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의원 '마약류관리법' 발의에 의료계 "불필요 부담만 늘려"
'오남용 의료기관 소수만 대상' 신중론
'규모에 관계 없이 마약류를 취급하는 의료기관이라면 마약류관리자로 약사를 둬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자 의료계 안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불필요한 고용 부담만 늘린다는 것인데, 의원실도 의료계와 논의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해소하겠다며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윤 의원은 지난 7일 '마약류관리자 고용 기준을 확대'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의 핵심은 마약류관리자가 있는 의료기관 숫자를 늘려 촘촘하게 마약류를 관리하자는 내용이다.
현재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4명 이상 종사하는 의료기관은 약사인 마약류관리자를 둬야 하는데, 개정안은 병원급 의료기관은 마약류관리자를 반드시 배치하도록 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은 총리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상의 마약류를 투약·처방하는 경우 마약류관리자를 배치하도록 한 내용을 담았다. 마약이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만 취급하는 경우도 예외 없이 마약류관리자를 둬야 한다.
만약 마약류관리자의 관리를 엄격히 해 마약류관리자가 법을 위반하거나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의료기관장에게 마약류관지라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위반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조항도 들어갔다.
우리같이 작은 의원이 어떻게 약사를 고용하나
의료계는 과도한 규제라며 지적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한내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내어 이미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하는 의사들은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으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를 통해 실시간 관리와 모니터링, 더 나아가 정기적인 교육과 보건소의 현장 점검까지 있는데 추가로 마약류관리자를 둘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내과의사회는 "소규모의 의료기관도 구축된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하에 문제없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법적 요구사항은 과중한 부담을 안겨주고 실행 가능성도 작다"고 밝혔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프로포폴과 미다졸람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만 취급하는 경우도 마약류관리자를 두게 한 조항으로 대다수의 검진기관이 해당된다"며 "검진 의료기관에서 약사인 마약류관리자가 특별히 할 업무가 있을지 의문이고 마약류관리자가 있다고 해서 지금 보다 더 잘 관리될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반발 이유는 불필요한 행정 및 비용 부담감, 처벌대상 문제에서 불거진다. 마약류관리자를 둘 경우 취급관리자의 수가 적은 마약류취급업자 3명 이하의 기관에서 관리자를 추가 고용해야 한다. 약사의 높은 급여 수준 역시 지급을 해야하는 의료기관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마약류 관리자가 아닌 의사가 책임의 주체가 되는 것은 의료기관 내 의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납득키가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작년 8월 의사 4인으로 검진센터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마약류관리자를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3개월에 갈음한 과징금 270만원이 부여된 사실이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센터에 접수된 바 있다.
이같은 반발이 나오면서 김윤 의원 측은 법안은 소수의 오남용 의료기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입장과 함께 이 역시 의료계와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폈다.
김윤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발의 목적은 일부 마약류 오남용 의료기관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듯 마약류를 많이 사용하는 상위 20개 병원을 비교한 결과 관리자가 없는 병원의 사용량이 관리자가 지정된 병원의 2.9배에 달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국정감사에서 마약류관리자 배치 기준과 역할 강화에 동의했다"며 "2023년 식욕억제제 처방 내용을 살펴보면 30명의 의사가 전체 식욕억제제의 30.5%를 처방할 정도로 관리 사각지대가 존재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의원의 관리기준 강화는 이런 극단적 오남용 사례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을 발의할 때 병원협회나 요양병원협회의 반대를 예상했으나 예상외로 내과의 반발이 거셌다"며 "현재 대한의사협회와 논의하고 있고 앞으로 정신과, 내과, 성형외과 의사회와도 논의해 불필요한 부담이 늘지 않도록 법안을 다듬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