서 40%대로 조정하고 2012년 일괄 약가인하 후 가격 조정이 없었던 품목을 시작으로 기등재약 가격도 40%대로 순차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약가 사후관리 방안으로는 저가구매 인센티브 지급률을 현행 20%에서 50%로 상향하는 '시장 연동형 실거래가'를 도입하고 급여 적정성 재평가를 3~5년 주기로 실시해 급여 제외 및 선별급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혁신적 가치 창출 우대방안으로 R&D에 적극 투자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약가 가산을 부여하고, 사용량 연동 약가 인하 감면비율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변호사는 이와관련 "2010년에도 의약품 상한금액과 실거래 차액의 70%를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를 도입했지만 대형병원 위주로 인센티브가 집중되고 고가약 처방과 과잉투약 등 유통구조가 오히려 왜곡되는 부작용으로 시행 4년 만에 폐지된 바 있다"며 "급여 적정성 재평가 역시 대상 선정기준이 모호해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기존의 지적을 재현하고 있으며, 주기적 약가 재평가 계획은 2023년 논의됐던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와 사실상 배경이 동일해 서로 다른 국가별 보험 제도와 약가체계를 직접 비교할 수 없는 한계를 여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 김현욱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김현욱 변호사. 사진=이우진 기자

국내 제약산업의 성장축 중 하나인 제네릭 가치를 외면한 정책 방향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제네릭이 국내 의약품 공급의 약 54%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현행 약가제도 개편안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국내 제약산업의 매출손실은 약 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2012년 일괄 약가인하 당시에도 제약산업의 연구 및 설비투자와 고용이 감소하는 즉각적인 충격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김현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지속가능한 약가제도 개선방향'을 주제로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을 공급하는 회사가 신약개발도 하는 구조적 특수성을 갖고 있다"며 "제네릭 수익은 신약개발의 동력이자 자금줄이며, 의약품 자급과 보건 안보를 지탱하는 제네릭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제도 개선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형 약가 우대방안도 상위 30% 기업에만 68% 가산율을 부여하고, 하위 70% 기업에는 기존보다 축소된 가산만 유지하는 형태"라며 "고품질 제네릭 공급을 위한 시설 투자나 임상 단계별 투자 노력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약가 우대제도 개선방안으로 혁신형 제약기업에 동일한 약가 가산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약가개편안은 40%대 조정약가를 기준으로 매출액 대비 R&D 비율 상위 30% 기업에 68%, 하위 70% 기업에 60%, 국내 매출 500억 미만이거나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2상 승인 실적이 3년간 1년 이상인 기업에 55% 가산율을 허용하고 있는데, 혁신형 제기업 약가 가산율을 통일하고, 시설투자 가치나 임상 단계별 투자 노력, 국산 원료 사용 필수의약품 대한 가산을 보장하는 등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후관리 측면에서는 혁신성 약가 가산 대상은 기등재약 조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사용량 약가 연동 협상에서도 제외하거나 50% 감면율을 적용하는 등 중복 인하 방지대책을 제안했다. 

김 변호사는 결과적으로 "제네릭과 기등재약 약가산정률을 40%로 급격히 낮추는 개편안이 제약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면밀한 논의와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며 "상위 30% 기업의 약가만 우대하는 정책이 시행될 경우 상위기업으로 자원이 집중돼 산업 생태계의 허리 역할 하는 중견·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신약 개발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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