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식약처, 구조적 유사성 뚜렷한데 클래리트는 근거 없이 부정"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클래리트로마이신 성분 불순물 조사 범위를 확대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해당 성분이 불순물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식약처가 뚜렷한 근거 없이 클래리트로마이신에 대해 수년째 불순물 지정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23년 7월 "아지트로마이신 관련 니트로사민에서 확보된 in vivo(실험 동물 기반) 변이원성 음성 결과와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간 구조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관련 근거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클래리트로마이신 관련 니트로사민 역시 비유전독성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식약처도 6개월 뒤 같은 결정을 내렸다. 식약처는 2023년 12월 "아지스로마이신은 ICH Q3A/B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관리 가능하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클래리트로마이신의 일일섭취허용량은 1500ng으로 유지했다.
식약처가 최근 클래리트로마이신 성분에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 초과 검출됐다는 점을 근거로 광범위한 조사를 확대한 점도 앞서의 기준에 바탕한 결정이다.
즉 클래리트로마이신 불순물 일일 섭취량이 1500ng을 넘을 경우 회수 절차에 돌입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식약처가 구조적으로 유사한 성분인 아지스로마이신 항생제는 EMA 규정을 따르면서도 분명한 근거 없이 클래이트로마이신은 수년째 불순물로 규정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중대형 제약사 불순물 관리 품질 담당 임원(약사)은 "식약처가 클래리트로마이신의 일일섭취허용량은 1500ng으로 정한 것은 in vivo 변이원성에 근거한 결정이 아니다"라며 "화학 구조식과 안정성을 토대로 변이 원성을 일으킬 수 있는, 즉 유전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점수화한 산식을 토대로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유럽의약품청은 in vivo 실험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해 아지스로마이신과 클래리트로마이신의 불순물 지정을 해제했다"며 "식약처가 뚜렷한 원칙과 기준 없이 유사한 성분에 대해 제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자료 제출까지 요구한 결정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히트뉴스 취재 결과 식약처는 2024년 당시 EMA 결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클래리트로마이신의 불순물 지정 해제를 요청하는 업계의 요구에 대해 반복적으로 보완 요구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식약처 관계자는 "업체가 클래리트로마이신의 비변이원성을 인정해달라고 했지만 보완 요청을 해왔다"며 "이번 조사 과정에서도 EMA 자료를 근거로 제출한 업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데도 보완을 반복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식약처 관계자는 "불순물의 비변이원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각각 다르다. 아지스트로마이신과 클래리트로마이신은 다른 기준이 적용될 필요가 있는 항생제 계열 물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식약처가 일관된 원칙에 기반한 불순물 규제 원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형 제약사 생산 본부장 출신 GMP 전문가 "식약처는 클래리트로마이신과 아지스로마이신에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이유와 기준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며 "EMA뿐 아니라 최근 캐나다 보건청도 클래리트로마이신을 불순물이 아니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식약처 일관된 잣대 없이 반복적으로 보완을 요구하고 광밤위한 조사를 하는 것은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