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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연구·전략적 투자 유치'로 기업 성장 도모해야

미국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 리커전)가 이달 초 영국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기업 엑센시아(Exscientia)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힌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례와 별개로 AI 신약 개발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이뤄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 신약 개발 기업 리커전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엑센시아를 6억8800만달러(약 9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13년 설립된 리커전은 지난해 5월 캐나다 AI 신약 개발 기업 사이클리카(Cyclica)를 인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리커전의 엑센시아 합병은 예외적인 사례이며 향후 AI 신약 개발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이 활발히 이뤄지기보다는 선택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독자적인 데이터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AI 신약 개발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인수합병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AI 신약 개발 기업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들은 AI 플랫폼 만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취하지 않는다"며 "다만 독자적인 데이터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은 빅파마의 인수합병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리커전-엑센시아 합병은 나스닥 상장사 간 M&A 이벤트였다. 대다수의 비상장 AI 신약 개발 기업들 간 M&A 발생 확률은 희박하다"며 "빅파마들도 여러 AI 신약 개발 기업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대비 기업 인수가 메리트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신약 개발 기업 간 M&A를 표현한 이미지 / 출처=챗GPT
AI 신약 개발 기업 간 M&A를 표현한 이미지 / 출처=챗GPT

한편 국내에서는 닥터노아바이오텍, 온코크로스, 노보렉스, 스탠다임, 아론티어 등 벤처들이 AI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번 글로벌 AI 신약 개발 기업 간 인수합병은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업적 성과가 뚜렷한 기업이 인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유에서다.

AI 도구는 신약 개발에 있어 특히 초기 물질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는 만큼, 얼마나 더 가치있는 물질로 개발할 수 있는 지에 관한 자체 역량 및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 만약 이 같은 사업 전략을 구축하지 못한 기업들은 롱런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AI 신약 개발 기업들이 동종 업계 경쟁사 또는 국내 제약사로부터 인수되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이 공동 연구 및 전략적 투자(SI) 유치를 통해 회사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최근 아론티어가 HLB그룹에서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는데, 양사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가까운 시일 내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들의 M&A 가능성이 낮은 만큼, 확실한 사업적 성과를 만들어 '펀더멘털(Fundamental·기초체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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