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면역항암제 시너지로 전이성 요로상피암 글로벌 1차 치료 새 기준
"치료 패러다임 바꾼 '파드셉 병용', 10명 중 3명 완전관해 기대"

[끝까지HIT 15호] '혁신'이라는 이름을 단 항암 신약들이 다양한 전이성 암종에서 줄지어 개발되고 있음에도, 수십년의 공백기를 가졌던 질환이 있다. 바로 방광암으로 대표되는 요로상피암이다.
요로상피암은 요로의 안쪽을 덮고 있는 요로상피세포에서 발생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방광암은 국내 발생률 10위의 암종으로, 남성에서는 8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종으로 보고되고 있다(2022년 기준).
대표적 증상은 통증이 없는 혈뇨이며, 배뇨 시 통증, 허리 통증, 빈뇨, 급박성 요실금 증상 등이 관찰되기도 한다. 흡연을 비롯해 고령, 성별(남성), 직업상 화학약품 노출, 진통제 및 항암제 과다 투여, 감염 및 방광 결석, 방사선 치료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10년간 방광암 신규 환자 수는 2012년 3644명에서 2022년 5261명으로, 약 43%의 증가를 보였다. 특히 방광암은 림프절이나 주변 장기로 전이 시 생존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이 때 5년 생존율은 14.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제는 지난 30년간 젬시타빈+시스플라틴(또는 카보플라틴) 병용요법과 같은 백금 기반의 화학요법에 의존해왔다. 주요 연구 및 실사용데이터(RWD) 분석에서, 이 요법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14~15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돼 학계에서는 환자들의 생존과 치료 지속성을 위해 새로운 치료 옵션을 요구해왔다.
이후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효과를 보인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기반 유지요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그 대상이 되지 못한 환자들이 존재해 미충족 수요는 지속돼 왔다.

또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은 치료 차수가 이어질수록 예후가 급격히 악화되는데, 1차 치료가 마지막 기회가 되는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문헌에 따르면, 1차 치료를 받은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의 73%가 2차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그 중 52%가 3차 치료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체 환자 중 약 38% 만이 3차 치료까지 치료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23년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는 기념비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파드셉(성분 엔포투맙 베도틴)+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53% 감소시켰다는, ‘EV-302’ 3상 임상시험 중간분석 결과가 공개된 것이다.
파드셉은 2023년 3월 10일 전이성 요로상피암 2차 치료 단독요법으로 국내 허가된 이후, EV-302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 7월 25일 키트루다와의 1차 병용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끝까지 HIT>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이 표준요법으로 사용된 지 30년,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새로운 1차 치료제로 등장한 파드셉의 약리학적 특징과 주요 임상 결과 그리고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드럭스타그램(Drug-stagram)'에 담아 봤다.

요로상피암 최적화 ADC '파드셉' 키트루다와 만나 시너지

파드셉은 넥틴-4에 특이적인 완전 인간 기원 단일 클론 항체와 모노메틸 아우리스타틴 E(MMAE)로 구성된 항체약물접합체(ADC)다. 넥틴-4는 정상 조직 대비 요로상피암 세포에서 발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통해 이상반응을 최소화하며 효과적으로 항암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는 T세포의 활성화를 도와 체내 면역반응이 나타나기 용이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이는 파드셉의 항종양 효과와 만나 시너지를 낸다.
두 약제간 시너지는 OS 개선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 비뇨생식기암 분야 연례학술대회(ASCO GU 2025)에서는 EV-302 연구의 29.1개월 장기추적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 파드셉 병용요법의 OS 중앙값은 33.8개월로 표준요법 15.9개월 대비 2배에 가까운 생존 혜택을 보였다. 이는 표준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49% 감소시킨 성과다(HR=0.51, 95% CI : 0.43-0.61, p<0.00001).
더불어 주요 평가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PFS), 객관적 반응률(ORR), 반응 지속기간(DoR), 안전성 프로파일에서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파드셉 병용군은 PFS 중앙값 12.5개월로, OS와 마찬가지로 표준요법 6.3개월 대비 약 2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까지의 기간 연장을 보였다(HR=0.48, 95% CI : 0.41-0.57, p<0.00001).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파드셉 병용요법군이 23.3개월로 표준요법군 7개월과 비교해 3.3배 길었다.
특히, 완치보다는 환자의 생존 연장, 삶의 질 개선을 치료 목표로 삼는 전이성 암임에도 연구 참여 환자의 약 1/3에서 완전 관해(CR)가 관찰됐다는 점도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약 67.5%의 파드셉 병용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이 관찰됐으며, 이 중 CR을 보인 비율은 30.4%였다(표준요법군 ORR 44.2%, CR 14.5%).
파드셉 병용군에서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은 57.3%의 환자에서 나타났으며(표준요법군 69.5%), 반구진 발진(Maculopapular rash), 고혈당증, 호중구감소증, 말초 감각 신경병증, 설사 및 빈혈 등 순으로 빈번하게 보고됐다.
글로벌 가이드라인 최우선·선호 요법, A8 국가 중 7곳서 급여 적용
파드셉 병용요법은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요법 중 유일하게 최우선 요법(Category 1)으로 권고돼 있다. 마찬가지로, 유럽비뇨기과학회(EAU), ESMO에서도 선호요법(Preffered option)으로 파드셉 병용요법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글로벌 학회의 움직임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도 자국 내 보험 시스템에 파드셉 병용요법을 추가하고 있는데, 2025년 8월 기준, 급여 등재 참고국가인 A8 국가 중 스위스를 제외한 7개 국가(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에서 파드셉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한국은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이 일본, 미국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허가됐지만, 아직 급여 등재의 첫 단계인 '중증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 인터뷰 최윤지 고려대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1차 치료 패러다임 바꾼 '파드셉 병용', 10명 중 3명 완전관해 기대"
경력 및 이력사항
ㆍ現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부교수
ㆍ고려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조교수
ㆍ고려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임상강사, 임상조교수
ㆍ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임상강사
타 고형암 대비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예후가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요로상피암은 요로를 감싸고 있는 상피에서 발생하는 암입니다. 신우암, 요관암, 방광암이 모두 요로상피암에 속하며, 대다수가 방광암에 해당하는 만큼 동일 의미로 통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로상피암의 예후가 좋지 않은 이유는 여러 요인이 병합돼 있습니다. 타 암종에 비해 공격적이고, 성질이 좋지 않은 편이며, 특히, 진단 당시 병기가 높거나, 전이성 병기인 경우 생존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표준요법으로 사용돼 오던 백금기반 화학요법을 사용했을 때를 기준으로 최대 14~15개월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 특성상 치료 옵션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요로상피암이 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며, 특정한 이유가 있기 보다는 고령화로 인한 현상으로 파악됩니다.
아울러, 요로상피암 환자는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동반 질환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치료제 선택에 제약이 걸리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시스플라틴 같은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는 신장 기능이 좋은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어 처방하지 못하는 일이 잦습니다.
덧붙이자면, 요로상피암이 기본 암검진 항목에 들어가 있지는 않다는 점도 예후가 나쁜 요인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실제로 혈뇨를 목격하거나 증상이 나왔을 때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고, 이미 병기가 좀 많이 진전돼 있을 때가 많습니다."
약 30년간 백금기반 화학요법이 표준요법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이로 인한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는 무엇이 있었나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에게 1차 치료로 권고할 수 있었던 옵션은 백금기반 화학요법 뿐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마저도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진단 시점에 신장 기능이 나쁘거나 동반 질환이 있는 등 백금 기반 요법을 사용할 수 없어 14개월 가량의 기대 생존기간에도 이르지 못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이후 면역항암제라는 2차 치료 옵션이 나왔지만, 1차에서 다음 치료로 넘어갈 수 있는 환자 비율이 절대 100%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습니다. 1차에서 2차로 넘어가는 비율은 약 70%, 2차에서 3차로 넘어가는 비율은 그 절반 정도인 38% 정도였습니다.
1차 치료 중간에 돌아가시거나 도저히 환자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항암을 이어갈 수 없는 분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새 치료 옵션으로 파드셉 병용요법이 등장했습니다. 주요 임상인 'EV-302'에서 임상적 혜택은 어떻게 보이고 있나요?

"2023년 ESMO에서 파드셉 병용요법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소개됐고, 최근까지 치료 효과의 지속성과 생존기간 연장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ASCO GU에서 공개된 EV-302 연구 29.1개월 장기 추적 결과, 환자들은 항암요법만을 했을 때는 15.9개월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을 보인 반면, 파드셉 병용 시 2배 연장된 33.8개월을 보였습니다. 이는 기존 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약 50% 감소시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항암 1차 요법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OS를 2배 가량 개선한 것은 굉장히 드문 일입니다. 거기다 생존기간이 3년에 근접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이 외에 무진행생존기간(PFS)이 화학항암요법 대비 6개월 이상 연장된 점, 객관적 반응률(ORR)과 완전관해(CR)가 각 67.5%와 30.4% 환자에서 보고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거의 1/3에 해당하는 환자에서 완전관해가 관찰됐다는 것은 환자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 파드셉 병용요법을 처방하고 계십니다. 연구에서 나타난 임상적 혜택이 실제 진료 환경에서도 나타나고 있나요?
"초기 종양부담이 많아 증상이 심하고 삶의 질이 좋지 않았던 환자들이 파드셉 병용요법을 처방 받고 초반에 많이 개선된 것을 느낍니다.
제 환자 중 방광암으로 진단된 50대 남자 환자분은 처음 내원했을 때 방광 주변 림프절 전이와 양측 하지 부종이 매우 심했습니다. 그러나, 파드셉 투여 시작 2주 후 내원했을 때 양측 하지 부종이 모두 빠진 것이 관찰됐습니다. 이 환자는 첫 내원 때 휠체어로 방문했지만, 두 번째 주에는 걸어서 내원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습니다.
또 간전이가 상당히 진행돼 옆구리 통증이 심해 휠체어로 내원한 환자도 있었습니다. 이 환자는 소화기내과를 통해 간 조직검사를 시행해 요로상피암으로 진단된 케이스였습니다. 종양부담이 많고 빠르게 악화되는 중이었는데, 파드셉 병용요법 치료 이후 빠르게 반응이 나타나 옆구리 통증이 개선됐습니다. 현재 6개월째 별다른 이상반응 없이 치료 중입니다."
이런 치료 효과에도 신경독성, 피부독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이에 대한 관리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나요?
"ADC 계열 약물 투약 시 주로 관리해야 할 이상반응은 장기 투약할 경우 나타나는 신경독성으로, 파드셉만의 이상반응은 아닙니다. 신경독성으로 인해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이전에 충분히 경험한 다른 항암제의 신경독성 수준이라 충분히 조절이 가능합니다.
피부독성은 투여 후 1~2주 사이 피부가 껍데기처럼 벗겨지듯이 발진이 생기는 경우인데,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대부분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 가능한 수준입니다. 관련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경우에는 휴약 후 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하면 대부분 호전됩니다.
이 외에 예상하지 못한 독성 양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사전 지식과 충분한 환자 교육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입니다."
현재 파드셉 병용요법은 비급여로 인해 사용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그 필요성과 가치를
강조해 주신다면요?
"앞서 강조한 것처럼, 파드셉 병용요법은 1차 치료로 사용했을 때 백금기반 화학요법 대비 전체생존 기간을 두 배 이상 연장시켜 발표 현장에서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장기간 미충족 수요를 안고 있던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의 한계를 해소시켜줄 수 있는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안타깝게도 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고 있지만, 의료진들은 1차 치료로 파드셉 병용요법의 처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상반응도 관리 가능한 수준인 데다가, 고령 환자가 많은 질환의 특성을 고려할 때 파드셉 병용요법을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 범위는 기존 화학요법보다 더 넓은 상황입니다.
이런 임상적 가치가 있는 약제를 경제적 문제로 처방받지 못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국내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치료 중 이상반응이나 불편하신 부분은 초기에 빠르게 알려주시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관리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첫 치료제의 선택입니다. 비뇨기암 분야 전담 의료진을 보유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진행하면 좋을 것이며, 이들을 믿고 함께 치료를 이어 가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