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리뷰 | CGM 한독 바로잰 Fit 15일간 써보니 [상]
글쓴이는 현대인의 친구 중 유독 당뇨와 친분 없는 삶을 살아왔다. 온갖 당분을 다 섭취해도 췌장은 항상 '난 괜찮아'를 외칠 뿐이었다. 어느 날 누가 이야기를 전해왔다. "심각할 정도로 졸리면 당뇨 전조증상이에요." 내가 몰랐던 당뇨 친구가 있는 것이 아닐까 고민해봤다.
생각해보니 점심 먹고 이동할 때 나의 정신은 전두엽에서 사라질 만큼 졸음이 쏟아졌다. 아지랑이처럼 증발하는 것 아닐까 싶었다. 오후 행사에 참여하거나 기자실 등에 있을 때 손가락을 누른채 잠들어 'ㄱㄱㄱ…'를 모니터에 무한정 써 놓은 적도 있었다. 안되겠다 싶었다. 바로잰 Fit과 글쓴이의 15일간 동거를 시작했다.
리뷰 전 알립니다
① 바로잰 Fit은 만 19세 이상 당뇨환자나 당뇨관리가 필요한 사용자가 혈당관리를 위해 세포간질액의 포도당값을 실시간으로 연속 측정하는 시스템입니다. 연속혈당측정은 세포간질액 포도당 농도 측정을 통해 혈액 내 포도당 농도를 계산합니다. 다만 혈액에서 포도당 농도가 변할 때, 세포간질액에서 포도당 농도는 약 5분에서 15분 늦게 변합니다.
② 1형 당뇨 환자는 연속혈당측정기 처방시 소모성재료 청구 및 위임청구가 가능합니다.
③ 해당 기기를 맹신하기보다 당뇨 전단계 혹은 당뇨를 앓고 계시는 분은 의료기관 진찰을 권합니다.
④ 해당 리뷰는 초기 사용기인 1편과 사용 이후 2편으로 나눠 진행됩니다.

바로잰 Fit 박스는 신기하다. 2009년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을 들고 나왔을 때 못잖게 신선했다. 보도자료로 몇 개 제품을 써온 데다가 최근 보도자료까지 적었으니 이름은 익숙하다. 하지만 손가락 한 마디에 카드 두어 장 두께의 센서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으로 물건의 위치를 찾는 '태그' 제품보다 작다.
다음에 두 앱을 설치해본다. 바로잰 Care와 바로잰 Fit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두 개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싶었는데 회사 측이 자세히 설명해 줬다.
"바로잰Fit은 혈당 추이를 확인하는 바로잰Fit 앱과 통합 데이터 관리 플랫폼인 바로잰Care 앱이 있습니다. 두 개 모두 설치해 데이터를 확인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바로잰Care 앱의 경우 혈당 수치를 가족, 보호자, 의료진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목표 내 혈당, 평균 혈당, 표준 편차 등 다양한 지표를 제공하고 있고요. 바로잰Fit은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인 만큼 UI/UX가 직관적입니다.
그렇다고 하니 일단 두 개를 모두 설치해봤다. 그리고 조종간처럼 생긴 흰색 플라스틱 통을 꺼내 설명서에 나온대로 커버를 벗기고 상대적으로 지방이 많은 팔뚝 뒷부분을 알코올 솜으로 소독한 뒤 지긋이대고 누르면 끝이다.
사실 플라스틱 통 아래 쪽에는 위생을 위해 붙여놓은 떨어지는 비닐(박리지)와 안전 뚜껑이 있는데 이걸 열고 나면 8.5% 정도 두려움이 생긴다. 백신 주사같은 바늘이 보이기 때문이다. '안 아프다면서! 바늘이 들어간다고?'
용기를 내어 원통 중간의 회색 버튼을 눌러본다.
확인 결과 어플리케이터 안에 있는 바늘은 투입시 가이드를 위한 것으로, 연속혈당 측정기에도 바늘은 있지만 아주 작고 말랑한 형태라고 합니다.
'톡' 하고 스프링이 튀어나가는 소리와 함께 부착은 끝난다. 아픔을 느낄 새도 없었고, 따갑다거는 느낌도 없다.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앞선 포장에서 보면 밴드 모양의 하얀 테이프가 보인다. 부착력이 매우 강하다고 하지만 혹시 모르니 센서를 고정해 사용기간인 15일 동안 떨어지지 않게 해주는 고정용 테이프다. 문제는 이걸 붙이고 나면 정작 혼자 붙이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또 하나는 앱과 페어링 문제였다. 센서 상부에 튀어나온 센서를 눌러서 페어링을 해야 하는데, 손을 떼면 페어링을 요청하는 창이 꺼지는 앱의 에러가 있었다. 다만 그 외 앱과 한독 회원 가입 등의 절차는 메신저 앱 계정으로도 가능해 제법 편리했다.
물론 센서를 붙였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30분동안 센서 최적화 작업을 거친다. 보도자료 몇 건을 처리하고, 취재처와 통화를 하고 나오니 알림이 뜬다. <히트뉴스> 구성원 모두가 처음 써보는 물건인 만큼 여러 명이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봤다. 94ml/dl. 종이가 아닌 화면에 나타난 난생 처음 본 내 혈당수치였다.

탕비실에서 과자 하나를 꺼냈다. 혈당 측정을 처음하면 많은 이들이 해본다는 '이러면 얼마나 오를까' 실험이었다. 하나를 먹고 바로 측정했다. '변화가 없구나' 라면서 10분 정도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있는데, 조금씩 애플리케이션의 그래프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귀신같이 내 혈당을 체크하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보면 먹은 뒤 혈당이 1분만에 올라가지는 않고, 천천히 올라가기에 스스로가 음식을 먹으면서 폭식을 하지 않도록 주의시켜주는 셈이다.
퇴근해 옷을 갈아입으며 다시 한 번 팔을 쳐다봤다. 팔뚝 근처에는 미동도 없이 딱 붙어있는 측정기가 보인다. 가볍기도 하고, 차지하는 부피도 작아 붙이고 있다는 생각을 못하게 될 정도다.
첫 날 나도 모르게 혈당 변화 그래프를 꾸준히 보고 있었다.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 위젯에 띄워 놓은 혈당 수치를 보게 된다. 밥을 먹으면서도 이따금씩 스마트폰을 열어 혈당이 오르지 않았나를 지켜봤다. 혈당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흥미로웠다.
잠깐 쉬고 샤워를 하며 '떨어지는 건 아닌가?' 싶은 의문에 바디타올로 근처를 밀어보기도 하고 물을 뿌리기도 했지만 기계는 움직이지 않았다.
새벽부터 찾아온 '저혈당 공습경보'
문제는 2일차 새벽. 잠을 자다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핸드폰이 큰 진동으로 울리기 시작한다. 스피커에서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얼마전 있었던 북한 미사일 오경보 만큼이나 커다랗고 긴 진동이 수 차례 이어진다. 전화를 머리맡에 올려놓고 자는 만큼 조용한 침대 위의 진동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지경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검색을 해봤다. 야간에는 혈당이 내려가는데 생각보다 그 폭이 컸기 때문에 '혈당 공습경보'가 일어난 셈이었다.
야간에는 △식사 및 신체 활동 감소 △인슐린 또는 혈당강하제 △과도한 운동 또는 음주로 인한 글리코겐 고갈 및 포도당 생산 억제 등으로 혈당이 줄어듭니다.
진동이 이토록 크고 긴 이유를 회사에 물었다. 회사의 답변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깜짝 놀라셨죠? 이 제품 자체가 1형 당뇨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예요. 1형 당뇨의 경우 70%의 보험급여가 지원됩니다. 1형 당뇨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야간 혈당이 급격하게 저하되거든요. 1형 당뇨를 가지신 분들에게 매우 위험한 질환이 '취침중 사망증후군'이라서 그만큼 경보 알람의 소리가 매우 크게 세팅돼 있어요.

2일차부터 5일차까지 첫 번째 날과 비슷하게 걸으며, 먹으며 스스로 혈당을 체크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과정에서 느낀 것은 당뇨를 예방하고, 혈당수치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개인의 생활습관이라는 점이었다. 실제 이 날은 박람회 참가를 위해 기차와 지하철을 타며 2만보 가까이 걸었는데, 혈당 수치는 심하게 오르지 않고 조절이 되는 동시에 실제 식사 후에도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서 오르락내리락 할 뿐이었다.
그간 얼마나 생각없이 당류를 섭취했는지 스스로 깨닫는다 계기였다. 실제 해당 제품의 경우 1형 당뇨 등 당뇨 증상이 심한 이들의 혈당 및 건강관리를 통해 만들어지긴 했지만 최근 몇 년간 소위 '혈당 다이어트'가 뜨면서 자신의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 비싼 금액을 지불하면서도 이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기사 작성을 위해 카페를 많이 방문하는데 '당류를 좀 섭취해볼까' 하면서 달달한 바닐라라떼를 주문하려다가도 '그래도, 아메리카노로 마시자' 싶은 마음으로 그날은 내내 달지 않은 커피를 시키며 보도자료를 작성했다.
착용하는 일주일 동안 장점은 나의 혈당 수치를 성취감 있게 게임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마치 혈당을 정상 범주 안에 돌려놓기 위해 걷고, 달지 않은 것을 먹고 마시며 건강한 혈당관리를 위한 습관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음료의 섭취나 간식 섭취도 줄었다. 덕분인지 밥을 먹은 뒤 측정했음에도 몸무게가 약 1.5kg 정도 줄어들었다. 실제로 혈당 다이어트라는 말은 '혈당을 올리는 것을 먹지 않고 빠진다'라는 말보다 '다이어트의 중요 요소, 혈당 상승을 부르는 식사량을 줄인다'라는 개념인 만큼 나의 경우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다.
반대로 혈당 상승에 민감한 이들은 충분히 스트레스를 느낄 법하다. 혈당을 체크하려고 샀지만 내가 먹는 것, 내가 운동하는 것 하나하나가 그대로 수치로 드러나니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는 불만이 클 수 있다. 글쓴이는 리뷰를 위해 사용 중이지만 실제 1형 당뇨나 심한 2형 당뇨 환자들 입장에서는 '아, 이것도 안되는구나' 식의 사고로 빠질 수 있고 이런 스트레스가 혈당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1주일 사용하며 사용상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설명서는 스마트폰에서 백그라운드 작업을 설정해 놓도록 하고 있다. 항상 건강을 체크하려면 애플리케이션의 리프레시 없이 업로드와 기록이 이어져야 한다. 물론 연결이 끊겨도 최대 12시간 정도 센서 안에 기록을 저장하기에 갑작스럽게 기록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실시간으로 혈당을 체크해야 하는 이에게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다.
센서 부착에 민감한 이들은 기기가 붙어있는 것 자체가 하나의 불편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듯 하다. 바로잰 Fit의 경우 여타 제품 대비 사이즈가 작은 편에 속하지만 '나는 목걸이 하나 거는 것도, 반지 하나 끼는 것도 싫다' 할 정도의 자연인이라면 내 팔에 무언가가 붙어있는 미묘한 감촉이 좋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센서 끊김은 마지막 아쉬움이다. 5일간 제품을 사용하면서 두 번의 센서 끊김이 있었다. 접착제는 신기할 정도로 잘 붙어있지만 잠을 자며 뒤척이거나 센서와 통신이 백그라운드 작업으로 설정되지 않았을 경우,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특성상 전파가 막히기 쉬운 다중밀집 등의 상황에서 갑자기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증상은 검색해보니 다른 제품 등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말이다.
다행이었던 부분도 있었다. 첫 끊김이 일어났던 시간은 여섯시가 되기 직전이었는데, 실제 질문에 답을 보내자마자 텍스트로 답변이 3분만에 왔다. 답변 안에는 초기화 방법을 비롯해 재연결 등을 비롯한 문제 해결 시나리오가 빼곡히 적혀져 있었다. '매크로로 자동답변한 것일까?' 싶으면서도, 이같이 빠른 답이 있을 경우 실제 사용자가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서비스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