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배경은 15대 KRPIA 회장

사노피코리아 대표, 호주와 뉴질랜드 사노피 총괄 그리고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까지, 몸은 하나인데 맡은 역할은 여러개다. 그만큼 눈 코뜰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배경은 제15대 KRPIA 회장을 만났다. "일 복이 많은 시기여서 체력관리를 잘해야겠다"고 담담히 말하는 그에게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배 회장은 "KRPIA 미션은 글로벌 제약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일치하기 때문에 협회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올해 그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RPIA 지향점과 2차 건보계획 등 정책, 공통점 많아
관건은 '실효성'
배 회장은 정부가 올해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중 신약 가치인정이라는 문구가 처음으로 들어갔다며 신약의 혁신성 및 가치인정, 중증 환자의 보장성 강화 등 토대가 만들어진 것 같아 좋은 출발, 고무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구체적 방안이 나와야 실질적으로 환자들에게 신약이 신속하게 공급되고, R&D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실제 국내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도를 시범사업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심사기간을 단축시키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등을 광범위한 관점에서 면밀하게 봐야 해요. 도입이 시급한 약들에 대해서는 좀 더 넓은 관점을 갖고 신속등재 등의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제약사들의 동기부여는 신약 가치를 인정받을 때 나오고, 이로부터 수익을 창출해 R&D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ICER 가치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등 약가정책이 많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약 가치반영'은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세트처럼 묶여다니는 의제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정부는 사후관리 강화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
"사후관리는 전체 보험 재정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일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국내 사후관리 시스템은 통합되지 않고, 너무나 세분화돼 있어 이로 인한 중복적 약가인하가 자주 일어나는 실정이에요. 중복적인 부분은 탈피해야 해요. 경증질환 치료 대비 중증질환 치료에 건보 보장을 강화하는 등 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해 시스템을 운영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약가인하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우려도 있어요. 또 국내 신속한 신약 등재에 대한 제도 및 정책적 개선 없이 사후관리 강화는 결국 또 다른 신약 접근성을 저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약품비 비중에서 신약 차지하는 비율 낮아
KRPIA는 작년부터 약품비 비중에서 신약이 차지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제네릭 기반인 한국의 제약산업에서 글로벌제약사들이 꺼내기는 예민한 문제다.
"외국에 가서 경험해 보면 의약품 비중 시스템이 전혀 달라요. 특히 전체 의약품 비중 중 신약이 차치하는 부분에 대해 작년 데이터를 발표했을 때도 생각보다 신약 비율이 적다는 사실을 의외라고 보는 시각도 많았습니다. 결국 혁신형 제약기업이나 국내기업이 신약개발을 하게 독려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평면제 및 ICER 가치 등 모든 게 연결돼 있어 KRPIA는 기회가 있을 때 정부에 말씀드릴 예정이에요. 정책결정은 정부가 하는 것이고, (정부가) 바라보지 않았던 이슈를 바라보게 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게 하는 것이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종근당, 유한양행 등 내수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비전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 나오면서 신약의 가치 인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였다는 것이 배 회장의 판단이다. 때문에 제도적 견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을 바라봤을 때 한국이 최초 허가 국가라고 하면 그 약값이 레퍼런스가 되는 건데, 재정 지출이나 신약 혁신보상이 미비하다면 전부 막히게 되는 구조입니다. 국내기업에서 R&D 투자하는 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같은 의견이에요. 신약의 가치인정 등은 국내 기업이 외국으로 진출할 때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생각하는 게 다르지 않습니다. 신약의 미래 가치를 바라봐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견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약업계 30년, R&D와 윤리경영에서 변화 체감
배 회장은 1994년 노바티스에 입사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트렌드 관련해서 많이 달라진 부분은 제네릭 일변도에서 신약개발에 대해 국내 회사들이 R&D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국내사가 첫 글로벌계약을 맺은 게 한미약품 면역억제제 제네릭 개발 성공이었어요. 그 뒤로 신약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성과도 많이 나고 있습니다. 바이오텍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활동하는 게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윤리경영과 R&D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KRPIA는 매년 제약바이오 협회와 함께 국내외 제약사들을 초청해서 윤리경영 아카데미를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습니다. 윤리경영 또한 환자 건강을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에요. 아직까지 스펙트럼이 있긴 하지만, 정부의 지출보고서라던가 투명성 노력 등이 일관적으로 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R&D 전문가 등 외부 자문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유수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부터 투자자들, 환자단체 등 많은 자문을 받습니다. 요새 트렌드는 환자 자문단을 만들어서 어떻게 임상시험 디자인 할지 많은 논의를 진행합니다. 현재 엔드유저인 환자의 의견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