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민업·이너수 내세워 드럭스토어부터 해외까지 '근본템' 만들기 전략
'아프기 전에 미리미리' 콘셉트로 토탈솔루션 박차

드럭스토어에 가면 구석 즈음 자리잡은 섹션이 있다. 여성 청결제, 질세정기, 생리대 등을 전시한 이른바 펨케어 존이다. 펨케어존 제품의 제조사를 찾아보면 제약회사 제품은 많지 않다. 임신이나 배란을 테스트하는 기기, 유산균 제품 정도가 소비자를 맞을 뿐이다.
국내 대형 제약사 제품 사이로 알리코제약 제품은 제약업계를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더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알리코제약은 개원가나 중소형 병원 등 1·2차 치료에 쓰이는 빈도가 높은 '필수 약제'를 주로 선보이는 곳이어서 여성 건강의 기본이 되는 펨케어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사업 방향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서울 서초구 알리코제약 본사에서 만난 정용훈 컨슈머사업팀장이 전해준 '알리코만의 특징'은 바로 차별성이었다.
알리코제약이 본격적으로 여성 건강 특화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21년 '위민업'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부터다. 당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을 비롯한 '토탈 메디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시작했던 만큼 접근성이 높은 소비자 대상 헬스케어 제품은 시쳇말로 '근본템'(어디에나 어울리고 편하며 손이 자주 가는 아이템이라는 유행어)이었다. 여기에 하위 브랜드인 '이너수'(영어 INNER와 한자 '빼어날 수'의 합성어)를 내놓았다.
위민업 브랜드의 경우 시네트롤 다이어트를 시작으로 프로바이오틱스, 비건효소, 백수오에 이르는 여성의 복용 수요가 높은 제품을 연이어 출시한 바 있다.
이너수는 조어의 목적에 맞게 여성의 Y존을 관리하는 질세정기와 여성청결티슈, 스템세럼 미스트, 수용성 콜라겐 마사지젤, 여성 폼워시 등 외용을 통해 외음부 및 질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으로 꾸며졌다. 특히 이너수는 디자인 기호성이 구매에 영향을 끼치는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해 청결 미스트 등 특정 제품을 제외하고는 파스텔 색상의 초록색, 파란색, 청록색 등을 박스 디자인 등에 적용해 편안함을 주는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알리코제약의 로고 색상 계열을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본질'을 바탕에 둔 제품군 포진
"우리 제품이 아니어도 좋다, 바른 제품을 써라" 자신감 이유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여성 건강 관련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전세계 우먼케어 시장은 217억달러(우리돈 약 29조원)에서 2027년 약 600억달러(8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2023년 이후 성장했다가 올해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말이다. 여기에 여성용 제품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점도 알리코제약에겐 넘어야 할 과제다.
알리코제약이 이들 사이에서 내민 것은 오히려 '본질’이었다. 평상시와 제품 사용 전후에 해당하는 모든 과정에서 여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제품이 개발되어도 좀 더 좋은 제품을 위해 개선이 이뤄지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너수의 콜라겐 마사지젤이다. 생식기에 들어가는 제품인 만큼 안전성을 더욱 높여 의료기기 차원의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는 10월 정식 출시 예정인 이너체크 'pH 테스트 키트’는 질내 pH 균형을 체크할 수 있도록 산도비교 색상지와 대조해 질내 환경을 개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질염 자가검사키트도 개발 중이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여성이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개인화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게 알리코제약의 그림이다.
이와 함께 추진 중인 것이 해외 진출과 유통 채널의 확대다. 현재 올리브영 등 주요 드럭스토어에 입점돼 있는데 품목을 키워 질세정기와 젤 뿐만 아니라 폼워시도 입점을 노리고 있다.
물론 접근성이 매우 높은 편의점에도 확장을 계획 중인데, 현재 국내 CU 편의점 내 35% 수준인 8000개 점포에 진열된 청결 티슈를 모든 점포에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pH 키트를 편의점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실제 인터뷰 이후 청결 티슈는 CU 편의점 전 점포 출시가 결정됐다)
알리코제약의 경우 중국, 베트남, 일본 등의 국가에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 국내와 동일하게 10월에 pH키트를 선보이고 질염 키트는 2025년 진출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알리코제약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올바른 제품의 중요성'이다. 정용훈 팀장의 이야기는 그런 차원에서 생경하게 들렸다. '우리 제품이 아니어도, 쓰지 않아야 할 제품은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소비자를 위해 올바르게 만들어진, 자신의 여성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다면 높아진 기준에 알리코제약의 제품이 충분히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으로 질세정기의 경우 의료기기와 화장품이 혼재돼 있는데, 더 엄격한 규제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쓰는 것이 소비자에게 더욱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알리코제약은 내년부터는 SNS를 통해 어떤 성분을 피해야 할지, 어떻게 쓰면 좋을 지에 등의 정보 전달에 더욱 신경을 쓰면서 보이는 건강이 아닌 진짜 건강함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