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제약업계 실적 분석 | (4) 66개사 현금창출능력(OCF/NI) 추이 분석
업계 평균 1점 대 간신히 지켰다…전년 동기대비 소폭 하락
1000억원 매출 미만 이수앱지스·화일약품·한국파마 등 상위권
유한양행·경보제약·안국약품 등 안정화 속 팜젠사이언스·명문 등 하락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3분기 현금창출능력(OCF/NI)이 회사별로 극단적 편차를 보이는 모양새다. 순이익이 실제 현금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환되는지를 나타내는 이 지표에서 강한 회사는 50배 초고효율을 기록하는 반면 약한 회사는 손실을 넘어 마이너스 상태에 빠졌다.
<히트뉴스>가 14일 공시를 기준으로 제약사 66개사의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OCF)과 당기순이익(NI)을 조사해 OCF/NI 변동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흐름이 보였다.
OCF/NI 지표는 기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진정한 수익의 질'을 판단하는 지표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1.0 이상이면 순이익보다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하는 건강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다만 올해 3분기의 경우에는 이같은 분위기와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인다.
2025년 3분기 66개사의 OCF/NI 중앙값은 1.01로 전년 동기 1.03 대비 소폭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제조구조와 수요-공급이 명확한 산업군의 특성을 반영한다. 다만 매출이 80여개사 기준 약 5% 오른 상황에서 이 수치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수치를 세부적으로 보면 극단적 양극화는 조금 더 커졌다. 실제 최상위 회사와 최하위 회사 간 격차는 62배에 달하기도 한다. 상위 10개사의 경우 1.0을 넘어 2.0대에서 최대 50배 대까지 분포하고 있는 반면 하위 10개사는 모두 음수 영역에 있다.
각 회사 별로 보면 가장 높은 OCF/NI를 기록한 회사는 이수앱지스로 58.59 수준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당기순이익 1원이 58원의 현금을 만들어냈다는 뜻이다. 실제 영업활동에서 거둔 막대한 현금이 순이익으로 완전히 반영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수앱지스는 3분기 매출 457억원에 비해 영업현금흐름이 매우 높았다.
2위인 화일약품도 27.49 수준으로 나타났고 한국파마는 24.84로 지난해 1.53 대비 16배 이상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상위권 회사 중 일부는 매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데 있다. 이수앱지스의 매출은 457억원, 화일약품은 822억원, 한국파마는 681억원으로 모두 1000억원 미만의 중소 혹은 중견 규모다.
한올바이오파마의 경우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3분기 OCF/NI가 -1.70의 음수에서 14.97로 전환했다. 연매출 1176억원으로 압도적인 수치 변동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구조적인 경영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그 외 상위권에서는 셀트리온제약, 안국약품, 테라젠이텍스 등이 두각을 보였다. 특히 안국약품은 0.30에서 4.32로 급반등하면서 경영정상화의 신호를 보였는 데 자체 제품 비중 확대와 위탁상품 비중 축소 전략이 현금창출능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 역시 1.24, 경보제약이 2.01 등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한편 하위 10개사가 모두 음수인 상태는 이들이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오히려 까먹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팜젠사이언스가 -3.93, 명문제약이 -3.77, 대화제약이 -3.39 등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실제 순손실 상태이거나 거대한 재고 적체, 매출채권 증가 등으로 현금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명문제약의 경우 2024년 3분기 1.24 수준에서 -3.77로 급격히 악화되면서 5.01포인트나 급락했다. 실제 명문제약은 자사의 골프클럽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 역시 경영을 위한 유동성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상위사 중에서는 한독이 1.02에서 -1.99로, 동아에스티가 0.34에서 -1.55로 악화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원가비율 악화와 현금창출능력 악화가 많은 경우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원가비율이 높아진 회사들이 현금흐름에서도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의약품 원료 수급 불안, 생산 비용 증가 등이 현금창출능력까지 훼손하는 악순환에 가까운 형태다.
한편 업계 전체를 멀리서 보면 2024년 3분기와 2025년 3분기를 비교했을 때 32개사는 개선되고 33개사는 악화됐으며, 1개사는 변화가 없었다.
특히 업계 입장에서는 4분기 이후 이러한 현금창출능력 악화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분기 원가비율 악화와 현금효율성 악화가 동시에 관찰된 만큼 8월 이후 제약업계가 겪고 있는 구조적 수익성 악화의 장기화가 이어질 지 지켜봐야할 듯 하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연속성을 위해 매출은 3분기까지의 누적으로, 현금흐름 등은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작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