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쉼표
수중 사진가 대전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조진생 교수

'취미가 있으신가요'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독립해 시간을 흘려 보내다 보면 더욱 그렇다. 주변에서 종종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이들을 본다. <끝까지 HIT>가 만난 대전을지대병원 조진생 교수(이비인후과)는 20여년간 다이빙과 수중촬영을 취미로 즐겨왔다. 그 매력이 궁금했다.
1999년 외국의 한 섬에서 다이빙 강사를 따라 처음으로 물속에 들어간 것이 조진생 교수가 우연히 만난 취미생활의 첫 발이었다. 곧바로 스쿠버다이빙에 입문하게 됐다.
"물속에서 숨을 쉰다는 게 제일 신기했어요. 호흡을 하면서 다닐 수 있다는 것이 다음 매력이었죠."
그렇게 시작된 스쿠버다이빙을 조 교수는 지금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수중 촬영까지 한 것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스쿠버다이빙에 취미가 생겨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한계를 느끼는데 그때 마다 조금씩 다른, 추가적인 취미를 곁들이게 됩니다."
물속 구경이 싫증날 때 즈음 나타나는 사람들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라 한다. 물속 환경을 소재로 사진을 찍거나 후배 다이버들을 육성하는 일, 끝으로 테크니컬 다이빙에 도전하게 된다. 테크니컬 다이빙은 100m까지 내려가는 대심도 다이빙, 동굴탐사, 침몰한 배에 접근하는 침선탐사 등 다양하다.
조 교수는 다이빙 입문 2년차인 2002년경 처음으로 선택지 중 하나인 카메라를 잡았다. 수중 촬영이란 거친 물속 환경에서 자신의 눈에 들어온 시각적 이미지를 빛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기록하고 창작하는 것은 정말 매력 있고 도전해볼 만한 예술 장르라고 그는 추켜 세웠다.
"물속에서 카메라 뷰파인더를 보고 셔터를 누르면 스트로브(strobe, 조명)가 탁 터져요. 정말 어떤 잡념도 끼어들지 않아요. 피사체와 오로지 나만 존재합니다."

강사 모드로 변신한 조 교수는 기자에게 수중 사진 쇼츠를 펼쳐 보인다. 수중 사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육상 사진과 차이를 알아야 한다는 것. 수심 8m에서 빨간색은 약간 고동색 계통으로 보이게 된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빨간색 계통의 빛은 물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수중 전용 스트로브를 비춰야 원래 색이 되살아 난다. 빛을 담아내는 범위가 좁은 수중 스트로보 촬영은 모두 1m 이하 거리에서 시도해야 이미지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다.
"수중에서 찍은 예술 사진은 일반 사진과 달라요. 그래서 그 가치를 일반인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가 무척 어려워요. 그런 점에서 아쉽기도 하지만 내 나름대로 원하는 작품을 추구하고 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 수중 촬영을 '그들만의 리그'라 부르는 이유를 조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도전의 폭을 넓혀가던 그는 멕시코 칸쿤(Cancun) 시노테(Cenote) 수중 동굴을 탐사하는 테크니컬 다이빙을 경험하기도 했다.
수중 다이빙에 딱 맞는 사람이 있을까? 조 교수는 "만남을 즐기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이빙은 혼자 할 수 없고 누군가와 꼭 함께해야 하는 버디 시스템(Buddy System)으로 진행되기 떄문이다.
"다이빙은 항상 팀으로 활동해요. 그래서 평생 친구를 만들 확률이 높아요. 한 번 다이빙을 같이 하면 평생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거든요. 물속에서 생명을 나누고 지켜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사람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이빙이 딱 입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조 교수는 해외 워크숍을 열어 수중 촬영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교육해 왔다. 다이빙 명소인 필리핀 아닐라오(Anilao) 바탕가스(Batangas)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강의도 하고 현장에서 찍은 각자의 작품을 공유하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비인후과는 잠수와 관련이 많은 진료 과목인 점도 그에게는 인연처럼 다가온다. "어디 말로 표현이 되나요? 들어가 봐야 알지." 다이빙, 수중 촬영에 대한 그의 추천은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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