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에 찍고, 대체조제 매뉴얼에 광고까지
'당장 끌어낼 순 없다, 하지만 길은 열겠다'

올해부터 TF를 가동하고 성분명 처방을 끌어내기 위한 서울시약사회의 '돌격대' 전략은 성공할 것인가. 약사와 환자의 인식을 바꿔 향후 '대의'를 이루겠다는 것인데 흐름을 바꾸려는 이들의 분투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주목된다.

서울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월부터 운영중인 성분명처방 추진TF 활동 내역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성분명처방 추진TF는 지난 1월 30일 시작돼 3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구로 대체조제활성화팀, 홍보팀, 대관업무팀, 법제도정비/자료팀 등 총 4개 팀을 통해 성분명 처방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향후 관련 정책 기구인 약료정책연구회 발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운영된다.

먼저 TF는 최근 약국에서 사용하는 전산작업 약봉투에 성분명 처방의 정의와 이를 통한 환자 편의성을 알리는 내용을 인쇄중으로 곧 회원약국에 이를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재고의약품이 상품명 처방에 의한 부산품이며 건보재정 낭비 요인이라는  주장의 근거를 얻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국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혹은 기관 등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3월까지 진행되는 설문조사는 7일 기준 약 700여 명이 참여했다.

김민석, 남인순, 서영석, 서정숙, 신현영, 최영희 국회의원 등을 비롯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와 간담회를 진행하며 성분명 처방의 당위성을 알리는 한편 지난해 진행했던 성분명 대국민 홍보 라디오 광고를 타 시간대로 옮겨 올해 내내 진행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상품명 처방으로 나오는 주요 약국 조제 품목 50개를 선정해 동일성분 조제 즉 대체조제가 가능함을 알리는 등 성분명 처방을 위한 움직임을 강하게 펴고 있다고 서울시약사회는 전했다.

권영희 회장.
권영희 회장.

권영희 회장은 "성분명 처방의 경우 실제로 제도화 등 과정이 필요하다. 다만 현재 처방 역시 성분명 처방이 아닌 상품명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약국가가 동일성분 조제를 통해 이 제품과 다른 제품이 같은 성분임을 인식시키고 현행법령상 가능한 대체조제를 통해 약국가와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 약국가에서는 대체조제의 정확한 원칙을 몰라 동일 성분을 조제할 수 없는 상황을 빚고 있다는 것이 약사회의 진단이다. 예를들어 아세클로페낙 A제품이 처방으로 30정 나왔는데 재고가 20정밖에 없다면 20정은 A제품으로 주되 동일성분인 B제품으로 10정을 함께 분할 조제해도 보험에 청구할 수 있지만 이를 모르는 약사가 많다는 것이다.

또 동일성분 조제 후 사후통보만 하면 되는데도 병원에 일일이 전화를 해서 확인하는 등의 불필요한 과정은 결국 성분명 처방으로 가는 과정에서 짚어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울시약사회 측은 당장 3개월간 활동으로 성분명 처방 자체를 끌어낼 수는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이를 시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은 충분히 시행가능하가고 평가했다.

서울시약사회 유성호 부회장은 "성분명 처방이 필요하다는 여론 형성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국회 등에서도 성분명 처방이 귀에 익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끝까지 성분명 처방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의 문제에서는 고민이 있지만 (TF를 통해) 적어도 동일성분으로 조제하는 것은 문제가 없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성분명 처방은 지난해부터 서울시약사회가 끊임없이 주장해 오던 의제다. 하지만 그동안 이 과정이 난관에 부딪혀 왔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라디오 광고의 경우 지난해 12월 첫 전파를 타면서 의료계에서는 반발하며 '병원 앞에 약포장기를 가져다 놓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거센 반발을 불렀다.

더욱이 일부 의사단체에서는 서울시약사회를 고소하는 등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은 바 있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노력이 과연 얼마나 결실을 맺을 지 여부다. 실제 지난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성분명 처방이 지역약사회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담론인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진 바 있다.

무엇보다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현재 해당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비대면 진료와 반품 등의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성분명 처방 자체는 조금 뒤로 밀린 상태다.

그럼에도 지역약사회가 이같은 사안에 나서는 데는 결국 먼저 나서는 지부를 통해 향후 타 기관이 추진력을 얻도록 하는 돌격대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약사회의 설명이다.

유성호 부회장은 "서울시약사회가 (특정 정책에서) 결론을 얻을 수 있는 지부는 아니다. 대한약사회가 그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가 투쟁을 돌격대같이 하면 그 결과를 가지도 대한약사회가 할 수 있도록 하는게 맞다고 본다. 대한약사회 차원의 보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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