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박인술 "올해는 반드시 사업 본궤도 올리겠다"
'와신상담' 대약 당선인 권영희, 사업 저지 위해 '전력투구'

'화상투약기 도입'을 둘러싼 전쟁이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화상투약기 제조업체는 올해에는 반드시 사업을 연착륙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권영희 집행부'를 중심으로 화상투약기 도입 저지를 위해 총력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 인근에 설치된 화상투약기. 사진=최선재 기자
서울 인근에 설치된 화상투약기. 사진=최선재 기자

21일 히트뉴스 취재진이 화상 투약기 운영 약국을 찾았더니 작년 8월 방문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이, 먼지가 쌓이고 작동이 멈춘 모습이었다.

가장 위쪽에 '화삭투약기'란 글자가 보였지만 '나오는 곳'과 '반납함' 하단에서는 먼지가 가득했다. 

스크린도 꺼진 채로 블랙 아웃 상태였다. 검정 화면 밖에 보이지 않아, 행인 누구도 화상투약기를 주목하지 않고 있었다. 

흡사 '꽉' 막혀버린 화상투약기의 현실을 투영하는 모습이었다. 

화상투약기 시연 영상. 사진= 쓰리알코리아 홈페이지
화상투약기 시연 영상. 사진= 쓰리알코리아 홈페이지

화상투약기는 환자가 약국 운영 시간 외(심야 시간대)에 약국 설치된 화면을 통해 약사와 원격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일반약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약효군의 대상은 ①해열·진통·소염제 ②진경제 ③안과용제 ④항히스타민제 ⑤진해거담제 ⑥정장제 ⑦하제 ⑧제산제 ⑨진토제 ⑩화농성 질환용제 ⑪진통·진양·수렴·소염제이다.

화상투약기는 약 13년 전에 개발됐지만 대한약사회의 반대와 약사법 위반 우려로 시장 진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2022년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규제 샌드박스 특별법에 따라 임시허가 및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화상투약기의 빗장이 풀린 것이다. 

이듬해 3월 서울, 경기, 인천지역 등 수도권 7개 약국을 중심으로 1단계 사업이 시작됐다. 시범 사업을 마치고 2단계 사업을 시작으로 600개 이상 확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약 2년이 흐른 지금, 화상투약기 설치 약국은 단 10개다. 2단계로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화상투약기 제조업체 '쓰리알코리아'는 2단계 사업에 앞서 11개 약효군외에 건위소화제 등 품목 확대와 한약사 개설 약국도 화상투약기 설치가 가능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불수용 통보를 내렸다. 

약사 출신 박인술 쓰리알코리아 대표는 "주무부처인 과기부는 품목확대에 동의했지만 복지부가 대한약사회의 반대 여론에 신경을 쓴 탓에 품목 확대가 무산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단계 사업도 지지부진한 이유"라며 "하지만 이번달에 실증기한 연장 신청을 해서 화상투약기 설치와 품목확대를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증특례 사업은 관련 규제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2년의 기한이 자동 연장된다.  

박 대표는 "복지부나 약사회 반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향후 2년 동안 화상투약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전력투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 당선자의 기자회견 모습= 전문언론 출입기자단 제공 
권 당선자의 기자회견 모습= 전문언론 출입기자단 제공 

그러나 약사 사회는 화상투약기 도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찬휘-김대업-최광훈 역대 대한약사회 회장과 집행부는 수년 동안 대규모 반대 시위도 불사하면서 반발해왔다.

특히 최광훈 회장은 '의약품 배송 및 화상투약기 저지 결의' 대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당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권영희 서울시약사회 회장이었다는 점이다. 권 회장은 당시 "회원들이 적극 나섰지만 약 자판기 실증사업이 조건부로 승인됐다"며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비대위원장직을 던졌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으로 다시 돌아왔다. 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화상투약기 도입 반대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박 대표는 "약사회는 10년 전부터 반대했고 한 번도 입장이 변한 적이 없다"며 "그런 상황을 뚫고 뚜벅뚜벅 걸어왔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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