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전전두엽 기능 저하와 신경전달물질 조절 이상 원인
학계, ADHD 치료 보완 옵션으로 은행잎 추출물 연구 지속
의약품은 하나의 질환에 국한돼 사용되지만, 이면의 핵심 작용 기전을 통해 다양한 증상에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알아야 약'은 특정 질병명에만 갇혀있던 의약품의 숨겨진 가치를 재발견하고, 복잡한 생화학적 원리가 우리 몸의 여러 불편 증상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개선하는지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섹션입니다. 국내에 허가된 다채로운 성분 제제들의 '진짜 얼굴'을 마주함으로써, 독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최적의 약물 치료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되고자 합니다.
1) 은행잎 추출물(은행엽건조엑스)
① 혈액순환 막히면 기억 흐려져… '은행잎 추출물' 주목
② 혈관과 '은행잎'의 역할
③ 발기부전, '혈관 건강'도 함께 잡아야
④ 혈류 영향 받는 ADHD, '은행잎 추출물' 가능성 확인

혈액순환과 인지 기능 개선제로 알려진 은행잎 추출물(Ginkgo biloba)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대상으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활용 가능성이 더욱 넓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ADHD는 주로 아동기에 나타나기 시작해 성인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신경발달질환으로 △주의력 결핍(Inattention) △과잉행동(Hyperactivity) △충동성(Impulsivity) 등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이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약 5~8%의 아동에게 나타날 정도로 흔한데 국내에서도 유사한 빈도를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2022년 발표한 '국민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약 13%, 중·고등학생의 약 7%가 ADHD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급에 20명의 학생이 존재한다면 약 1~2명은 ADHD를 겪고 있다는 뜻이다.
아동은 성인에 비해 집중력 유지와 과잉행동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거나 가만히 있지 못하고, 화를 내는 등 충동적인 행동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업 수행과 또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곧 아동의 낮은 자존감과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아동이 성장함에 따라 점차 감소할 수 있으나 집중력 저하와 충동성은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ADHD 아동 환자의 약 50%가 청소년기와 성인까지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사회 생활에 있어 조직력 저하와 생산성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DHD의 발병 원인은 전전두엽 기능 저하와 함께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의 조절 이상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은 계획·집중·충동 억제와 같은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이 기능이 저하되면 주의 집중이 어려워지고 충동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과정에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파민은 동기와 보상 기반 행동 조절에, 노르에피네프린은 주의 집중과 각성 상태 유지에 관여한다.
ADHD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와 행동치료가 병행된다. 이 중 약물치료의 경우 중추신경자극제(Stimulants)와 그렇지 않은 비자극제(Non-stimulants)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중추신경자극제인 메틸페니데이트, 아토목세틴, 클로니딘 등 성분이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이 치료제들은 다수 ADHD 환자에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이지만 식욕 저하나 불면, 틱 악화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장기 투약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혈액순환 개선제 은행잎 추출물, 신경 기능 조절 역할 확인
ADHD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옵션으로 연구되고 있는 성분으로는 은행잎 추출물(성분 은행잎건조엑스)이 있다. 이 성분은 현재 말초순환장애와 이명, 그리고 치매성 증상이 동반되는 기질성 뇌기능장애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런 특성에 맞춰 연구자들은 그동안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분야에서 은행잎 추출물의 효과를 연구해왔다.
학계에서는 최근 은행잎 추출물이 전전두엽 기능 저하와 신경전달물질 불균형과 관련된 ADHD에서도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잎 추출물은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배당체와 테르펜 락톤(terpene lactones)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식물성 의약품이다. 이 성분은 혈소판 응집 억제와 미세혈류 개선을 통해 뇌로의 혈류·산소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항산화·항염증 작용으로 신경세포 손상 완화에 기여한다.
학계는 이런 약리 작용에 기반해 은행잎 추출물이 뇌 미세혈류를 개선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해 통해 전전두엽을 포함한 인지 관련 뇌 영역의 신경 환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전전두엽은 주의 집중과 행동 조절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이 부위의 기능은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요시타케(Yoshitake) 박사가 2010년 글로벌 학술지 'British Journal of Pharmacology'에 발표한 논문을 살펴보면, 실제 은행잎 추출물을 일정 기간 스프라그 도울리(Sprague-Dawley) 수컷 쥐에 반복 투여한 결과 전전두엽에서 도파민뿐 아니라 주의력 조절에 중요한 노르에피네프린의 세포외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 ADHD 대상 은행잎 추출물 '보완적 역할' 가능성 주목

이 경향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이란에서 6~12세 ADHD 아동 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이중맹검 임상 연구(RCT)에서는 메틸페니데이트+위약 투약군과 메틸페니데이트+은행잎 추출물(80~120mg/일) 병용군을 6주간 비교했다.
ADHD 증상 평가 척도로 사용되는 6주 후 부모 평가 'ADHD RS IV 주의력결핍 점수'는 은행잎 추출물 병용군에서 -7.74점으로 위약군 -5.34점 대비 개선 폭이 더 컸다. 또한 임상 반응률(≥27% 개선)도 각 93.5%, 58.6%로 병용군이 더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다만 교사 평가 총점과 과잉행동/충동성 항목 및 전반적 기능(CGAS)에서는 군 간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결과에 대해 "은행잎 추출물이 ADHD 치료에서 기존 약물의 효과를 보완할 수 있는 잠재적 보조 치료 전략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독일에서 진행된 파일럿 연구에서도 은행잎 추출물이 ADHD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메틸페니데이트 복용이 어렵거나 거부한 ADHD 아동 20명(평균 연령 8.2세)에게 표준화 은행잎 추출물(최대 240mg/day까지 증량)을 3~5주간 투여한 결과 부모 평가 기준 반항적·공격성(FBB SSV) 점수가 1.5±0.6에서 1.2±0.7로 감소했으며, 가족부담(FaBel)은 11.7±1.2에서 11.2±1.2로 감소했다.
특히 연구진은 주의집중 과제(Flanker-CPT) 수행과 관련된 뇌 전기활동(CNV amplitude)이 증가하는 경향(p≈0.07)에 주목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행동 증상 변화와 신경생리학적 변화 간 연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제시했다.
이 연구자는 "은행잎 추출물이 ADHD 아동의 주의집중 관련 신경 조절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고찰했다.
또한 이탈리아 보젠(Bozen) 지역 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헬무트 니더호퍼(Helmut Niederhofer) 박사가 청소년 주의력결핍장애(AD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소규모 연구에서도 유사한 개선 경향이 확인됐다.
환자들에게 은행잎 추출물을 4주간 매일 200mg씩 투여한 결과 환자들의 평균 종합 점수(Wender-Utah 평가 척도)는 투여 전 1.16점에서 투여 후 0.84점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더불어 부주의(Disattention), 과잉행동(Fidgety), 좌절 내성(Frustration), 불안(Anxiety) 등 다양한 지표에서 기능 향상이 보고됐다.
이외에도 두통과 복통은 매우 경미한 수준으로 보고됐고, 혈압의 유의미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으며, 대부분의 환자가 치료를 반복하거나 계속하기를 원하는 등 순응도도 준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헬무트 니더호퍼 박사는 이 결과를 은행잎 추출물이 ADHD 치료를 대체하기보다는 기존 치료를 보완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초기 근거이자, 향후 대규모·장기 무작위 대조시험(RCT)의 필요성까지 함께 제기하는 신호로 해석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ADHD가 약물치료만으로 관리되는 질환인 아니라는 점에서 약물과 행동치료를 기본으로 하되 수면·식습관 관리 등 뇌 기능 환경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관점에서 은행잎 추출물은 아직 ADHD 표준 치료제로 공식 처방되고 있지 않지만 장기간 사용 경험을 통해 안전성이 축적돼 있고, 혈류·신경 기능을 동시에 조절하는 복합 기전을 지닌 성분으로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향후 기존 은행잎 추출물의 인식을 넘어선 '집중력 역시 뇌 환경과 혈류의 영향을 받는다'는 관점의 확장을 위한 RCT 연구가 고려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 문헌
1. Shakibaei, F. et al. Complementary Therapies in Clinical Practice (2015)
2. Uebel-von Sandersleben, H., et al. Ginkgo biloba Extract EGb 761 in Children with ADHD: Preliminary Findings of an Open Multilevel Dose-Finding Study. Zeitschrift für Kinder- und Jugendpsychiatrie und Psychotherapie (2014)
3. Niederhofer, H. Ginkgo biloba Treating Patients with Attention-Deficit Disorder. Phytotherapy Research (2010)
4. T Yoshitak et al. The Ginkgo biloba extract EGb 761 and its main constituent flavonoids and ginkgolides increase extracellular dopamine levels in the rat prefrontal cortex. British journal of pharmacology. (2010)
5. Al Shahab S, et al. Efficiency of Different Supplements in Alleviating Symptoms of ADHD with or Without the Use of Stimulants: A Systematic Review. Nutrients.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