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과실치사 무죄·응급의료법 위반 벌금형
지난 2019년 편도 제거 수술 후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한 당시 만 4세 김동희 군 사건에 대한 형사재판 1심 결과가 6년 만에 나왔다.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27일 의료진과 병원 등 피고인 6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진료기록 허위기재 및 응급환자 수용 거부와 관련한 의료법·응급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사건은 2019년 10월 4일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된 편도 제거 수술 중 출혈이 발생하고, 이후 2차 병원과 권역응급의료센터를 거치며 환자가 심정지 상태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동희 군은 20km 떨어진 병원으로 이송돼 5개월 후 사망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집도의의 과도한 소작술과 진료기록 미작성, 2차 병원의 미신고 대리당직 의사 진료,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응급환자 수용 거부 등이 확인됐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지난해 6월 해당 의사 5명과 병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금고형과 징역형을 포함한 형량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날 판결에서 편도수술 집도 의사에게 의료법 위반 벌금 500만원, 담당 의사에게 벌금 200만원, 미신고 대리당직 의사에게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또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119구급차로 이송 중이던 김동희 군을 정당한 사유 없이 수용하지 않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의사에게 벌금 500만원, 해당 의료기관에는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기록상 피고인들에게 크고 작은 잘못은 있으나 피해 아동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명백히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진료기록을 작성하지 않거나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점은 의료법 위반으로,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않은 행위는 응급의료법 제6조 제2항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판사는 "당시 응급실이 포화 상태였던 점과 피고인들이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동희 군의 어머니 김소희 씨는 “진료기록 조작과 응급의료 거부가 유죄로 인정됐는데 이 같은 위법행위들이 아들의 사망과 무관하다고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항소해 항소심에서는 책임이 명확히 규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김동희 군 사건은 의료과오와 응급의료체계의 허점을 동시에 드러낸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판결문을 확보해 내용을 분석한 뒤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 및 입법 보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