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요로상피암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 출시 1주년 기자간담
아스텔라스, 심평원 요구 비용효과성 자료 모두 제출
"MFN 이슈에도 국내 급여 심사 계속 지속할 것"

급여 등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요로상피암 '파드셉(성분 엔포투맙 베도틴)+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 1차 병용요법이 재정분담안 선제 제출을 필두로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 문턱을 넘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파드셉 병용요법은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제로 항암화학요법이 사용된 지 약 30년만에 새롭게 등장한 치료 옵션이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요로상피암 치료 항체약물접합체(ADC)는 파드셉이 유일하다.
파드셉 병용요법의 임상적 유용성은 지난 2023년 10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처음 소개된 바 있다. 3상 임상 'EV-302' 연구 결과, 파드셉 병용군은 항암화학요법 병용군 대비 전체 생존 기간 및 무진행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 위험을 약 53%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HR=0.47, 95 CI : 0.38-0.58, P<0.00001), 청중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후 이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는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을 'Category 1' 요법이자, '최우선 권고요법(Preferred regimen)'으로, 유럽종양학회(ESMO)와 유럽비뇨기과학회(EAU) 가이드라인에서도 1차 치료 '선호요법(preferred option)'으로 포함시켰다.
회사 또한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2024년 7월 파드셉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를 신청했지만, 암질심 안건 상정에 실패했다. 이후 회사는 지난 5월 급여 신청안을 재제출했고, 이달 선제적으로 재정분담안 자료를 추가 제출 했다.
만약 오는 9월 3일 개최되는 암질심에서도 상정되지 못한다면, 파드셉 병용요법은 약 1년간 논의조차 되지못한 채 계류되고 있는 것이다.
회사는 이번 재신청과 관련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심평원에 재정분담안을 선제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암질심은 구체적인 약가보다는 해당 약제 또는 요법의 임상적 유용성을 기반으로 급여 기준을 설정한다.
회사가 18일 개최한 파드셉 병용요법 국내 출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백소영 MA(악가) 부서 상무는 "현재 파드셉 1차 병용요법과 더불어 2차 단독요법을 합친 모든 적응증에 대한 급여 심사 자료를 제출한 상태"라며 "특히, 병용요법은 표준요법 대비 생존기간을 2배 이상 개선했고, 장기 추적에서도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심평원에 요구된 모든 자료와 선제적 재정분담안을 제출한 만큼, 속도감 있는 검토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드셉 병용요법은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허가됐지만,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주요 11개 국가에서 보험급여 등재돼 사용되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 국내에서는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초부터 파드셉 병용요법을 사용 중인 미국의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요법 실사용데이터(RWD) 통계를 보면(US Flatiron Health Data), 2024년 전체 환자군에 대한 적응증 확대 이후 사용률은 50%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최근 미국의 의약품 약가 최혜국 대우(MFN)로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의약품 급여 등재가 경직돼 있는 상황에서도, 파드셉 병용요법의 급여 등재를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준일 한국아스텔라스제약 대표는 "MFN 관련 이슈로 미국 시장에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들이 한국 약가를 받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서의 매출이 50% 가까이 차지하는 아스텔라스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럼에도 한국지사는 본사와 국내 급여 심사를 계속 지속할 것으로 논의를 마쳤다. 신약 간 병용요법이라는 어려운 숙제지만, 우리가 총대를 메고 급여 첫 케이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계에서도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 옵션의 신속한 급여 등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대목동병원 종양내과 조정민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수십년 간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이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유일한 1차 표준치료 옵션이었다. 기대 여명은 약 1년에 불과했고, 반응지속기간도 6~7개월 수준이었다"며 "파드셉 병용요법은 EV-302 연구에서 시스플라틴 포함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과 간, 뼈 전이 등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들까지 포함돼 있으면서도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면서 새로운 표준요법으로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재발 후 치료를 이어갈수록 환자의 수는 점점 적어지는데,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 3명 중 1명은 1차 치료가 마지막일 수 있어 효과적인 조기 치료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최근 5년간 요로상피암 1차 치료제로 급여 등재된 약제는 0건이다. 약 20개 요법이 급여된 폐암과는 확연한 차이가 나는 소외암"이라고 토로했다.
또 "대부분 노령 환자들인 관계로 자녀들과 함께 내원하는데, 치료에 앞서 비용문제와 실비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의료진의 마음도 편치 않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치료 옵션을 환자들이 치료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신속한 급여 등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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