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유승래 동덕여대 약학대학 교수가 진행한 '신약의 치료군별 약품비 지출 현황 분석' 연구 결과에서 최근 6년간 국내 건강보험 재정의 총 약품비 대비 신약의 지출 비중은 13.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KRPIA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등재된 신약을 대상으로, 최근 6년(2017~2022년) 동안 정부가 시행한 제도개선이 반영된 재정 분석을 살피기 위해 진행됐다. 주요 사망원인 질환 등 질병 부담 상황을 파악하고, 치료군 단위의 약품비 분석을 통해 질병 부담이 높은 치료군의 국내외 신약 지출 현황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국내 총 약품비 대비 신약의 지출 비중은 13.5%로, A8 국가 평균인 38%와 OECD 국가 평균인 33.9%의 절반 이하 수준에 그쳤다. 특히 2017년부터 2022년까지 A8 국가 평균과 격차가 벌어져 2022년에는 3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약 약품비 지출액 절대 규모는 인구 및 1인당 GDP 규모가 유사한 A8 국가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의 15~25%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국가별 사망·장애 원인 질환 등 질병·상해·위험요인을 계량화한 지표를 비교했을 때 질병 부담 상위 질환군 중 심혈관계 신약 지출 비용은 2.4%로, OECD 평균 20.2%보다 17.8%p 낮았고, 신경계 질환은 26.1%p, 36.3%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경제성평가 면제 및 진료상 필수약제로 등재된 신약의 수는 전체 신약 중 11.6%에 불과했다며, 중증·고액 진료비 질환의 보장률은 감소한 점도 지적했다.

유승래 동덕여대 교수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도입 이후 총 진료비 내 약품비 비중을 24% 수준으로 목표 수치를 관리했지만, 총 약품비 내 신약의 적정 지출에 대한 구체적 목표나 방향 설정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재정적 관점에서 주요 국가들과 신약 지출 비중의 격차를 감안해 환자 질병 부담이 큰 질환은 혁신신약의 급여화를 포함한 치료 보장성 강화 우선순위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신 KRPIA 부회장은 "국내 건강보험 재정 약품비에서 신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외에 비해 여전히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으로, 국내 환자들이 적절한 신약 치료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환자들이 건강보험을 통해 혁신 신약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경제성평가 개선, 경제성평가 면제제도 및 위험분담제도 확대 등 실질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