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품 라인업 확장 및 코프로모션
개발 품목 앞세워 '중남미+유럽' 시장 맞춤형 제품 개발도
결국 핵심은 지주사와 '공조' 지적도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최근 '5년내 매출 2조3000억원' 전략을 제시한 가운데 한미약품이 '10년내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목표로 한 장기전략을 공언했다. 다만 둘의 방법은 같은 그룹사 안에 있지만 외부 수혈을 예고한 한미사이언스와 달리 내부 성장 자체에 방점을 두면서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흥미롭게 받아들여진다.
한미약품은 지난 11일 여의도 페어몬트 엠배서더 호텔에서 증권사 및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2024 한미약품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 날 설명회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필두고 최인영 R&D 센터장, 김나영 개발본부장,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 신해곤 글로벌사업본부 상무 등의 임원이 총출동해 △기업 가치 제고와 국내사업 △의약품 개발 및 기획 △신약 R&D △해외사업 분야에 대한 현황 △향후 성장 전략 및 비전 등 총 다섯개 분야에 걸친 설명을 진행했다.
특히 이 날 핵심메시지는 '10년내 매출 5조원' 그리고 '영업이익 1조원’의 벽을 깨보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날 발표는 최근 '5년 후 매출 2조3000억원’을 외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는 결이 다소 다르다. 외부 수혈과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키우기 전략을 내민 한미사이언스와는 달리 내부 연구 역량으로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국내 매출 목표 '2조 2000억원'
기존 '블록버스터'에 날개단다
먼저 국내 부문에서는 현재까지 성장 진행 중인 전문의약품 분야에서의 성장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 1위 제약사라는 이름을 굳히겠다고 밝혔다. 이미 내부적으로 7년 연속 원외처방 1위, 4년연속 전문의약품 유통실적 1위,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 보유건수가 최대인 점을 어필한 것이다.
먼저 회사의 대표품목군으로 보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과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등은 기존 근거 중심 마케팅을 계속하되 후속 라인업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에소메졸' 등은 적응증 추가와 더불어 P-CAB 등 타 기전 치료제 발매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롤론티스 등 신규 블록버스터를 쌓아가면서 매출 상승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코프로모션과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등으로 포트폴리오 역시 강화할 것이라고 한미약품은 전했다.
해외 매출 목표 '3조원'
판매 지역부터 구색력까지 다 늘린다
회사는 오는 33년까지 10년간 총 세 단계로 판매지역과 협력파트너, 운영제품 등 총 세 분야를 단계별로 확대해 해외 매출을 극대화화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까지의 첫 단계를 넘어서면 내년부터는 중동과 중국, 중아메리카 시장에 발을 뻗으며 바이오신약과 일반의약품 등의 구색력을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 2027년부터는 남아메리카 및 유럽 진출력을 확보하는 반면 각 지역에 맞는 제품을 공동개발하고 건강보험 시장 등에 입찰하는 식으로 해외 매출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호중구감소증 '롤베돈'(국내 제품명 롤론티스)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항암제 '투스페티닙' 등의 개발 및 출시를 통해 시장 내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롤론티스만 보면 아시아 영업권 전환 후 잠재수요를 발굴하는 동시에 '히알루마주’의 북미 출시 그리고 시장 확대, 7종의 일반의약품 중국시장 진출도 이어간다.

현재까지 중국의 시노팜, 일본 산도스, 중독의 타뷰크, 멕시코의 실라네스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동남아 권 내 최상위권 제약사와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또 '기술수출 맛집’이라는 업계의 평가답게 출시 제외 13개의 공동 사업으로 매출을 늘릴 예정이다.
그 외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이오 경쟁력 강화다. 실재 팔탄 바이오플랜트는 시설을 갖췄음에도 상대적으로 가동률 등에서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한미약품은 대형 미생물 배양 시설(총 2만5000리터)을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 제조 CDMO 사업과 동시에 임상 1상 부터 US FDA BLA 승인까지의 개발 노하우를 활용한 공정/분석개발/CMC서비스 등 바이오 분야의 확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공정 개선 및 생산규모 확장(스케일업)을 통해 제조 원가를 향상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외부자원' 강조 사이언스, '내부역량' 앞세운 약품
성장 위해서는 '공조' 필요 지적도
한미약품은 결국 이같은 목표의 핵심은 '연구개발' 뿐이라며 자체 역량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곳곳에 숨겨놨다. 이미 한미약품 내 구축된 신제품개발본부에는 개발부터 임상, PV, MA 등의 모든 업무 관련 부서가 통합돼 있다. 여기에 임상을 비롯한 연구자 1050명과 마케팅 자문 120명, 진료과별 키닥터 10명을 선정해 연구 능력 자체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를 통해 △고정용량 복합 △방출 조절형 △제형 변경 △흡수력강화 △신규약물 전달 등 16개의 자사 플랫폼을 갖추고 있으며 캐시카우가 될 단·중장기 제품을 꾸준히 출시한 한다는 전략을 전했다. 대표적으로 암로디핀/로사르탄/클로르탈리돈 복합제인 'HCP1803’이다. 효과는 좋지만 용량이 높아 중증도에 사용되던 3제 복합제를 오히려 저용량으로 바꿔 단일제 위주의 1차 요법 처방 패턴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신약 분야에서는 연구조직을 △비만 및 대사 △표적 및 면역항암 △희귀질환 분야로 각각 나눠 주요 치료군 집중형 개발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미약품이 강조했던 비만 치료제 프로젝트인 한미 비만 파이프라인(H.O.P.)이다. 비만치료제로 개발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시작으로 고도비만 치료제 'HM15275’와 'HM17321', 섭식장애 개선 비만 치료제, 저분자 비만치료제 및 패치제, 디지털 의료기기에 이르는 전체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것이 한미약품의 목표다.
이 중 가장 2026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시작으로 2025년 하반기 임상 2상 진입 예정인 GLP-1/GIP/글루카곤 복합제 'HM15275’을 비롯해 이들 제품의 경구·패취·흡입형 등의 투여방식을 접목할 예정이다.
또 벨바라테닙·포세티닙·투스페티닙을 포함해 HM97662· HM99462 등의 표적항암제 라인과 테뷰메시몬, BH3120, HM16390 등 면역항암제 등 신규 모달리티(기전)을 이용한 파이프라인의 확장을 노리는 한편 'LAPSGlucagon analog'(고인슐린혈증), 'LAPSGLP-2 analog'(단장증후군), 'LA-GLA'(파브리병) 등 희귀질환 포트폴리오로 최근 급여가 확대되고 있는 국내 희귀질환 시장과 해외 시장을 동시 공략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신속한 임상 진입’과 '신규 모달리티 다수 확보', '결실의 협력과 공동 성장’을 노리는 전략도 추진하겠다는 것이 한미약품의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반대로 한미사이언스와의 '공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앞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외부 인수합병과 자금 수혈을 통해 외형 확장이라는 목표를 세운 것과는 다소 다른 결의 기업 설명을 내놨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경영권 분쟁 가속화 이후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간 업무 분장 등을 비롯해 다양한 측면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 경우 기업 운영 방향 면에서 지주사와 갈등이 생길 경우 '한미약품이 하고 싶은' 전략이 다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상 '5조’를 외친 한미약품의 이번 전략의 시행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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