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회사 중심 OTC 시장에 던진 중소 제약의 승부수
기획 OTC 크리에이터
일반의약품 시장은 어렵다고 한다. 전문의약품보다 더 창의성 높은 접근이 필요하다. 어려운 시장에서 성공의 서사를 만들고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다.
① 소비자 마음과 시장을 읽는 밝은 눈... 'OTC 맛집' 된 동국제약
② 깊은 잠에서 깨어나 소비자 마음을 훔쳐내는 '삼진제약 OTC'
③ 첩부제 개발로 익힌 소비심리 맞춤형 OTC 개발로 날개 단 '신신'
④ '젊은 동아제약'로의 변신과 성공
⑤ 트렌드 읽고 소비자 니즈 잡았더니 '안티푸라민'이 '라라올라'
⑥ 트렌드에 차이를 더하는 종근당
⑦ 오디프스 기술로 일반의약품 낸 코아팜바이오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복용 편의성은 회사의 매출 성패를 가르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제형은 복용 편의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복용편의성을 확보한 제형은 약사들을 설득할 수 있고 대중 광고 마케팅의 키(Key) 메시지를 결정한다. 제약사 규모와 상관없이 제형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에 R&D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배경이다.
그동안 대형제약사들이 제형을 개발하고 선점해 왔다.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을 투자해 OTC 정제를 액제로 변형해 리뉴얼 제품을 수시로 내놓고 TV 광고를 대대적으로 벌인다. 연고제를 크림으로 바꿔 순식간에 블록버스터 매출 100억을 돌파한 제약사들도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제약사들은 대형제약사에 밀려 그런 시도를 하기 힘들다.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여기 또 하나의 제형을 창조하기 위해 도전에 나선 기업이 있는데, 바로 코아팜바이오다. 2009년 성균관대학교 부설 연구소에서 시작한 코아팜바이오는 15여년 동안 '오디프스(ODiFS®: Oral Dissolving in a Few Seconds) 제형 기술'로 외길을 걸어왔다.
오디프스 플랫폼은 물 없이 복용 가능하면서 쓴맛까지 차폐한 코아팜바이오만의 독자 기술이다. 코아팜바이오는 2012년 첫 특허 등록에 성공한 이후 제품 개발에 도전해 '미세 분말 산제 제형'이라는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김정태 대표, 약대생 시절 복용편의성 주목
오디프스(ODiFS) 플랫폼 개발은 코아팜바이오 창업주 김정태 대표의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됐다. 김정태 대표(약학박사)는 약대 재학 시절 농활을 하다가 치매 환자들을 만났을 당시 오디프스 제형 개발의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당시 환자들은 먹기 불편하다고 알약을 '켁켁'하면서 뱉어냈다"며 "삼키기 힘들다고 가루 형태로 만들면 못 먹는다고 도망가기 일쑤였다. 가족들은 약을 먹어야 낫는다고 울고 불고 하지만 환자들은 약을 먹기 싫다고 버티는 상황이 지속됐다. 이 같은 상황을 경험하면서 제제 연구를 통해서 먹기 편한 약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의 발상은 2012년 '신규한 마이크로그래뉼 제형'이라는 제목의 특허 등록으로 이어졌다. 특허청 등록특허 공보를 살펴보면 김 대표가 오디프스 제형 개발에 천착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특허청은 "본 발명은 물 없이 복용이 가능하며 경구투여시 구강내에서 신속하게 용해되는 마이크로그래뉼 제형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로그래뉼 제형은 포장지내 잔류량의 감소 및 포장지내 분포되는 제형의 함량의 정확한 조절과 아울러 경구투여시 구강내 이물감 및 잔류감이 없다. 구강 내에서 신속하게 붕해 및 용해되는 특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이물감'과 '잔류감'이 없다는 것이 곧 복용편의성이다. 약대생의 시각으로 치매 환자들의 어려움을 관찰하고 수년간 연구에 돌입한 끝에 새로운 제형 특허 등록에 성공한 것이다.

특허청, 오디프스 제형 쓴맛 차폐 효과 뛰어나
특히 특허청은 "본 발명은 기존의 일반적인 산제나 과립제와는 달리 경구투여시 구강내에서 신속하게 붕해하는 경구 투여용 마이크로그래뉼 제형을 제공할 수 있다"며 "쓴 맛을 지닌 약물의 고미 은폐 효과가 뛰어나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의 시선이 꽂히는 대목이 바로 이점이다. OTC 마케팅 전문가(약사)는 "오디프스 제형은 쓴맛을 완벽히 차폐한 새로운 기술"이라며 "기존 산제는 쓴맛이 강해 복용 편의성이 떨어지지만 오디프스 플랫폼은 쓴맛을 잡는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물 없이 복용 가능하고 쓴맛까지 차폐한 기술 덕에 코아팜바이오는 제약사들과 협업으로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해열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중심으로 오디프스 제형을 적용해 다수의 제품을 선보였다.
광동제약, 휴온스, 알리코제약 등 여러 제약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2024년에는 CMG제약의 타이리빈산 등 3개 제품, 2025년에는 휴온스의 아미세타산 등 7개 제품이 오디프스 제형으로 생산됐다.
제약사 ㄱ PM은 "기존 산제 제형은 대부분은 쓴맛을 잡지 못해 복용 편의성이 떨어졌다"며 "코아팜바이오 오디프스 제형은 쓴맛을 차폐한 제품 출시를 원하는 제약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기술적 역량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산제를 쓴맛이 차폐된 형태로 생산 가능한 회사는 국내에서 코아팜바이오가 유일하다"며 "코아팜바이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해결진통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약사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디프스 제형, 오송공장 유동층 과립기 이용
그렇다면 오디프스 제형 생산은 어떻게 이뤄질까. 코아팜바이오 연구개발본부 관계자는 "입자 하나하나 코팅해서 쓴맛이 나는 것을 차폐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오송 공장의 유동층 과립기 하단에서 바람이 나오면 과립이 위로 뜨면서 균질하게 코팅이 이뤄진다. 이때 쓴맛이 차폐된다"고 덧붙였다.
쓴맛 고통·목넘김 불편, 오디프스가 낮춘 복약 장벽
약국가는 최근 코아팜바이오를 주목하고 있다. OTC 마케팅 전문가(약사)는 "액제 형태의 감기약과 해열 진통제는 시중에 많다"며 "하지만 스틱 파우치 포 형태는 쓴맛을 잡기 위해 설탕 등 당류가 들어가고, 안정성 유지를 위해 보존제를 필수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산제 제형도 쓴맛을 차폐하지 못하고 분말이 커서 목 넘김에 불편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오디프스 제형은 물 없이 쉽게 삼킬 수 있으면서 쓴맛까지 차폐한 미세 분말 형태로 복용 편의성 면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상비약으로 최적이고 설탕과 보존제가 없어 건강 지향의 마케팅도 가능하다. 새로운 형태의 제형이기 때문에 노인층, 연하곤란 환자들의 선택권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체 브랜드 승부수, 업계 "새로운 제형 창조 도전" 주목
코아팜바이오는 2019년 오송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2023년 GMP 인증에 성공했다. 제약사들과 협업과정에서 오디프스 플랫폼의 품질을 더욱 올리고 자체 브랜드를 생산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회사는 올해 자체 브랜드 해열 진통제 '톡아세트산500'과 '톡아세트키즈산'을 시장에 선보였다. 톡아세트산500은 정제 복용이 어려운 고령층, 연하곤란 성인 환자, 톡아세트키즈산은 어린이가 타깃이다.
중대형 제약사 OTC 생산본부장은 "코아팜바이오는 그동안 제제 연구에 몰두해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제약사들과 협업을 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자사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약국가에 오디프스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제형을 각인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기존의 정제, 액제, 산제 외에 미세 분말 산제 제형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기 위한 도전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