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에 김진표, 간사에 기동민·김승희·김광수 선임

"나는 이 특위 활동이 국민에게 실제로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2일 오전 10시 국회 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기동민 의원이 한 말이다. 기 의원은 코로나19 조기종결을 위한 특위 활동이 여야간 정쟁으로 번지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며 "국민이 국회 특위 활동을 기대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달 26일 국회 코로나19 특위가 발족된 이래 마련된 첫 회의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김진표 의장을 위원장으로 포함한 여야 동수 18명으로 특위를 구성하고 △기동민 의원을 더불어민주당 간사·김승희 의원을 미래통합당 간사·김광수 의원을 민주통합의원모임 간사로 선출해 5월 29일까지 활동하기로 했다.
회의 초반에는 다소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는데, 회의 후반부에 여야간 대립이 가시화됐다. 정부의 조속한 방역 대책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자고 주장한 야당 의원들의 주장이 정쟁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기 의원은 간사로 선출된 직후 '막내급으로 심부름을 잘하라고 시켜놓은 자리니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했지만, "각자의 주장·근거를 좁히는게 특위 활동인데, 오늘도 각 정당 주장만 반복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문제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후반부에 목소리를 높였다.
기 의원은 "지금 상황이 매우 엄중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질병관리본부장 상황도 고려해 업무보고를 최소화했다. (야당 의원들이) 3일간 업무보고를 받자면서 이제는 청와대 업무보고까지 받자고 한다. 내친김에 검찰청 업무보고까지 받자. 다 하자"며 "각자의 주장·근거를 좁히는게 특위 활동인데, 오늘도 각 정당 주장만 반복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문제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박대출 의원은 "국민을 불안에 몰아넣도록 정쟁하거나 선도하자는 이는 지금 아무도 없다. 정확한 진단을 찾기 위한 우리 인식을 그렇게 폄하하고 몰아버리면 안 된다"고 반박했고, 미래통합당 백승주 의원도 "이 특위가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제안을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정파적·당리당략적이라고 폄훼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기 의원은 "의원들의 말을 폄훼하거나 다른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이 아니다. 특정인을 지적한 적도, 그럴 의도·의사도 전혀 없다. (야당에서) 주장을 줬으니 여야간 충분히 협의해보겠다"면서도 "특위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몫"이라고 말을 흐렸다.

한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위원장으로 선출된 직후 "20대 국회는 심각한 민생 문제까지도 정쟁 대상으로 삼아왔다는 국민 비판을 받았다. 온 국민이 사투를 벌이는 이 시기에 우리 특위만이라도 방역당국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운영하자"며 "전 국민 (감염 관리) 동참을 위해서는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 비록 총선이 임박했지만 집회를 전면 금지하고 대면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런 결의를 다지기 위해 우리 특위 위원들이 적은 금액이라도 성금을 모아서 대구에 전달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또 이런 노력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드면 민생 경제 회복 대책과 근본적 감염 대책 수립·제도 정비를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김순례 의원은 약사 출신으로서 일선 약국가에 공급되는 공적마스크 양이 충분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보급 양이 너무 생색낼 정도만큼만 오고 있어, 마스크를 사려고 줄 선 이들의 집단 감염까지 우려될 정도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회 코로나19 특위에 3일 정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세 가지 과제도 제안했다. △첫째 날에는 보건복지부·국립중앙의료원 중앙임상위원회·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병상 확보·방역체계에 대한 정확한 임상소견·대처방안 △둘째 날에는 교육부와 방학·개학 시기를 맞이해 보육 어린이집에 대한 대책 △셋째 날에는 기획재정부·외교부 등과 입국·출국 제한에 대한 대안·조치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간이진단키트에 대한 식약처의 긴급사용 승인·허가도 당부했다. 앞서 다중 면역진단용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피씨엘은 집·진료현장에서 손쉽게 코로나19 감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항원·항체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항원 진단키트는 콧물·가래, 항체 진단키트는 혈액을 통해 단 10분 만에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심사평가연구소장으로 일하다가 최근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한 허윤정 의원도 특위 활동을 두 가지 방향으로 제안했다.
허 의원은 "신종플루·메르스 사태 이후 수많은 법률 개정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새롭게 생기는 제도·대안과 입법부 법률 개정 등을 특위에서 다룰건지 상임위에서 다룰건지 필요하며, 제도를 다룰 수 있는 특위도 마련했으면 한다. 또, 쟁점 사안을 어떤 방식으로 논의할지 간사간 협의를 통해 진행을 방식을 결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