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인터내셔널 현장 이모저모…빅파마 BD들로 북적북적
미국 NIH·국방부 기술이전 프로젝트도 주목할 만해

[미국 샌디에이고=박성수 기자] 바이오 인터내셔널(BIO INTERNATIONAL 2024ㆍBIO USA) 1일차입니다. 그 전 날 전해져 온 지놈앤컴퍼니의 'GENA-111' 라이선스 아웃(L/O) 소식을 시작으로 즐겁게 현장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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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인터내셔널은 1일차에 한해 오후 12시에 개막합니다. 그래서 각국에서 날아온 실무진들은 그 전에 현장에서 등록을 진행하거나 별도의 라운지에서 바로 일을 시작합니다. 개막도 전에 따로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 중인 듯한 모습들도 종종 포착됩니다.

바이오 인터내셔널 행사장 입구 전경 / 영상=박성수 기자
바이오 인터내셔널 행사장 입구 전경 / 영상=박성수 기자

이 행사의 장점은 빅파마 사업개발팀(BD) 총괄급 인사들과 미국 정부기관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게임 속 NPC마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냥 말만 걸면 다 대답해주는 세상이죠. 기자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행사장 입장을 기다리며 멀뚱멀뚱 서 있는 사람들의 이름표를 눈으로 스캔하고는, 가서 말을 걸어봤습니다. 시오노기(Shionogi), 테바(Teva),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사업개발 고위 관계자들이 반갑게 인사를 받아줬습니다. 사진 촬영과 실명 공개를 허락해준 건 시오노기의 마사아키 사사오카 시니어 매니저(Senior Manager)뿐이었지만요. 그래도 한 분은 건졌습니다.

마사아키 사사오카 시니어 매니저. / 사진=박성수 기자
마사아키 사사오카 시니어 매니저. / 사진=박성수 기자

마사아키 사사오카 매니저에 따르면, 시오노기는 화합물(Small molecule) 신약을 찾는 중입니다. 그 중에서도 중추신경계(CNS) 질환과 전염성 질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중추신경계 질환 중에서도 삶의 질(QoLㆍQuality of Life)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청각 상실ㆍ불안장애ㆍ치매에 대한 치료제를 라이선스 인(License inㆍL/I)하려 합니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임상 1상 이하 개발 단계를 거치는 중인 약물만 사 가겠다고 하는군요. 최근 넥스아이의 전임상 단계 항암제를 사간 오노약품(Ono Pharmaceutical)의 전략과 유사합니다.

테바 또한 중추신경계 화합물 신약을 찾는 중입니다. BD 총괄 매니저에 따르면, 2005년에 자체 파킨슨병 치료제 '아질렉트(AZILECT)'를 출시한 이래로 계속해서 중추신경계 신약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벌써 한국 기업 3군데와 파트너링 미팅이 잡혀 있다는 귀띔도 들었는데요. 아무렇지 않게 '어느 회사죠?'라고 묻자 '좋은 시도네요'라며 웃어 보였습니다. 이들은 최소 임상 1상은 마친 후보물질을 찾고 있습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상당히 특이한 목표를 가지고 이번 행사에 왔습니다. 동물 의약품 후보물질을 탐색하러 왔다고 하는군요. 베링거인겔하임 BD팀 3인에 따르면, 동물 보험 상품이 아직은 없는 한국과 달리, 미국과 유럽에는 동물 보험이 출시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비싼 동물 신약에 돈을 지불할 수 있는 구매자들이 생겨, 꽤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됐다고 합니다. 

이들은 개와 고양이의 당뇨병ㆍ아토피 피부염ㆍ기생충 감염에 대한 신약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 신약 중에서도 이미 인간용으로 개발 중인 물질이라면 더 환영이라고 합니다. 개발 단계는 딱히 상관이 없어서, 동물 실험 1상~3상 중 어디에 위치한 물질이던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휴게공간 전경. 행사 시작 전부터 미팅이 일부 진행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영상=박성수 기자
휴게공간 전경. 행사 시작 전부터 미팅이 일부 진행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영상=박성수 기자

동물 신약도 임상 3상까지 있다는 게 신기해 더 물어보니, 제약사 입장에선 3상까지 실험을 해도 '가성비'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분야가 동물 의약품이라 합니다. 인간 임상에 비해 훨씬 낮은 비용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약값은 상당히 비싸게 책정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도 몇몇 기업이 동물 의약품을 하고 있지 않느냐'며 도리어 기자에게 묻더군요. 

그래서 우루사 이야기를 잠깐 하면서 '기자들끼리는 동물용 우루사를 멍루사라고 부른다'고 농을 치고 왔습니다. 진짜 웃겨서 웃어준 건지는 몰라도 다들 박장대소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먹히는 K-아재개그를 하나 개발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선 파트너링 미팅 중에 꼭 멍루사 이야기로 어색한 웃음꽃을 피우시길 바랍니다. 

행사장 안에 들어가서는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ㆍNIH)과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ㆍDoD)의 부스로 직행했습니다. 이들도 상당히 흥미로운 목표를 가지고 이번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미국 연구기관이 개발한 신약 물질을 합리적인 값에 라이선스 아웃해준다 합니다.

타라 L. 커비 NIH 기술이전국 국장(사진 왼쪽)과 제니퍼 L. 다이어 팀장이 히트뉴스와 즉석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타라 L. 커비 NIH 기술이전국 국장(사진 왼쪽)과 제니퍼 L. 다이어 팀장이 히트뉴스와 즉석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마침 현장에는 NIH 기술이전국(Office of Technology Transfer) 국장이 나와 있었습니다. 타라 L. 커비(Tara L. Kirby) 국장에 따르면, NIH는 지난 1980년대부터 내부 연구인력이 발굴한 신약 물질을 외부에 이전시켜오고 있었다 합니다. 최근의 사례를 예로 들면, 코로나19 백신의 물질 구조에 대한 기술이 본래 NIH에서 개발된 것이었죠.

NIH는 라이선싱에 있어 큰 수익을 바라지 않으며, 오직 좋은 기술이 시장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기업이 NIH의 기술을 도입할 때, 간접비용(Overhead charge) 없이 계약금ㆍ마일스톤ㆍ로열티로만 라이선싱 계약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회사 지분을 요구하는 일도 일절 없다는 게 커비 국장의 설명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한국 기업들에 있어 '가성비' 좋은 후보물질 도입 전략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커비 국장에게 한국 기업이 연관된 사례를 물어보니, 셀트리온이 관련 논의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다른 기업들도 더 있는 것으로 알지만, '관리하는 물질이 너무 많아 다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군요. 

데이비드 험프리 미국 국방부 기술이전국 매니저
데이비드 험프리 미국 국방부 기술이전국 매니저

미 국방부 부스에서도 유사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데이비드 험프리(David Humphrey) 라이선싱 매니저(Licensing Officer)는 이미 한국에 꽤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이 우방국에 빠르게 도달하길 원합니다. 그래서 한국과 같은 동맹이 미국의 기술을 저렴한 값에 가져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한국 내에서 특허를 등록하는 비용을 미 국방부가 지원해주는 정책은 이미 실행 중이라는 게 험프리 매니저의 설명입니다.

심지어 미 국방부는 타국의 기업에 라이선스 아웃해 준 기술을 도로 사오기도 합니다. 아직 한국에선 그런 케이스가 나오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정확한 절차에 대한 정보는 추가적인 취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바이오 인터내셔널 1일차 취재는 미국 국방부 부스에서 마무리합니다. 2일차에는 한국 기업들의 활동을 한 데 묶어서 다뤄보려 합니다. 내일자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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